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 우리 아버지 여덟살 때, 할머니 할아버지 두 분다 부산에 볼 일이 있어서 내려가시고</p><p> </p><p>그날은 중학교 다니던 큰아버지께서 세 동생을 돌봐야 하는 날. 큰 맘먹고 거금 30원을 저금통에서 털어 시장에서 닭을 한마리 사오심.</p><p> </p><p>어른들이 하시던걸 대충 기억만 하고 계시던 큰아버지는 퍼덕대며 반항하는 닭의 목을 과감히 비틀.. 지 않고 잡아뽑음.</p><p> </p><p>목을 비틀어야 한방에 죽는 닭은 정말 거짓말 처럼 목이 길게 쭉하고 빠져서 덜렁덜렁 거리며 마당을 뛰어다니기 시작함.</p><p> </p><p>식겁을 한 큰아버지는 주저앉은채로 뒷걸음질을 쳐서 겨우 도망치고 대청마루 위에서서 구경하던 울아부지와 두 고모는</p><p> </p><p>그대로 얼음이 된채 30분간 닭을 지켜봄. 목이 길게 빠져서 덜렁덜렁 대던 닭은 빼액 빼액 괴성을 지르며 마당을 질주하다가</p><p> </p><p>담벼락에 부딛히더니 결국 질식사 함. 겁이 질린 큰아버지는 체면이고 뭐고 바로 옆집 삼촌에게 sos를 쳐서</p><p> </p><p>결국 그날은 맛있는 백숙 파티를 하셨다고 함. </p><p> </p><p> </p><p> </p><p>2. 이건 내가 10살 때 일입니다. 외가집에 닭을 많이 키우셨는데, 그 중 장닭 Alpha Male, 즉 우두머리 수탉이 있었죠.</p><p> </p><p>덩치도 크고 사나운 놈이었습니다. 닭을 풀어서 키우셨는데 이 새끼가 겁없이 개들한테도 막 덤비는가 하면, </p><p> </p><p>결국은 사고를 한번 쳤는데- 펄쩍 날아올라서 발톱으로 사촌누나 뺨을 할퀸 거였어요.</p><p> </p><p>귀한 손녀 뺨에 스크래치가 난 것을 보신 외할머니: "...Time to die, Motherfucker..^^ " </p><p> </p><p>그날 그 닭을 잡아서 먹기로 결정합니다. 하지만, 말씀 드렸듯 그 사나운 괴수같은 놈을 잡아서 목을 비튼다는건 아무래도 위험했죠.</p><p> </p><p>결국, 어차피 괘씸죄로 죽는 놈인데 총으로 쏴잡자는 결론이 나왔고.. </p><p> </p><p>우리 아버지께서 당시 수렵용으로 쓰시던 공기총을 트렁크에서 꺼내오십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실거에요, </p><p> </p><p>납탄을 쓰는 가스 충전식 공기총- 총알 크기는.. 대못 뾰족한 부분을 대략 8미리 길이 정도로 잘라낸 크기? 네 그 정도 총알이죠.</p><p> </p><p>총인지 뭔지 그 놈이 알 리가 있습니까? 그런데 그래도 짐승의 본능으로 울 아버지 눈에서 살기를 읽었는지 슬금슬금 도망을 치는듯 </p><p> </p><p>싶었던 그 찰나, "탕!" 1발 발사- 엉덩이 부근에 한발 맞은 그 놈은 꽤엑 하고 소리를 지르며 뒷마당 쪽으로 줄행랑을 치기 시작합니다.</p><p> </p><p>재빨리 뒷마당으로 쫓아간 우리 아버지는 도망가던 그 놈이 대나무사이에 걸려 꼼짝도 못하는 걸 발견 하셨습니다.</p><p> </p><p>그 놈은 닭의 소리라고는 믿을 수 없는 괴성을 내지르며 살기위해 발버둥을 치고 있었고</p><p> </p><p>"아 이놈 기운 좀 보게 이거. 얼른 보내주마" 라고 말씀하시며 아버지는 정확히 닭의 가슴 정중앙 심장을 겨냥한 채 방아쇠를 당기셨습니다.</p><p> </p><p>"탕!" 이 지독한 닭은 가슴 쪽에 정확히 총알이 박혔는데도 더 지랄난리를 피우며 날개까지 퍼덕거리는게 아니겠습니까?</p><p> </p><p>어린 저에겐 무척이나 공포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결국 진짜 사형 집행하듯이 머리에 한발 더 쏘고 나서야 괴물닭은 추욱하고 </p><p> </p><p>늘어져버렸습니다. 아무리 AK-47이 아닌 공기총이라고는 하나, 꿩이나 토끼 정도는 한방에 잡는 그런 총인데</p><p> </p><p>세 발이나 맞고 나서야 숨을 거두었던 그 괴물닭. 태어나서 먹어본 닭중에 가장 질기고 맛이 없었습니다. 온몸이 얼마나 단단한지;;</p><p> </p><p> </p><p> </p><p> </p><p>쓰고 보니 별로 안무섭네요;; 2번 이야기가 있고 나서 저는 한동안 닭만 보면 무서워서 피해다녔답니다. </p><p>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