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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military_17525
    작성자 : 꼬롬하네
    추천 : 15
    조회수 : 2031
    IP : 121.138.***.97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3/03/19 15:48:55
    http://todayhumor.com/?military_17525 모바일
    휴가증중 甲

    눈팅만 하다가, 처음 글을 써보네요... 잠깐 한가한 오후가 되서 잠시 글을 써봅니다.

     

    여지껏 오유에 글을 써본적이 없으므로, 음슴체로 하겠음.

     

    나는 95년 5월에 의정부 입대해서 1사단으로 배치받아 군생활을 마쳤음.

    당시 306에서 홀수를 피하라는 얘기가 있었음 (뭐 피하고 싶다고 피해지는 건 아니지만...)

    그중에 가장 피해야할 곳은 1사단 9사단 이라는 소문이 파다했음 (당시 306에서는 일명 빤쓰부라자 (30사)부대가 가장 편하다고 알려짐)

    난 1사단으로 배치되어 문산 신교대로 들어가서, 나름 파란만장한 군생활의 서막을 올리게 되었음.

     

    우선, 사단배정받아 신교대 도착하고 2일인가 있다가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음.  이건 시작임...

    1사단은 GOP를 들어감. 투입전 교육받으면서 하는 구호가..."땅굴찾~고↗, 간첩잡~고↘, 헬기타~고↗, 집에가자!" 였음!

    그리고, 9월말에 자유에다리를 건너서 도라섹터로 들어갔음.

    들어가서 이틀인가 있다가... 장단반도 벼락바위 초소에서 난리가 났음. 새벽2시쯤인가 ***초소에서 총쏘고 수류탄 까고 실제상황이 벌이진거임.

     

    사수는 상병, 부사수는 이등병... 이등병앞의 벼랑끝에서 왠 손이 쑥하고 올라오길래, 일단 한탄창 다 갈기고, 수류탄까고... 또 한탄창 다 갈기고...

    그걸로 일단 상황은 종료... 그 시간이후로 난리가 났음. 아마...GOP 경계부대 전체에 그 시간부로 바로 A급 근무체제로 변경되고,

    5대기 달려가고, 기동타격대 달려가고, 수색대에서 달려오고 그랬던 것 같음.

     

    나는 본부 정작과소속이라 상황업무보러 8시부터 교대 투입했는데, 전근무자들은 거의 초죽음이 다 되었었음.

    그러나 그들은 근무철수를 하고, 정작과로 가서 "하드보드지"와 아스테이지를 입히고, 색깔별로 절연테이프를 다듬어 상황판을 만드느라, 잠도 못잠..ㅋㅋ

     

    상황이 종료되었다고 판단하고, 군단합수부, 기무사령부, 사단헌병대, 사단수색대, 연대수색중대, 공수부대 총출동해서 현장 수색에 들어감

    이때... 총을 쏜놈이 영창이냐 포상이냐의 갈림길에 서게됨. (걔 하나때문에 9사단, 101여단, 공수부대, JSA, 군단사령부 뺑이친거 생각하면 됨)

    다행히... 1명이 사망하여 물에 떠있는걸 발견하였고, 그 넘은 개성에서부터 문산까지 온거임...

    일주일동안 일대 대대적인 수색하다가 2명이 북한 201gp쪽 강안으로 넘어가는게 포착되어 총3명이 왔던 것이 확인됨.

    (뭐..도라전망대 가면 적GP 상황 나와있으니 보안거리는 아니라 사료됨)

     

    간첩의 시신이 인양되고, 어느정도 정리가 된 이후에 대대본부는 난리가 남.

    군단장, 사단장, 연대장, 기무대장 (소령인데 사단장과 맞담배핌...), 헌병대, 등등 이루말할 수 없는 지휘관들이 들어오고,

    몇일 있은 후에 아얘 거기에 국방장관 (당시 윤현숙 아빠...)이 오는 바람에 준장이하는 기록도 안했음...

     

    사건이 종료되고 나서, 훈포상자가 가려짐

     

    당시 무슨 훈장인지 모르나, 초병 2명, 대대장, 중대장, 소대장, 연대장 까지인가 훈장을 받은것 같고...

    이후 표창을 받은 사람은 수도없이 많음... (뭐... 이것도 참..웃긴일이 많음... 한참있다 와서 하늘에 총쏘고 나도 쐇다며... 결국 이사람 받음...)

     

    여기서 우리는 상기할 것이 있음... GOP 구호가 처음에 언급했던..."땅굴찾고 간첩잡고 헬기타고 집에가자"

     

    진짜로 헬기타고 집에 갔음...

     

    사단본부에서 헬기 2대가 떠서, 각자 고향의 학교운동장에 착륙, 거기서 대대적인 환영행사를 열어주는 거임.

    그리고, 나는 군관련된 외부단체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음.

