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비하 파문’ 윤빛가람, “그런 뜻이 아니었는데..”
" 나쁜 뜻은 없었어요. 제가 누구를 폄하할 입장도 아닌데... "
때아닌 'K리그 비하 파문'으로 홍역을 치른 윤빛가람(17, 부경고)의 목소리는 잠겨 있었다. 8일 포토데이 행사에서 만나 인터뷰를 하고 오늘 또 통화하는 것이니 불과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윤빛가람의 목소리는 딴 사람 같았다.
윤빛가람은 포토데이 행사에 참석한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의 실언으로 언론과 네티즌의 집중포화를 받았다. 문제의 발단은 " K리그는 챙겨 보느냐 " 는 한 기자의 질문에 그가 " 거의 안본다. K리그는 속도가 느려서 서울-수원 같은 라이벌 전 아니면 잘 안보게 된다 " 고 말한 데서부터. 당시 윤빛가람의 대답에서 부정적인 느낌을 받은 몇몇 매체는 < 당돌한 윤빛가람 " K-리그는 재미없어 " > , < u-17윤빛가람 " 존경하는 국내선수? 없다 " > 같은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쏟아냈다. 이 기사를 읽고 흥분한 K리그 팬들은 윤빛가람을 질책하기 위해 그의 개인 홈페이지를 찾아가 험한 말을 쏟아냈다. 이 과정에서 윤빛가람은 하룻밤 사이에 각종 포털 사이트 스포츠 인물 분야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홍역을 치러야 했다. 현재 윤빛가람은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폐쇄한 상태다.
전화기 너머에서 착잡한 심경을 토로하는 윤빛가람은 역시 아직 어린 선수일 뿐이었다. " 마음이 안 좋아요. 나쁜 뜻으로 이야기한 게 아닌데... K리그 욕한다고, K리그 폄하한다고 추궁들하시니... " 이어 그는 " 그냥 시청자의 입장에서 프리미어리그와 K리그를 비교한 것 뿐 " 이라며 " 제가 무엇을 평가하거나 폄하할 처지가 아니잖아요 " 라며 우울한 목소리로 하소연했다. U-17 대표팀의 키 플레이어라고는 하지만 아직 대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아보지 못한 그는 1990년에 태어난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일 뿐이었다. 그런 윤빛가람에게 그동안 남의 일만 같았던 '악플'은 견뎌내기 힘든 고통이었다.
" (댓글이나 검색어가 아니라) 기사를 보자마자 우울했어요. 그렇게 말한 건 아니었는데, 억울했거든요. 기사를 읽은 사람들도 안 좋게 받아들이구요. " 윤빛가람은 자신의 말이 의도와 다르게 받아들여진 것을 안타까워했다. 그렇다면 이번 일로 위축된 것은 아닐까. " 물론 인터뷰하기가 조금은 겁이 나는 것도 사실이예요. 하지만 피하지는 않을 거에요. 물론 말은 더 심사숙고해서 할거구요 "
논란이 되었던 EPL관련 발언에 대해서는 " 그냥 즐겨본다는 얘기였어요. 운동을 시작하면서부터 봤는데 사실 가끔 (대표팀) 미팅에서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나 첼시 플레이를 보여주기도 하거든요 " 라며 " EPL을 보는 게 재미있다는거지 K리그를 비하한 것은 절대 아니에요 " 라며 K리그 폄하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17세 월드컵 대회 개막을 열흘 앞두고 한 차례 해프닝을 겪은 윤빛가람. 큰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 에이스로서의 말의 무게를 실감한 그가 한 단계 성숙해진 모습으로 이번 대회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기를 기대한다.
류청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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