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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ony_51807
    작성자 : RennyKuutamo
    추천 : 1
    조회수 : 321
    IP : 210.198.***.241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3/09/04 04:14:06
    http://todayhumor.com/?pony_51807 모바일
    FIE Ep. 04 예고
    열차는 거친 황야를 달렸다. 

    석탄의 그을음때문에 새까만 땀방울이 얼굴 한가득 뚝뚝 떨어지는 기관차 화부의 삽질이 바빠질수록 낡은 엔진은 경적을 날카로이 울리며 그의 손을 쉬게하지 않았다. 그런 그의 노고를 아는지 모르는지 중간 기착지였던 애플루사에서 떠난지 두시간쯤 지난 캔틀롯 행 급행열차의 객실은 새로 열차에 오른 승객들이 두런거리는 잡담만 이따금 들릴뿐 평화로울만치 고요했다. 이제 두어시간 뒤면 포니빌에서 다시 멈춘 뒤, 캔틀롯으로 향할 것이다. 승객들 중 일부는 한가로이 낮잠을 청하며 행복한 기차여행의 안락함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 때였다.


    끼이이이이이이이이이익-!!!!


    열차는 갑자기 찢어질듯한 비명을 지르며 갑자기 멈춰섰다. 승객들은 그 덕분에 객실안에서 서로 밀리고 뒤엉키며 아수라장이 되었다. 캔틀롯으로 공부를 하러 떠난 어느 촌뜨기 유니콘의 책꾸러미도 짐칸에서 떨어져나와 바닥에 제멋대로 흩어져 나뒹굴었다.

    급정거를 한 열차는 뽀얀 먼지에 휩싸여 객실의 유리창으로도 밖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알 수 없었다. 승객들은 놀란 마음을 추스리며 웅성대느라점점 객실안은 소란스러워졌다. 자살하려는 포니가 철로위에 서있었나? 아니면 바위가 철로를 가로막고 있었나? 그것도 아니면.......


    "모두 앉은 자리에서 꼼짝말고 엎드려있어!"

    그 소리는 객실 뒤에서 들렸다.  

    모두의 시선이 향한 그곳에는 복면을 두른 건장한 포니 두명이 흉기를 들고는 객실문을 가로막고 서있었다. 말로만 듣던 열차강도였다. 

    승객들중 일부는 비명을 지르며 울부짖었지만, 대다수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바닥으로 파고들어갈 듯이 넙죽 엎드렸다.  
     
    하지만 이 촌뜨기 유니콘은 널부러진 책을 줍느라 강도들의 말을 듣는둥 마는둥하며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런 미친 계집애를 봤나! 죽은듯이 엎드려있으란 말이 안들려?!"

    강도중 하나가 책을 줍고있던 그녀에게 다가가더니 뺨을 있는 힘껏 후려쳤고, 그녀는 그대로 바닥에 나뒹굴었다. 분이 덜 풀렸는지 강도는 널부러진 그녀에게 다가가 앞발을 들어 그녀를.... 


    "고마해라!"

    앞문이 벌컥 열리며 카우보이 모자를 눌러쓴 포니가 들어오며 강도에게 소리쳤다. 

    "....하지만 두목, 이 계집애가...아니 그러니까 그냥 가만히 있으라니까.."

    강도는 순간 당황한 듯 얼버무리는 투로 자신에게 다가오는 그녀에게 변명을 하고 있었다.



    퍼억-

    순식간이었다. 기관차와 연결된 앞문을 열고들어온 그 '두목'이라는 작자는 어느새 뒷발로 자신의 부하를 힘껏 걷어차버렸다. 마치 오래 전 사과나무를.....아니 어쨌든 그 부하는 객실 저편으로 날아가 복도 구석에 처박혔다. 

    "이 문디자슥아! 내가 포니들을 조용히 시키랬지, 누가 두들겨 패라고 시킸나?"

    그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고있던 승객들은 되려 더욱 쥐죽은듯이 조용해졌다. 나가떨어진 강도는 신음소리를 내며 아직까지 일어나지 못했고, 두목이라는 포니는 헛기침을 몇번 하며 모자를 올려쓰고는 승객들에게 큰 소리로 외쳤다.

    "에에, 캔틀롯으로 향하는 열차에 탑승하신 선생님들, 사모님들...보시다시피 우리는 강도입니다. 뭐 그렇다고 해를 끼치는 일은 없을테니 여러분들 옆으로 우리 애들이 지나갈때마다 값진 물건들을 좀 '기부해'주신다면은 이 열차는 캔틀롯까지 무사히 도착할 것이고, 아니라면 뭐.....강제로 뺏기고 캔틀롯까지 걸어가시던가요....모쪼록 여러분들의 현명한 판단이 있으시길 바랍니다." 

    방금까지 사투리를 걸쭉하게 외치다가 어색한 표준어로 말하는게 멋쩍은 듯, 안대로 가린 한쪽눈을 부비적거리며 그녀는 뒤따라오는 부하들과 같이 포대자루를 벌리고 객실 복도를 오가며 승객들에게 돈이며 귀중품들을 '기부'받았다. 몇분을 그렇게 돌아다니더니 아직도 바닥에 널부러져있는 촌뜨기 유니콘 앞에 멈춰섰다.

    "야야, 가스나야. 니 괜찮나?"

    두목은 이상하게 친근한 목소리로 그녀를 향해 고개를 굽히며 눈을 맞추었다. 하지만 그녀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자신의 주변에 널부러진 책을 순간적으로 쓸어담아 가슴에 꼭 껴안고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외쳤다.

    "제..제발 이 책들만은 가져가지 마세요! 이건 제 생명과도 같은 소중한 거란 말이에요!....흐흐흑..."


    두목은 굳은 표정으로 소리없이 일어섰다. 그리고 그 촌뜨기 유니콘은 더욱 세게 자신의 책들을 껴안고 몸을 한껏 웅크렸다.


    툭-

    그런 그녀의 머리로 무언가가 씌워졌다. 방금 그 두목이라는 포니가 쓰고있던 카우보이 모자였다. 

    "가스나, 깡은 좋네. 됐다 마, 그런 종이쪼가리 팔아서 얼마나 하겠다고 내가 니 목숨보다 소중하다는 걸 뺏아쌓노, 치아라."

    그러더니 자신의 어깨를 두어번 툭툭 두들기고는 부하들이랑 뒤돌아 가는게 아닌가.

    촌뜨기는 모자를 올려쓰며 자신에게 모자를 주고 복도 저편으로 사라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하나로 길게 땋은 금발 갈기에, 큐티마크는...사과?!...강도치고는 안어울리는 큐티마크라고 그녀는 순간 철없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열차강도들은 거짓말같이 왔다가 사라지고 머지않아 기관차는 다시 경적을 울리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3/09/04 04:22:42  39.119.***.43  목욕하는용  403029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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