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자사고가 존폐의 위기에 놓인 적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지금은 훨씬 시끌벅적하네요</div> <div> </div> <div>앞서서 말하지만 저는 자사고 유지가 더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div> <div> </div> <div>자사고 논란의 요점은 이거죠</div> <div> </div> <div>교육청에서는 </div> <div> </div> <div>1. 공평한 교육이 중요하다.</div> <div>2. 자사고는 빈부격차를 심화시킨다.</div> <div>3. 자사고때문에 공교육이 망가지고 있다.</div> <div> </div> <div>자사고에서는 </div> <div> </div> <div>1. 좀 더 좋은 교육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div> <div>2. 공교육이 망가지는 거랑 자사고는 별 관련이 없다.</div> <div>3. 만든지 얼마나 되어서 갑자기 폐지를 하려고 하느냐?</div> <div> </div> <div>그런데 말입니다, 자사고 나온 사람으로서 교육청이나 자사고나 둘 다 문제점이 있다는 겁니다.</div> <div> </div> <div>먼저</div> <div> </div> <div>1. 교육은 공평해야 한다.</div> <div>이건데요</div> <div>솔직히 저는 일반계 학교에 적잖이 실망하고 간 곳이 자사고였습니다.</div> <div>일반계 정말 사립이든 공립이든 문제 많았습니다.</div> <div>사립은 사립대로 내부 재단에 썩어빠진 문제들이 장난 아니었고</div> <div>공립은 공립대로 지지부진한 교육방식이 맘에 안들었거든요</div> <div>이런 문제 많은 일반계 대신 선택할 수 있는 권리행사로 자사고는 정말 매력적이었죠</div> <div>일반계로 갈지, 자사고로 갈 지는 선택권이 있는게 낫다고 봅니다.</div> <div>그리고 여기서</div> <div> </div> <div>2. 자사고가 빈부격차를 심화시킨다.</div> <div>라는 반박을 받겠지요</div> <div>맞아요</div> <div>자사고는 일반계보다 3배 많은 학비가 필요하죠</div> <div>돈이 없어서 가지 못한 사람들은 충분히 기분이 나쁠 만 합니다</div> <div>교육의 질을 돈으로 따지느냐. 라구요</div> <div>그런데 말이죠</div> <div>자사고라고 해서 저소득층에게까지 돈을 그렇게 많이 받지 않아요</div> <div>애초에 저소득층 및 다자녀가정처럼 정부에서 복지를 받는 경우 혹은</div> <div>여러 사정에 의해 자금이 부족한 경우 학교와 상담후 어느정도 내부에서 복지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div> <div>게다가, 저소득층과 다자녀 가정등을 위한 전형도 정원의 10퍼센트씩은 있어요</div> <div>그리고 대부분 이 전형은 널럴하게 합격하는 경우가 많구요</div> <div>하지만 그럼 또 이런 반박을 받을 수 있겠죠</div> <div>'어정쩡하게 부유하지도 않고 완전히 빈하지도 않는 우리같은 서민은?'</div> <div>글쎄요..이 부분은 저도 대답하기 힘드네요</div> <div> </div> <div>흐름을 조금 돌려서</div> <div>그럼 그렇게 부자인 사람들 다수에 가난한 사람들 10퍼센트가 있는데 차별을 받지 않느냐? 라는 반박도 충분히 나올 겁니다</div> <div>경험으로써 말씀드리자면</div> <div>아.닙.니.다. 차별 없어요.</div> <div>유독 저희 학년이 그랬는지는 몰라도, 학생들 사이에서는 그다지 서로 빈부가지고 놀린다거나 그러지 않았어요</div> <div>오히려 심했으면 부모님들이 심했지, 학생들은 충분히 서로 잘 놀았습니다.</div> <div>빈부가지고 놀리고 그러는건 초등학교, 중학교(공교육)에서 잘 가르치지 못했다는 증거가 되기도 하구요</div> <div>* 여담이지만 아무리 부자 학생들이라고 해서 금전적 감각이 떨어지는 애들은 별로 없어요</div> <div>100원도 아깝다고 하는 사람부터 돈아낀다고 악착같이 아끼는 사람들도 널렸습니다.</div> <div>그러니 타인이 돈을 아낀다고 해서 그를 가난하다고 여기진 않는다는 거죠</div> <div>그리고 그걸 놀리지 않구요.</div> <div> </div> <div>또한 </div> <div>애초에 자사고는 과거의 명문고가 대부분입니다.</div> <div>명문고는 보통 일명 학군이 좋다고 말하는 그런 곳에 있고</div> <div>그런 곳은 보통은 부유한 지역이죠.</div> <div>처음부터 부유한 사람들이 대부분 입학하는 곳이죠</div> <div>만약에 폐지된다고 해도 부유한 사람들이 대부분 입학하는 건 변함이 없어요.