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얘기를 하기 전에 먼저 학교에 대한 얘기부터 할게요. 저희 학교는 서대문 형무소 뒷산에 있어요.
서대문형무소에서 고문하다 죽으면 뒷산에 갖다 몰래 잔뜩 묻은 건 알고 계시죠?
그래서 저희 학교 공사할 때 해골이 엄청 나왔대요.
초기에는 학교 뒤에 가서 땅만 파도 해골이 나온다는 소리가 있을 정도로 많았대요.
1기 때 무서운 일이 많았어요. 당시에는 기숙사가 없어서 학교 본관 빈 교실에 침대를 들여놓고 잤대요.
어느날 한 남학생이 아침에 기절한 채로 화장실에서 발견 되었어요.
전날밤 새벽에 화장실에 갔다가 귀신을 보고 기절했대요.
이후에도 귀신을 보는 사람이 많았고 그래서 사람을 불러다 물어보니 땅에 음기가 너무 강하다고 했어요.
그래서 양기를 불어넣으려고 남근석 비슷한 걸로 교훈 비를 세우고, 음기를 누르려고 크고 못생긴 돌을 또 놓았어요.
그 돌은 아직도 있고 '1기 기증'이라고 새겨져 있어요.
처음에는 그냥 무서우라고 하는 소리겠지 했어요. 그런데 이제는 진짜인 것 같네요.
먼저 밤늦게까지 학교에 계시던 선생님이 체육관에 갔다가 어떤 할아버지를 봤어요. 근데 분명 정문에 경비아저씨도 있고 그시간에 학교에 들어올 이유가 없거든요. 게다가 하얀 옷을 입고 있었다네요.
저도 이상한 걸 자꾸 봐요. 계단을 올라가다가 검은 게 층 안쪽으로 들어가길래 봤더니 아무도 없었어요. 자습실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뒤에 누가 따라 들어오더니 뒤돌아보니 사라졌어요.
얼마전에는 기숙사에서 무서운 가위도 눌렸네요. 자려는 참이 아니고 12시 반에 잠들어서 한참 자고 있는데 1시 40분에 가위에 눌렸어요.
"무서운 얘기 해줄까"라는 속삭임이 들렸어요. 그래서 "아니"라고 말하려고 했으나 이미 가위에 눌린 걸 깨달았죠. 그순간 엄청난 비명이 귀를 찌르는 거에요. 여자 남자 비명이 섞인 것 같기도 하고 어찌 들으면 사람 비명 소리랑은 좀 다르기도 했죠.
다시 잤는데 또 가위에 눌렸어요. 이번에는 3중 가위였어요. 이런건 듣도 보도 못했는데... 필사적으로 몸부림을 쳐서 깨고나면 그것도 꿈속이었고 이어서 가위에 눌렸어요. 그날은 정말 무서웠습니다.
그런데 귀신 보고 가위눌리는 게 저만이 아니라더군요. 그전엔 안그러다가 올해 2학기 들어서 그러는 것도 똑같았습니다.
갑자기 왜 그럴까요? 학교가 정말 무서워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