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월호 사고 당시

난 술마신 다음 날이라 친구랑 같이

뼈해장국을 먹으며 뉴스를 보고 있었다.


-저게 무슨 소리야? 

-전원 구출됐대

-다행이다 당분간 학생들 수학여행 못가겠구만


그 뒤로

자꾸 바뀌는 뉴스 헤드라인을 의심하지 못한 채

밥 한그릇을 비웠다.

아직도 저 말을 한 것이 가장 후회한다.

-당분간 학생들 수학여행 못가겠구만 

...

아이들의 세월이 멈췄다.



2.

2014년

학교 축제에서 연극 연출을 맡았다.

모두가 반대한 나의 연극 주제는

'부패한 언론의 태도로 인한 가려지는 진실' 이었다. 

나는 희곡을 쓰는 내내 울음병 환자처럼 울어댔다.

고통스러운 순간이었다.

연극은 화려한 피날레로 끝이 났고

많은 사람들한테 칭찬을 들었다.

그 중 가장 듣기 좋았던 칭찬은

-네 연극을 보고 사람들이랑 토론했어   

이였다.  




3.

그때 핸드폰을 바꾸면서 전화번호를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