</div> <div>아무리 일반고 선택제가 있다고 해도 약 7할의 학생들은 자신의 집근처 학교가 당첨되는데</div> <div>일반고로의 전환이 빈부격차의 해소라는 건 좀 무리가 있는 말이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div> <div> </div> <div> </div> <div>3. 자사고 때문에 공교육이 무너지고 있다!</div> <div> </div> <div>실제로 공교육 교사분들은 확실히 자사고의 영향으로 잘 하는 애들이 빠져나가서 수업의 질이 떨어진다고 말하곤 합니다.</div> <div>그런데 말입니다.</div> <div>애초에 공교육의 수업분위기는 별로 좋은 편이 아닙니다.</div> <div>일반계는 중학교 내신에 거의 관계없게 지원하면 붙는 곳이기 때문에</div> <div>처음부터 공부에 뜻이 없어서 그냥 놀거나 다른 걸 하는 학생들도 한 학급에 한두명은 꼬박꼬박 넣는 곳이 일반계입니다.</div> <div>그래서 일부 사립고 혹은 공립고도 예전에는 공부 잘 하는 애들 혹은 수업에 잘 집중하는 애들만 모아다가 </div> <div>따로 반을 만들어서 걔네들만 공부시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아마 지금도 일부에서는 몰래몰래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div> <div>결국 자사고가 없던 시절에는 자신들이 공교육을 무너뜨리고 있었죠</div> <div>교육 평등을 주장하면서도 공부 잘 하는 애들만 모아다 공부시키고 나머지는 포기하는게 논리적으로 맞는 일인가요</div> <div>이럴 거면 처음부터 일반계고도 공부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만 그 안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게 나을 겁니다.</div> <div>잘 하는 애들이 왜 굳이 비싼 학비를 주고서라도 일반계가 아닌 자사고에 가려고 하는지를 </div> <div>이해하지 못하면 공교육은 그냥 지지부진의 늪에 빠질 겁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교육청 입장을 계속 까댔으니 이제 자사고를 까 볼까요?</div> <div> </div> <div>4. 좀 더 좋은 교육을 선택할 권리</div> <div>자사고도 마찬가지로 까일 게 많죠</div> <div>당장 제가 자사고를 나왔고 여전히 애증적인 감정이 있는 곳이기도 하니까요</div> <div>좀 더 좋은 교육?</div> <div>예 맞아요 수업분위기는 정말 일반계보다는 훨씬 낫습니다.</div> <div>애초부터 자사고의 입학 내신 커트라인은 50%입니다</div> <div>원래는 아마 상위 20%를 하려고 했었나본데 결국 50%로 굳혔다고 하네요</div> <div>그 50% 이내에 드는 사람들은 공부를 할 거라는 의지가 있다고 판단해서 얻은 값이라고 합니다</div> <div> </div> <div>여기서 잠깐 딴길로 새서</div> <div><50%의 맹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div> <div>중학교 내신은 국수사과영뿐만이 아니라 음체미기가등의 다른 과목도 합쳐서 산출됩니다.</div> <div>즉, 국어 과학 영어는 잘 하는데 수학 사회는 잘 못해서 이것만 따지면 내신 70%대라고 가정합시다.</div> <div>그런데 이 아이는 예체능에 소질이 아주 뛰어나서 이것들은 상위 10%내에 든다고 합시다.</div> <div>그럼 이 아이의 중학교 내신은 50%이내에 들겠지요</div> <div>그런 애들도 자사고에 갈 권리가 있고 실제로 이런 식으로 다른 수능에 별로 상관없는 과목을 더 잘하는 사람들이 붙는 경우도 많습니다</div> <div>추첨식 선발이니까요.</div> <div>즉, 아무리 공부 잘하는 애들 뽑아간다고 해도 이 애들이 수능을 잘 볼거란 보장도, 고등학교 내신을 잘 잡을 거란 보장도 없습니다.</div> <div>처음부터 자사고는 외고나 과고 혹은 국제고에 가지는 못해도 </div> <div>그럭저럭 공부는 되고 수업의 질이 높은 곳을 바라서 가는 경우가 대다수거든요.</div> <div>그리고 그럭저럭 공부는 된다는게 예체능 성적도 합산한 결과죠.</div> <div>결론적으로 공부잘하는 귀족학교라고 보기는 힘들다는 거죠.</div> <div> </div> <div>다시 돌아와서</div> <div>수업분위기만 좋아서 뭘 합니까</div> <div>좋은 교육이 수업 분위기만을 따지는 게아니라 교사의 질과 커리큘럼, 학생복지도 다 따져서 얻는 결과인데.