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어째서일까? 김경민은 조명이 비춰지는 무대 위에서 구미호와 함께 서있었다. 그리고 구미호는 군중들의 앞에서 내 손에 쥐여진 개 목줄을 차고선 다소곳하게 앉아있었고 말이다. 살짝 슬픈 눈매로 자신을 바라보는 구미호를 보며 김경민은 그 구미호가 무척이나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기운없이 기울어진 귀를 곧게 세워주고 싶었다.</div> <div> 하지만 어째서였을까? 김경민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은 전혀 다른 무언가였다.</div> <div><br /></div> <div> "말해라 구미호! 난 감자크로켓을 좋아한다고 말해!"</div> <div> "마, 말하면 됩니까?"</div> <div> "흐흐... 물론이지. 그럼 이 개 목줄도 풀어주고 감자크로켓을 핥게 해주겠다."</div> <div> "허나 거절한다."</div> <div><br /></div> <div> 그리곤 구미호는 갑자기 제자리에서 도약하여 스틱키 핑거즈 -브루노 부첼라티의 스탠드. 사람의 몸, 혹은 다른 사물을 타격하여 타격 지점을 지퍼로 만든다. 물론 그 지퍼는 열 수도, 닫을 수도 있다.- 를 꺼내고는 내게 오라오라 러쉬를 날렸다.</div> <div><br /></div> <div> "아리아리아리아리아리아리아리아리아리! 아리베데르치!"</div> <div><br /></div> <div> 어느새 김경민의 시선은 무대 밖, 관중석에 자리잡고 있었다. 그는 마구잡이로 나뉘여져버린 자신의 몸이 「타는 쓰레기는 월·수·금」이라 적힌 무척이나 기분나쁜 쓰레기차의 쓰레기 더미의 위에 뿌려지기 직전의 상황에 처했고, 그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김경민은 GER -골드 익스피리언스 레퀴엠. 진실을 지우는 능력을 지녔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어떤 수식의 결과물로 4444가 나온다면 GER을 사용했을때 수식을 쓰기위해 필요한 자연수나 숫자를 쓰는 행위에조차 도달하지 못하게 만드는 무척이나 유치하고 치사한 능력.- 을 이용하여 없었던 일로 만들곤 구미호에게 반격했다.</div> <div><br /></div> <div> "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div> <div><br /></div> <div> 그리고 구미호가 평소에 입고 다니던 흰 소복 -좋게 봐줘서 흰색의 소복이지, 완전 넝마가 따로없는데다가 때가 타서 회색에 가까웠다.- 이 갈갈이 찢어지면서 알몸이 되기 직전, 내게 있었던 모든 일들이 꿈이었음을 깨닫곤 잠에서 깨어났다.</div> <div><br /></div> <div>-</div> <div><br /></div> <div> 잠에서 깨어나니 빌어먹게 예쁜 요물 계집애가 보인다. 잠을 잘 곳이 없어서 옷장 속에 황금장방형의 구멍을 내 놓고는 그 속에 들어가서 잠을자고 있었지만.</div> <div><br /></div> "으으.... 제기랄. 터스크 Act 3의 황금 회전의 구멍에서 잠을 잔다는 발상을 한 나도 정말 나다." <div><br /></div> <div> 어느새 깨어나보니 아침이다. 김경민은 자신이 만들어낸 회전의 구멍 속에서 이제 막 일어난 참이었다. 김경민은 자신의 굳어버린 자신의 몸을 풀며 황금장방형의 구멍에서 벗어나 종이에 그 회전을 옮겨서 소멸시키며 중얼거렸다.</div> <div><br /></div> <div> "끔찍해. 내가 어쩌자고 저 빌어먹을 요물 계집애를 내 집에서 살게 할 생각을 했는지 몰라."</div> <div><br /></div> <div> 생각같아선 저 흰 털뭉치같은 꼬리를 뽑아버리고 싶었지만 막상 하려고 스탠드의 팔을 뻗으니 용기는 물론이거니와 의지도 바닥을 쳤다. 결국에 김경민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집 밖으로 나가는 것 뿐이었다.</div> <div> 아직 쌀쌀한 1월의 날씨에 김경민은 자신의 몸을 감싸고는 근처의 편의점으로 향했다. 식사는 구미호가 준비를 해준다고는 했지만 저 요물 계집애가 제대로 된 무언가를 해줄거란 보장이 없었다.</div> <div><br /></div> <div> "정환이놈... 아니, 쟈이로놈 집에 보내버릴까? 그 여자에 굶주린 짐승놈은 아마 무조건 데려갈텐데."</div> <div> "저... 저↘기↑요↓오→. 말씀좀 여쭈어보려고 하↗는데↘요오오↗?"</div> <div><br /></div> <div> 뭐야 이 엄청 어색한 한국말은.</div> <div> 김경민은 어색한 한국어의 출처를 찾아 고개를 돌렸고, 그곳엔 모자를 푹 눌러쓴 검은 생머리의 아리따운 아가씨가 서있었다.