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정형외과동에 입원을 했는데 간호사들이 아무리 봐도 내 동년배이다.
다들 젊고, 날씬했다.
그런데 여기서 사흘을 지내보니 간호사들이 그렇게 젊고 날씬할 수 밖에 없었다..
정형외과동이다 보니 입원환자중 나처럼 팔팔한 나이대의 환자는 없으며 대부분은 아재소리를 듣기에 훨씬 지난 나이들이었고, 그중엔 꼰대도, 할배도 있었다.
어떤 꼰대는 간호사의 담당 업무가 아닌 일을 하라고 강요하고 자신의 맘에 들게 하지 않는다고 짜증낸다. 간호사는 이전에 담당의가 해놓은 것 그대로 따라서 처치해주고 있으나 자신의 주장대로 하라고 월권을 강요하고 이후 일어날 일은 자신이 책임진다는 말도안되는 개소리를 내뱉는다. 사고가 나면 목이 잘리는건 간호사일게 뻔한데.
다른 할배는 자신에게 처방한 의료가 못미더운지 자꾸 내과 의사를 불러오란다. 당신의 상태는 외과가 담당해야한다고 아무리 말을 해도 고집을 부린다. 지가 내과로 박사학위라도 딴 권위있는 의료인이라도 되는건지 외과의사가 아무리 설명을 해줘도 알아처먹을 생각이 단 하나도 없다.
병상에 누워있는건 나지만 나의 상태는 호전될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간호사들이 이런 진상들에게 받는 스트레스는 전혀 나아질 리가 없다.
그렇게들 말안통하는 진상에게 항상 시달리니... 다들 적당한 커리어만 쌓아서 나갈테고, 그래서 다들 젊을수 밖에 없었다. 일은 힘들고 진상들에게 스트레스를 받으니 사람이 날씬한게 아니라 야위어진 것이었다...
학교에 진로로 간호사를 희망하는 고삼들에게 얘기해줄만한 이야기가 뭐 있을까? 간호사들에게 물어보려고 했는데... 이제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될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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