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안녕하세요. 힘든 일주일이 시작된 월요일을 다들 잘 시작하셨는지요. </p><p> </p><p>전 이십대 중반의 학생입니다. 학교 외 공부 할 것 때문에 집은 지방에 있지만 현재 서울에 와서 공부 중이에요.</p><p> </p><p>고민 게시판을 따로 찾아와서 글을 남기거나 다른 분들이 쓰신 글들을 챙겨보지는 않았지만 </p><p> </p><p>베스트 게시판에서 만날때마다 같은 하늘아래 각자 다른 사람들이 다르게 살아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p><p> </p><p>글쌔요.. 제가 방금 겪은 일은 그리 충격적이지도 않고 큰 감동이지도 않지만 그저 오늘 제가 받은 느낌을 </p><p> </p><p>어디엔가 적어보고 기념하고 싶어서 글을 써보려고 해요.</p><p> </p><p>학원을 마친뒤 지하철을 타고 현재 거주하는 곳 역에 내려서 터벅터벅 걸어오고 있었어요.</p><p> </p><p>월요일이면 주말에 고향에 내려가 빨래도 한번에 하고 필요한 짐을 챙겨야해서 큰 쇼핑백에 물건들을 챙겨오곤 해요.</p><p> </p><p>오후 두시반 정도 였는데 날은 무지하게 덥더라고요. 책이 잔뜩 들은 가방은 무겁고 커다란 쇼핑백을 들고 걷고 있자니</p><p> </p><p>땀도 나고 햇빛은 강해서 저절로 눈쌀이 찌뿌려졌어요. 지금 살 고 있는 곳에 가려면 큰길을 따라 가다가</p><p> </p><p>골목길로 빠져야하는데요 나무 그늘도 없고 지열때문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더군요.</p><p> </p><p>지다다니는 사람들 몇몇을 지나서 건물쪽으로 들어가려는 참에 어떤 할아버지가 </p><p> </p><p>" 젊은이, 좀 도와줘" 라고 크게 부르시더라고요.</p><p> </p><p>그 분쪽을 바라보니 흰머리의 할아버지가 몸이 불편하신지 전동카에 앉으셔서 땀을 뻘뻘 흘리고 계시더라고요.</p><p> </p><p>그런데 행색이 초라해보이시고 옷도 꾀죄죄하셔서 선뜻 마음이 내키질 않았어요. </p><p> </p><p>요즘 세상도 흉흉하고 길거리에서 조심하라는 말도 자주 들었기에 더 안좋은 마음이 들더라고요.</p><p> </p><p>그 할아버지가 한 번더 부르시고 나서야 백주 대낮에 무슨 일 있겠어? 하는 마음으로 다가 간것 같습니다.</p><p> </p><p>그러자 그 할아버지가 다짜고짜 제가 들고 있는 짐을 전동카 발받이 쪽에 내려놓으라고 하시더군요.</p><p> </p><p>여기서 또 혹시 이 할아버지가 내 물건에 손을 대려나? 하는 나쁜 마음이 들어 굳이 길 옆에 짐을 내려놓고</p><p> </p><p>무슨 일이 냐고 물어봤어요. </p><p> </p><p>전동차가 시동이 안걸려서 큰길 까지만 밀어달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내려놓았던 쇼핑백을 </p><p> </p><p>어깨까지 메고 밀어 드렸습니다. </p><p> </p><p>얼마 안되는 거리였지만 다 밀어 드리고 가보겠다고 인사 드리니 고마워요.. 고마워요...</p><p> </p><p>몇번이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아니라고 괜찮다고 고생하시라고 그랬는데도 계속 고맙다고 하시길래 </p><p> </p><p>멋쩍은 웃음 지으면서 도망치듯이 뒤돌아왔어요.</p><p> </p><p>그렇게 다시 걸어오는데 불현듯 마음이 불편해지기 시작했어요. 언제부터 어르신 도와드리는 것을</p><p> </p><p>이렇게 재고 의심하고 꺼려했는지요. 제 기억엔 웃으면서 할머니 할아버지를 도와드리던 어렸을때의</p><p> </p><p>제 모습만이 떠오르는데 어느샌가 저도 모르는 사이에 제 자신이 각박해져있었더라고요..</p><p> </p><p>그 할아버지 땡볕에서 고장나서 움직이지 않는 전동차와 씨름하며 땀도 많이 흘리셨을텐데.. 제게 고맙다고 재차 말씀하신거</p><p> </p><p>보면 지나다니던 분들에게 도움 요청도 해보신 것 같았는데... 또 큰길 쪽에 초등학교가 있어서 손자나 손녀 딸</p><p> </p><p>마중나가러 가신듯 싶기도 하더라고요. 이런 마음에 돌아오는 발길이 가볍지만은 않았습니다. </p><p> </p><p>그래도 이제라도 깨달았으니 어렸을적의 순수한 마음으로 되돌아 가야겠죠 ㅎ</p><p> </p><p>쓰고나니 별 내용 없는 글이네요...ㅎㅎ 마음 따뜻하신 오유분들은 저와 달리 일말의 고민 없이 선의를 베푸실 거라 생각해요.</p><p> </p><p>비싼 학원비 내가면서 배우는 것 보다 중요한 것을 오늘 얻은 것 같습니다. 이번 주 내내 덥다고해요 건강 잘 챙기시고 행복하시길 빌게요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