</div> <div><br /></div> <div> "뭐, 뭐죠?"</div> <div> "사...사↗람을↘ 찾↘고 있는데 말이죠오오오→."</div> <div><br /></div> <div> 요즘 들어서 왜 이렇게 사람을 찾는 사람이 많아?</div> <div> 하지만 여자에겐 친절한 김경민이란 호구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남자는 불편함을 딛고서 그녀를 돕고자 한다.</div> <div><br /></div> <div> "어떻게 도와드리면 되죠?"</div> <div> "아↓... 사↑진이 있기는↘ 한데↓.... 보↘여→드릴까요↗?"</div> <div> "사진이요? 좋네요. 보여주시면 제가 아는 사람중에 있나 살펴보지요."</div> <div><br /></div> <div> 구미호 때와는 달리 수월하게 풀릴 것 같다. 그때는 훌쩍이고 아무것도 하질 않아서 곤란했는데.</div> <div> 김경민은 사진을 받아들고 확인을 했다. 그리고 그 사진엔 김경민의 집에서 잠을 자고 있는 구미호의 모습이 보였다.</div> <div><br /></div> <div> "어?!"</div> <div> "푸훗. 예상했던 반응이로군. 그럼 죽어라."</div> <div><br /></div> <div> 갑작스럽게 어색했던 한국말도 고쳐지면서 여자가 김경민을 향해 손을 시계방향으로 회전시켜, 마치 팔을 내던지듯 공격했다.</div> <div><br /></div> <div> "The Hero!!"</div> <div><br /></div> <div> 시간은 정지했다. 김경민은 1분의 시간을 버는데 성공하였다. 생각같아선 지금 당장 이 계집애에게 터스크 Act 4의 탄환을 꽂아 죽었다고 후회할 시간조차 주기 싫은게 지금 그의 기분이었으나 이 여자에겐 물어볼 것이 있었기에 그만두고 거리만 조금 벌렸다.</div> <div><br /></div> <div> "The Hero. 저 계집애가 낀 장갑을 폭탄으로 만들어라."</div> <div><br /></div> <div> ...일단은 안전장치는 만들고 말이다.</div> <div><br /></div> <div> "시간은 흐르기 시작한다."</div> <div><br /></div> <div> 시간은 다시 흐르기 시작하였고 검고 긴 생머리의 여인의 공격은 빗나갔다. 말도 못할 엄청난 굉음과 함께.</div> <div><br /></div> <div> 부후웅!</div> <div><br /></div> <div> 맙소사. 어떻게 무엇을 하면 저런 소리가 날 수 있단 말인가? 팔을 휘두르는 것 만으로 저런 괴기스러운 소리가 나다니. 물론 지금 상황이 가장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검은 머리 여자였고, 여자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div> <div><br /></div> <div> "재미...있네. 과연, 구미호의 반려인의 수준이라면 이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건가?"</div> <div><br /></div> <div> 구미호를 알고 있군. 더욱더 살려놔야겠는걸? 그럼 장갑에 닿은 저 여자를 폭발시켜 지워버리는건 그만두고 손만 터트려버려야 하나? 아니지. 그건 그것 나름대로 기분이 나쁜데. 손이 터져셔 고통스러워 한다니. 너무하잖아. 그럼 다른 능력 뭐 없나? 일단 대등하게 싸울 수단... 그런게 필요한데....</div> <div> 하지만 지금의 김경민에겐 저 여자를 압도할 수단은 있어도 대등히 싸울 수단은 없었다.</div> <div><br /></div> <div> "흠. 없으면 만들면 되지. 저 여자 따윈 홀 호스의 능력 정도면 충분하겠는걸."</div> <div> "무슨 소릴 하는거냐?"</div> <div> "보면 알아. 엠퍼러!"</div> <div><br /></div> <div> 김경민은 언제나 그리하였듯이 무언가의 필요성을 인식함으로써, 그것을 만들어냈다. 처음 그에게 아무런 능력도 없는 스탠드인 The Hero가 생겨났을 때 처럼. 그리고 그의 손에는 소총이 한자루 쥐여져있었다.</div> <div><br /></div> <div> "연사가 가능한 기관총이면 너 정도는 끝이지."</div> <div> "초, 총?! 뭐 아무래도 좋아. 그 따위 무기론 날 이길 수 없다는걸 알려주겠다 인간!"</div> <div> "오호라. 너도 요물이었냐? 뭐 됐다. 족치고 나서 천천히 알아가주마. 일단 좀 맞아라!"</div> <div> "이익! 이 건방진!"</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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