    수십군데의 군관련 단체 및 국내 굴지의 회사에서의 격려금, 훈포상금, 후원약속, 취업시 우선권 부여 등등등...정말 팔자 고치는 거임

    그리고.... 그리고..... 헬기타기 전에 1계급 특진하고 휴가증 받아듬...군단장 포상휴가인가? 무려 59박 60일 짜리임.

    그게 끝나면, 바로..사단장, 연대장, 대대장, 다시 어디..어디... 이런식으로...휴가증이 돌아가면서 나온다고 햇음. 그냥 사실상 제대임.

    단, 휴가증 갱신(?)하러 기간만료시 마다, 복귀해서 하루씩은 자고가야함...ㅋㅋ

     

    그런데... 그 두명이... 모두 집이 좀 어렵고, 또 착실하고 착한 사람들이어서, 모두모두가 진심으로 축하해주었음.

    좀 아쉬운건, 당시 대대장이었던 분이 별을 못달고 제대했다는 소문을 들었고, 작전장교도 영관제대 했다고 함

    (정말 당시 대대에서 일 제일 많이 하고, 잘했던 분들이고, 대대장의 경우에는 매일매일 밤마다 GOP 철책 돌았는데...)

     

    그렇게...일단락이 되고나서, 그해 겨울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우리부대로 당시 대통령이 온다는 거임...

    다행이도 나는 정기휴가를 떠나서 그날의 참사를 전해만 들었는데... 그날의 참상은 이루 말할 수 없음

     

    기무반과 청와대 경호처인가에서 일주일전부터 와서, 병력들 다 범죄자 비슷한 취급을 하며, 개인화기 "공이" 다 빼고, 천창 다 뜯어서

    폭발물 검사하고, 초소의 총기는 쇠사슬로 묶어서 총은 초소에 남기고 병력만 이동하는 근무를 서고, 부대 모든 곳을 거의 혓바닥으로 핥듯이 청소...

    가장 불쌍했던 애들은 도라전망대 관리병들... 거기 몇명 안됨... 거기 그 큰 통유리... ㅋㅋㅋ 미쳐버림..ㅋㅋ

     

    그리고, 96년 초여름... GOP 근무역사에 마지막 1년짜리부대로 남는걸 축하해주는 물폭탄이 문산에 떨어짐.

    임진강 넘치고, 자유의다리 잠기고, 문산 전화국 잠겨서 통신불가 상황에 정전에... 난리가 났음

    이 와중에 GOP 통행로에 산사태가 나서 지뢰제거작업을 하였음. 작업 시작과 동시에 한명이 발목지뢰를 발견했음.

    확실해서 표식해놓고, 사단 폭발물 처리반 호출함. 발견자는 포상휴가를 기대하며 한껏 들뜸...

    한시간후 폭발물 처리반이 와서 제거하면서, 그 지뢰를 가지고 노는거임... 이건 후레쉬 뒤꼭다리였음

    발견한 그 친구는 거의 멘붕이 옴. 그러나 거기 행정관이 그 자리에서 포상휴가증을 수여함.

     

    다들 눈이 뒤집혀서 자기도 뭔가 찾겠다고 나서기 시작했고, 어떤 녀석은 어디서 났는지 후레쉬 뒤꼭다리를 구해서는 흙에 쳐박아 놓고 드립치다가 해당 중대 섹터를 군장메고 하루종일 돌기도 함.

     

    그런데, 정작 그 휴가증 받은 친구는 자유의다리 잠기고 보수가 덜되어서 휴가통제에 걸려있었다는게 함정...9월까지 휴가 못감 ㅋㅋ

    9월에 자유다리 풀리면서 휴가출발하는 인원이 대부분 6~8개월간 GOP에서 썩을대로 썩어 있었기에 모두 음란마귀가 가득 낀 상태의 장병들이었음

    1사단은 당시 문산에서 기차타면 신촌에서 내리는데...그때 유행하는 패션아이템이...완전 란제리였음...(반년만에 민간인 젊은 처자의 속살을 보게된 장병들의 신체상태가 어떠했는지는 상상에 맞기겠음...) 그날 9월의 첫휴가자들은...헌병이 버로우하고 있음에도 용감하게 중앙대병원 근처로 달려갔다는 얘기가 있음.

     

    음...휴가증 얘기인지...그냥... 내 군대생활 이야기인지는 나도 헛갈리게 정리가 안됨...

     

    자유의 다리에 보면... 두번째 교각인가가 다 무너져서 밑동만 좀 남았는데 그때 무너진거임...

    그리고...그리고... 간첩 잡힌날 저녁... 당시 일병달면 방위로 빠지는 제도가 있었는데.. 그 해당자가 남들은 다들 피죽음이 되어 있는데.. 그들 틈으로 헤맑게 웃으며... "전진... 뭐 어쩌고 저쩌고..."하고 개드립하고 떠나던 통신소대 일병이 생각남....무지 빡침..

    그......해맑은 눈빛을 파버리고 싶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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