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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gomin_720947
    작성자 : 기브러브
    추천 : 7
    조회수 : 389
    IP : 121.130.***.205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3/06/03 16:16:45
    http://todayhumor.com/?gomin_720947 모바일
    오늘 제 마음 속에서 잃어버린 무언 가를 찾은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힘든 일주일이 시작된 월요일을 다들 잘 시작하셨는지요.

     

    전 이십대 중반의 학생입니다. 학교 외 공부 할 것 때문에 집은 지방에 있지만 현재 서울에 와서 공부 중이에요.

     

    고민 게시판을 따로 찾아와서 글을 남기거나 다른 분들이 쓰신 글들을 챙겨보지는 않았지만

     

    베스트 게시판에서 만날때마다 같은 하늘아래 각자 다른 사람들이 다르게 살아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글쌔요.. 제가 방금 겪은 일은 그리 충격적이지도 않고 큰 감동이지도 않지만 그저 오늘 제가 받은 느낌을

     

    어디엔가 적어보고 기념하고 싶어서 글을 써보려고 해요.

     

    학원을 마친뒤 지하철을 타고 현재 거주하는 곳 역에 내려서 터벅터벅 걸어오고 있었어요.

     

    월요일이면 주말에 고향에 내려가 빨래도 한번에 하고 필요한 짐을 챙겨야해서 큰 쇼핑백에 물건들을 챙겨오곤 해요.

     

    오후 두시반 정도 였는데 날은 무지하게 덥더라고요. 책이 잔뜩 들은 가방은 무겁고 커다란 쇼핑백을 들고 걷고 있자니

     

    땀도 나고 햇빛은 강해서 저절로 눈쌀이 찌뿌려졌어요. 지금 살 고 있는 곳에 가려면 큰길을 따라 가다가

     

    골목길로 빠져야하는데요 나무 그늘도 없고 지열때문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더군요.

     

    지다다니는 사람들 몇몇을 지나서 건물쪽으로 들어가려는 참에 어떤 할아버지가

     

    " 젊은이, 좀 도와줘" 라고 크게 부르시더라고요.

     

    그 분쪽을 바라보니 흰머리의 할아버지가 몸이 불편하신지 전동카에 앉으셔서 땀을 뻘뻘 흘리고 계시더라고요.

     

    그런데 행색이 초라해보이시고 옷도 꾀죄죄하셔서 선뜻 마음이 내키질 않았어요.

     

    요즘 세상도 흉흉하고 길거리에서 조심하라는 말도 자주 들었기에 더 안좋은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 할아버지가 한 번더 부르시고 나서야 백주 대낮에 무슨 일 있겠어? 하는 마음으로 다가 간것 같습니다.

     

    그러자 그 할아버지가 다짜고짜 제가 들고 있는 짐을 전동카 발받이 쪽에 내려놓으라고 하시더군요.

     

    여기서 또 혹시 이 할아버지가 내 물건에 손을 대려나? 하는 나쁜 마음이 들어 굳이 길 옆에 짐을 내려놓고

     

    무슨 일이 냐고 물어봤어요.

     

    전동차가 시동이 안걸려서 큰길 까지만 밀어달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내려놓았던 쇼핑백을

     

    어깨까지 메고 밀어 드렸습니다.

     

    얼마 안되는 거리였지만 다 밀어 드리고 가보겠다고 인사 드리니 고마워요.. 고마워요...

     

    몇번이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아니라고 괜찮다고 고생하시라고 그랬는데도 계속 고맙다고 하시길래

     

    멋쩍은 웃음 지으면서 도망치듯이 뒤돌아왔어요.

     

    그렇게 다시 걸어오는데 불현듯 마음이 불편해지기 시작했어요. 언제부터 어르신 도와드리는 것을

     

    이렇게 재고 의심하고 꺼려했는지요. 제 기억엔 웃으면서 할머니 할아버지를 도와드리던 어렸을때의

     

    제 모습만이 떠오르는데 어느샌가 저도 모르는 사이에 제 자신이 각박해져있었더라고요..

     

    그 할아버지 땡볕에서 고장나서 움직이지 않는 전동차와 씨름하며 땀도 많이 흘리셨을텐데.. 제게 고맙다고 재차 말씀하신거

     

    보면 지나다니던 분들에게 도움 요청도 해보신 것 같았는데... 또 큰길 쪽에 초등학교가 있어서 손자나 손녀 딸

     

    마중나가러 가신듯 싶기도 하더라고요. 이런 마음에 돌아오는 발길이 가볍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래도 이제라도 깨달았으니 어렸을적의 순수한 마음으로 되돌아 가야겠죠 ㅎ

     

    쓰고나니 별 내용 없는 글이네요...ㅎㅎ 마음 따뜻하신 오유분들은 저와 달리 일말의 고민 없이 선의를 베푸실 거라 생각해요.

     

    비싼 학원비 내가면서 배우는 것 보다 중요한 것을 오늘 얻은 것 같습니다. 이번 주 내내 덥다고해요 건강 잘 챙기시고 행복하시길 빌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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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6/03 16:18:33  203.226.***.198  뀨잉꾸윙  117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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