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저는 친구가 없습니다.</p><p>있다고 해봤자... 한 학교에 친구라고 할 수 있는 녀석은 겨우 둘뿐이네요.</p><p>근데 한명은 약한 중2병에 덕후고, 다른 한명은 중증 중2병입니다...</p><p>그리고 저도 중2병이고요.</p><p>편의상 약한 중2병을 친구1, 중증 중2병을 친구2로 줄이겠습니다.</p><p>아무튼, 제가 소개할 녀석은 친구 2인데...</p><p>이 녀석이 진짜 심각하게 사람을 불신합니다.</p><p>그게 어느정도인지를 보여주는, 가장 최근의 예시를 들어보자면...</p><p>제가 역 앞에 놀러갔다가 집으로 향하는길에 친구 2와 함께 걸어가고 있는데...</p><p>웬 구걸을 하고 계시는 분이 계시는겁니다.</p><p>구걸하시는 분은 웬지 구슬픈 분위기의 노래가 흘러나오는 오디오를 가지고 바닥에 누워계셨고요.</p><p>저는 웬지 동전이라도 하나 드리고 싶었지만,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고 실행은 안하는 위선자 타입인지라 그냥 지나쳐버렸습니다.</p><p>그 분을 지나친 직후, 저는 제 자신에 대한 변명을 하고싶어서였는지, 저는 혼잣말로 이렇게 중얼거렸습니다.</p><p><br></p><p> "하... 저 사람을 보고서 불쌍하다는 생각보다 앵벌이가 아닐까... 생각하는 내가 병신같다."</p><p> "? 무슨 소리야. 그게 당연한거지."</p><p><br></p><p> 그 말을 듣고나니, 소름이 돋았습니다.</p><p> '아... 이놈이 진짜 심각하구나.'</p><p> 이런 생각이 들을 정도였습니다.</p><p>생각해보면, 이녀석은 저와 친구1놈을 제외하곤 소통이 없었습니다.</p><p>이것 역시도 인간 불신 때문이겠지요.</p><p>사실, 생각해보면 저 역시도 여성에 대한 맹목적인 증오와 불신에 시달린 적이 있었습니다.</p><p>뚱뚱했던 제 외모를 보고 끝도 없이 비난하고 조롱하던 그 기억 때문이었지요.</p><p>하지만, 다행히 저는 그런 여자애들과는 다른, 뚱뚱했던 저를(물론 지금도 뚱뚱하지만서도...) 돼지새123끼가 아닌 한명의 사람으로서 대접을 해 준 그때 그 경험 덕분에 불신과 증오를 지울 수 있었습니다.</p><p>하지만 제 친구는... 그게 되지 않았습니다.</p><p>아니, 저보다 더 심할 지경입니다.</p><p>여자를 넘어서 남자까지도 불신합니다. 저와 처음 만난지 몇개월 안된 고등학교 초기에는 자해행위까지 했습니다.</p><p>지나치게 주관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또한 지나치게 개인적으로(자신에게 이익이 되도록)행동합니다.</p><p>...이 친구를 어찌하면 좋을까요...</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