</div> <div>아직 많은 자사고는 기존 명문고의 버릇을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div> <div>소위 학군좋은 곳에 있는 명문고 중 극단적인 경우를 보면</div> <div>속 빈 강정입니다. 가르치는 건 그냥 그래요. 애들도 자기도 하고..</div> <div>그런데도 명문고에요, 왜?</div> <div>애들이 사교육을 잔뜩 받아서 학원에서 열심히 공부해서 모의고사나 수능성적이 좋거든요!</div> <div>강남이나 목동의 고교에서 이따금 보이는 현상인데</div> <div>애초에 다 배우고 온 애들이라 수업은 재미없고, 교사들도 힘빠지고, 결국 수업은 잠의 바다로 빠지죠</div> <div>그런 버릇을 아직 남기고 있는 자사고도 있다는 거죠</div> <div>혹은, 명문고의 버릇 중 또 다른 하나가 애들을 쪼아서 공부만 시키기도 있습죠.</div> <div>공부만 줄창 시키면 성적이 높아지니까 학생 복지는 신경도 안 쓰고 공부만 죽어라 시키는 곳</div> <div>그런 곳이 자사고 들 중에 또 꽤 있습니다.</div> <div>즉, 자사고의 본질을 다 까먹고 자사고를 유지시켜달라는 학교도 많다는 겁니다.</div> <div> </div> <div>그럼 자사고의 본질은 무엇인가?</div> <div>자사고는 일반 공교육이 제대로 할 수 없던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교육을 하는 곳입니다.</div> <div>예컨대</div> <div>많은 고등학교가 50분 수업을 합니다.</div> <div>제가 다닌 자사고는 75분 수업이었죠. 엔간한 대학의 1시간과 같습니다.</div> <div>왜 그렇게 시간 분배를 했냐면 기존의 50분 수업은 너무 짧아서 교사가 원하는 수업진도가 잘 나오지 않으니</div> <div>좀 더 여유롭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div> <div>또는</div> <div>기존의 일반계에서는 예체능 과목이 매우 협소하고 심지어는 안배우고 자습시키기도 합니다.</div> <div>제가 다닌 자사고에선 사진 촬영이나 요리실습같은 다양한 과목이 있었고</div> <div>이게 바로 자사고가 해야 하는 방향 중 하나입니다.</div> <div>그리고 제일 중요한 자사고의 본질은</div> <div>사교육에 의존하게 되는 공교육을 바로 잡고 학생복지를 이루는 겁니다.</div> <div>자사고의 학비는 기존 일반계고의 3배 즉 1분기당(3달) 140만원정도입니다.</div> <div>그런데 어떤 학생이 일반계고에 다니면서 학원도 몇개 다닌다고 가정합시다.</div> <div>일반계고는 1분기에 약 50만원정도의 학비를 내고, 학원은 한 달에 30만원정도 드는 전형적인 중상위권 아슬아슬한 학생의 예를 듭시다</div> <div>3달에 50+30*3=140만원입니다.</div> <div>결국 학원에 일반계를 다니는 전형적인 중상위권 학생은 자사고에 다니는 애들과 비슷한 지출을 합니다.</div> <div>그럼 이만큼의 돈을 학원이 아닌 학교에 낸 만큼 학원 그 이상의 가르침과 만족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죠</div> <div> </div> <div>그런데 이렇게 학생과 학부모를 만족시키는 자사고가 잘 없다는 것도 현실입니다.</div> <div>그렇다고 없애자?</div> <div>그건 안되죠.</div> <div>해경해체와 무엇이 다릅니까?</div> <div>어떻게 자사고를 잘 구슬려 써먹을 지를 생각하는게 훨씬 합리적인 선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div> <div>바로 자사고의 본질을 이용하는 거죠</div> <div> </div> <div>예전부터 교육청은 실험적인 교육방법을 행하는 학교를 참 좋아했습니다.</div> <div>따로 쪼아서 실험시킬 필요 없이 자발적으로 실험을 해서 어떤 교육방법이 효율이 좋고 높은 만족도를 얻는지를 파악하는 수단이었거든요.</div> <div>그런 실험적인 학교에서 얻은 긍정적인 결과는 다른 학교에 이식하여 공교육을 발전시켰습니다.</div> <div>그런 걸로 얻은게 100분 수업이나 교과교실제였죠(물론 이건 학교의 의지에 따라 실패와 성공이 엄청 갈리는 예지만요)</div> <div>자사고는 정부의 지원을 최소한도만 받는 조건으로 자신들의 교육방법을 더 높은 자유도로 행하는 곳입니다.</div> <div>그런 식으로 혁신적이고 창의적으로 있는 자사고라면 남겨두는게 훨씬 이득인거죠</div> <div>물론 썩어빠진 쉰내나는 구태에 머물은 자사고는 다 짤라버려야 된다는 것도 제 입장이지만요후후..</div> <div>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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