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시립대에 재학 중인 학생 중 한명입니다.
베오베에 있는 시립대 관련 글(http://todayhumor.com/?bestofbest_117410)과 베스트에 있는 또 하나의 글(http://todayhumor.com/?humorbest_707912)을 보고 나름대로의 생각을 적어봅니다.
사실 시게에는 처음 글을 올려보는 거라서,
미숙한 부분에 대해 지적을 해주신다면 겸허한 마음으로 다시 생각하고 고민하겠습니다.
먼저 시립대 관련 글이 올라오고 나서 여러가지 시립대의 사정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왔는데요.
그 일들의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서울시립대학교 전 총학생회장의 성추행 사건 발생
2. 당시, 총학생회장이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 않은 채 돌연 사임
3. 총학 역시 사유를 밝히지 않은 채, 규정에 입각하여 사임했다고만 밝힘
4. 추후 성추행 사건에 대해 학생들 사이에서 소문이 퍼져나감
5. 총학 / 당사자(당시 총학생회장) 사과문 발표 : 하지만 저는 사과문이라기 보다는 20줄 내외의 짧은 변명에 가까운 글이었다고 생각합니다.
6.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이 표면위로 부상
7. 몇몇 대학들의 시국 선언 발표
8. 서울시립대학교 중운위 소집(이 당시 총학생회장은 저 위에 나온 총학생회장이 아니라, 부총학생회장이 승진(?)한 겁니다)
9. 총학에서 페이스북 공식 계정을 통해 '시국선언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
10. 하지만 댓글에 나타난 시립대 도과대 공식 계정에 따르면, '이는 중운위 표결에 의한 의견 수렴이 아니라 총학생회장 개인 의견에 불과했고 중운위에서도 그렇게 결론이 나왔는데 총학에서 공식 계정을 사용하여 이런 식으로 발표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
11. 실제로 중운위 공식 표결된 내용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총학생회장 개인 의견을 페북 공식 계정에 발표한 것으로 확인
12. 추후 총학에서 온라인(시립대 커뮤니티(다음 카페), 페이스북 등)을 통해 나름대로 의견을 수렴한 결과, '찬반 양측의 의견이 팽팽하여 판단이 애매하니, 전에 발표했던 바와 같이 시국선언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다시 발표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좀...황당합니다;;)
먼저 베오베에 있는 글에 대한 제 생각은 다른 분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시국선언을 하기를 바랬었고, 진보/보수를 떠나서 민주주의의 기초를 흔드는 중대사에 대해 지성인으로써 목소리를 내기를 바랬습니다.
그리고 총학생회의 결정에 대해 상당한 아쉬움과 불만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베스트에 있는 글에 대한 제 생각은 전혀 다릅니다.
물론 서울시립대가 반값등록금의 혜택을 어마어마하게 누리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최초 지성인들의 시국선언이 이어질때, 오유에서 흐르던 중론 중 하나는 '타인의 목소리를 강요하지 말자' 였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시립대 학생들이 반값등록금이라는 복지 혜택을 크게 누리고 있고, 저 역시 그런 부분에 때문에 이번 시국선언이 무산된 것에 대해 정말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보기에 베스트에 있는 글은 정말 너무나도 감정적으로 보입니다.
"서울시립대 인풋도 엄청 올라서 공부 잘 하는 학생들 참 많이가니까 그정도 대화와 행동의 방법에 대한 지식은 있잖아요."
"차라리 현재의 시국에 대해 긍정한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없다면 행동하셔야 합니다. 그게 싫으면, 그런 비아냥과 조소(빨갱이짓 소리 들으며 박원순 시장님이 마무리를 한 반값등록금 받아서 저러는 대학 등등)에 대해 떳떳하지 못한게 맞아요. (그럴 권리는 없지만, 그런소리 들어도 아니라고 해 봐야 설득력이 없다는 뜻입니다.)"
베스트에 있는 글의 일부를 발췌한 내용입니다.
만약 시립대 학생들이 '정의롭지 못하다'라고 생각하신다면, 그런 부분에서 질타는 얼마든지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베스트의 글은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조롱과 비아냥'에 가까운 글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정의롭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질타'가 '조롱과 비아냥'의 형태라면, 대체 일2베와 대체 뭐가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몇 달전에 웃대 이용자께서 쓰신 오유에 대한 글 중에
'의견이 한쪽으로 흐르는 경향'이 강하다라는 내용을 보았고, 저 역시 어느정도는 그렇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베스트 글을 보고 나서, 그런 흐름의 당사자가 되어보니 정말 불쾌하네요.
시립대 내부에서도 아직까지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 이런 식의 글은 정말 아니라고 봅니다.(서글프게 추천도 꽤나 많네요)
끝으로...
부디 베스트 글 작성자 분께서는 본인이 적으신 '그럴 권리는 없지만, 그런소리 들어도 아니라고 해 봐야 설득력이 없다는 뜻입니다.'라는 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