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개월 전에 부서에 신입 여사원이 들어왔는데
객관적인 기준에서도 꽤나 이쁜 외모의 갓 대학을 졸업한 사회 초년생입니다.
당시 부서에 여직원이 4~5명이나 있었는데도 평소 그런 분위기가 전혀 없었는데
그 신입사원이 오자마자 모든 남자 직원들이 술렁거리며 들뜬 분위기가 감지될 정도로..
그런데 마침 제가 속한 팀이 아닌 다른 팀에 지원을 나가있는 상황이었는데
그쪽 팀장님이 하도 엄살을 부려서 별 필요도 없는데 형식상 차출된거라 할일도 딱히 없었습니다.
하여 그 신입사원 교육을 당분간 제가 맡아 사수, 부사수가 되어 업무를 가르쳤는데요
다른 남자 직원들의 부러움 섞인 질투의 시선을 온몸에 받으면서도
정작 저는 '저분과 내가 연결될 확률은 올해 한화가 PO진출 확률보다 낮다'라는 결론을 내리고
회사 전화를 "여보세요"하고 받는 이분을 어디까지 가르쳐줘야 할까에만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참고로 전 남성 동료들과는 시끌벅쩍하게 수다를 떠는데 유난히 여성앞에선 굳어져서
예를 들면 "야구 좋아하시나 봐요?"하고 물어보면 보통 "네 응원하시는 팀 있으세요?"하고 대화를 이어가는데
전 "어지간한 남자들은 다 야구 좋아해요"라고 대답하는 바람에
한때 여직원들 사이에서 재수없다는 평가까지 받았었습니다..
가뜩이나 다른 회사에서 이직해 온 입장이라 스스로 '이방인'이라는 느낌을 받는데
다행히도 동료 직원이 "쟨 4가지 없는애가 아니라 여성앞에선 뇌가 굳어서 그러는 거임"라고 해명해줘서
이제는 제가 저딴 식으로 대답해도 어지간하면 웃으면서 넘겨줍니다..-_-
이에 반해 신입 사원은 성격도 명랑하고 쾌활해서 먼저 부지런히 말도 걸어주고
남자 직원들 마음만 새까맣게 태울 정도로 밝은 분이시더군요
아무튼 전화 응대부터 서류 양식까지 교육하면서 모르는거 있으면 어려워말고 언제든 물어보라고 했더니
한번은 같이 경기도 광주에 있는 물류 창고에 가면서도 그분은 질문만 하고 전 대답만 하고...
그렇게 몇주 지내다가 제가 원래 소속되어 있던 팀으로 복귀하게 되었는데
또 저한테 질문하러 오길래 "저 이제 이팀 아니에요. 앞으론 OO씨에게 물어보세요"라고 인계했는데
그 후로도 여러번 저한테 물어보러 오더군요....;
근무하는 팀이 갈리니까 회사 내에서 자주는 마주치지만 예전만큼 대화를 오래 나눌 정도는 못되었죠
지금부터가 본론...-_-a
어제부터 몸이 안좋고 정신적으로도 힘든 일이 있어서
팀장님하고 저랑 가장 친한 동료에게만 말하고 오늘 하루 병가를 내고 집에서 쉬었습니다
저녁 즈음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길래 안받았더니 곧이어 문자 한통이 와서 보니까
-병가 내셨던데 많이 아프세요?
..라고 왔더군요
누구냐고 물어보니까 그 신입 사원입니다
지금 목도 잠겼고 제 폰은 011이라(이나이에 무려 Ting요금제) 카톡도 안되고 문자만 주고 받았는데요
-병원은 가보셨어요?.....라고 묻길래 그정도는 아니라고 했습니다
-약은 드셨어요?.....라고 묻길래 병원을 안가서 약도 없다고 했습니다
-내일도 결근하세요?......라고 묻길래 오늘 자보고 상태 봐서 결정하겠다 했습니다.....실은 안가려고 했는데;
-지금 동료들이랑 고기 먹으러 가는데 오실수 있으세요?....라고 하길래 물도 겨우 삼킨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패턴이 항상 그렇듯이 그분은 질문만 하고 전 대답만 하고
도무지 이 대화가 끝날 기미도 안보이길래
얼떨결에
이제 저 좀 가만히 놔두세요
라고 문자를 보내 버렸네요
......답장 안옵니다....
내일도 결근할 생각이었는데 아무래도 출근해야 할 것 같습니다...
-펌-
-중복검사 발로도안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