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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동남아프린스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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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story_436565
    작성자 : 동남아프린스
    추천 : 6
    조회수 : 1043
    IP : 27.123.***.102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5/05/20 14:12:13
    http://todayhumor.com/?humorstory_436565 모바일
    믿을만한 사람이 들려주는 아름답고도 아름다운 연애 이야기
    <div>길고 지루했던 군생활이 끝나고 드디어 학교에 복학을 하게 되었다.</div> <div> </div> <div>말년에 연등까지 해가며,(내 전우들은 동프병장이 드디어 미쳤지만, 그래도 곱게 미쳐서 다행이라고 그랬었다.)</div> <div> </div> <div>토익과 전공서적을 공부하던 나를 중대장님께서 기특하게 보셨는지,</div> <div> </div> <div>전역 전 미리 학교를 복학하게 도와주셨고, 나는 말년휴가를 나와서 학교를 다닐 수가 있었다.</div> <div> </div> <div> </div> <div>전역하고 다시 돌아온 나에게 학교란 행복과 동의어였다.</div> <div> </div> <div>여학생과의 로맨스를 꿈꾸며 중세 암흑기였던 내 캠퍼스라이프가 르네상스를 맞이하는 것 같았다. </div> <div> </div> <div>왁자지껄한 합동강의동에 가득 찬 병마용같이 생긴 학우들이 내게는 네버랜드의 인어들로 느껴졌다.</div> <div> </div> <div>내가 듣던 수업 중 제일 좋은 수업은 회계학원리였다. </div> <div> </div> <div>1학년 신입생들도 많고, 여학우도 참 많아서가 아니라 내 전공필수과목이기 때문이었다. </div> <div> </div> <div> </div> <div>수업때마다 난 쉬지 않고 질문을 했고, 강의가 끝나면 나는 쉬지않고 알기만 한 여학우들에게 같이 밥먹자고 문자를 날렸다. </div> <div> </div> <div> </div> <div>한 때 유행했던 "울 애긔 오빠랑 밥먹을랭?ㅎㅎ 답장 없으면 과방으로 쳐들어간당? 넝담~"<strong><font size="5">( ͡° ͜ʖ ͡°)</font></strong></div> <div> </div> <div>...그렇다. 지금 와서야 고백하지만 연서복이 바로 나였다.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뭐....어쨋든 내가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 같고, 생긴 것도 독립투사 김구의 젊은 시절같이 생겨, 공부를 잘하는 것처럼 보였나보다.</div> <div> </div> <div>내게 궁금한 것을 질문하는 학생들이 몇 있었는데, 그 중 타 전공하다가 교생실습나가는 4학년 여학생이 있었다.</div> <div> </div> <div>여러 번 강의가 끝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어느새 서로 이름을 불러주는 꽃...아니 선후배 사이가 되었다.</div> <div> </div> <div>비록 학년은 그녀가 졸업직전이지만, 학번과 나이가 더 높은 내가 오빠가 되었다. </div> <div> </div> <div>친척을 제외하고 처음으로 오빠라는 말을 들었을 때의 기분은 무죄선고를 받는 피고인의 기분이었다.</div> <div> </div> <div> </div> <div>버스타고 집에 가면서 문자를 넣어볼까..아 이러다 저쪽에서 나랑 사귀자고 하면 어떡하나...혼자 망상을 하면서 히죽히죽 웃기도 했다.</div> <div> </div> <div>아마 그 때의 내 모습은 주변 사람들에게 사바나의 발정난 하이에나의 웃음같이 보였으리라....</div> <div> </div> <div> </div> <div>때는 흘러흘러 매미소리가 슬슬 들리고 땅에서는 아지랑이가 솟아오르는 더운 날, 기말고사 기간이었다.</div> <div> </div> <div>(택리지에도 인심이 사납고 기후가 나쁘다고 나오는 유서깊은 대구다. </div> <div>아..오해하지 마라..노래방가면 '내 고향 대구'는 꼭 부르고, 제일 좋아하는 반찬도 대구포고, 영화 거짓말도 배경에 동대구역이 나온다고 해서 봤다.</div> <div>난 이렇게 애향심이 투철한 사람이다.)</div> <div> </div> <div> </div> <div>나는 내 얼굴 반 정도밖에 안되는 쌀집 계산기를 들고 열심히 시험문제를 풀고 있었다.</div> <div> </div> <div>어느덧 시험 문제와 물아일체가 되고 내 정신이 평행세계를 지나 막 득도를 하려고 할 무렵.</div> <div> </div> <div>'딱!'하고 내 뒷통수를 누가 후려 갈겼다.</div> <div> </div> <div>'슬픈 꿈을 꾸었습니다.흐헝헝'하고 울 뻔 했지만, 대한민국 예비역 병장답게 순간적으로 상황파악을 끝내고,</div> <div> </div> <div>시험감독관인 조교에게 '저 컨닝 안했어요. 억울합니다'라는 표정으로 뒤돌아보려는 순간, </div> <div> </div> <div>썸녀가 배시시 웃으면서 말했다.</div> <div> </div> <div>'오빠 뒷통수에 파리가 앉아 있어서.....'</div> <div> </div> <div>어이가 뒷통수와 함께 함몰하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화를 내면 다 된 연애를 그르칠 수 있겠다는 대국적인 판단으로,</div> <div> </div> <div>난 그저 '씨익' 살인 미소를 흘려 주면서 나오지도 않는 코를 훔쳤다.</div> <div> </div> <div>지금 드는 생각인데 아마 그 여학생은 나의 살인 미소에 살의를 느꼈으리라.</div> <div> </div> <div> </div> <div> 시험은 끝나고 이제 종강인데 못봐서 어떡하냐는 이야기를 하면서 나와 썸녀는 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다.</div> <div> </div> <div>시험기간이라 자리를 구하기는 본진 미네랄에 SCV가 붙은 모습을 방불케 했다. 다행히 나와 여학생이 앉을만한 자리를 곧 구할 수 있었다. </div> <div> </div> <div>책과 노트를 자리에 세팅하고 나자 여학생이 같이 밥을 먹자고 했다. </div> <div> </div> <div>'야레야레.. 당신이 끓여주는 된장국이라면 얼마든지..'라는 개드립을 이성으로 즈려밟고, 학식센터로 발을 옮겼다.</div> <div> </div> <div>밥을 얌전하게 들이키고 나서, 음료수 하나 마시자고 조심스레 제안을 하였다. 이건 나의 치밀하게 계산된 애프터 신청이었다. </div> <div> </div> <div>역시 여학생은 흔쾌히 대답했고, 난 신이 나서 고급스러운 로코코풍의 데자와 두 개를 따뜻하게 뎁힐 것을 복지관 직원에게 명했다.</div> <div> </div> <div>비록 복지관 직원은 미친 놈 쳐다보듯 날 무시하였지만, 여학생과 차를 마시며 나눈 환담에 나는 더 없이 만족하였다.</div> <div> </div> <div>시간은 흘러흘러 어느덧 10시. 20분만 지나면 막차버스가 끊기는 시간이 다가왔다.</div> <div> </div> <div>난 이제 슬슬 고백해야할 시기가 왔음을 직감적으로 알게 되었다. </div> <div> </div> <div>당당하게 가서 '애긔야! 사귀자! 내가 잘해줄게!'라는 터프하고 박력있는 A안과 </div> <div>부드럽게 다가가서 우리 오늘부터 사귀는거지? 라는 섬세하고 달콤한 B안 사이에서 난 열심히 사다리를 타고 있었다.</div> <div> </div> <div>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머리를 파묻고 사다리를 타고 있는데, 어느새 썸녀는 공부를 마치고 가방을 정리하고 있었다.</div> <div> </div> <div>근데 뭔가 이상했다. 발랄한 그녀 뒤에 취준생처럼 보이는 아저씨가 떡하니 서서 그녀가 가방정리하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div> <div> </div> <div>나의 명석한 두뇌는 금방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아...친오빠가 밤늦게 위험하니 데리러 도서관까지 왔구나. 역시 화기애애한 가족애인걸....</div> <div> </div> <div>이라고 생각하는 찰나,</div> <div> </div> <div> </div> <div>"저...오빠...나 남친이 데리러 와서 가는데, 오빠두 낼 시험 잘 보고. 다음에 봐~갈게~~"</div> <div> </div> <div> </div> <div>라고 썸녀가 거지에게 적선하듯이 툭 내뱉고 가버렸다.</div> <div> </div> <div>.</div> <div>.</div> <div>.</div> <div> </div> <div>잠깐의 정적 후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그리고 난 울었다. 썸이 아니라서 운 것이 절대 아니었다. 막차를 놓친 것에 대한 회한이었으리라...</div> <div> </div> <div>그 날 나는 신천대로를 질러 집까지 3시간 동안 걸어갔어야 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아...참고로 회계학원리는 C+을 받았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출처 10년 전 내 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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