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다음날. 여전히 등골이 오싹하지만 그 오싹함이 계속되다보니 긴장 상태와 편안히 누워 무릎에 다리를 받쳐놓은 자세를 취하고는 잠시라도 빨리 자신의 눈 앞에 자신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나타나길 빌었다.</div> <div> </div> <div>"그게 뭔지는 몰라도 내가 잡아 족치진 못하더라도 반 병x으로 만들어놓을 자신은 있는데 말이야."</div> <div> </div> <div>그렇게 한참을 기다리고 또 기다리던 김경환은 기다리다 지쳐 그냥 밖으로 나가기로 했다. 대학로에서 놀다가 천천히 기다릴 생각으로 말이다. 혹시나 놀면서 방심하고있던 자신을 노릴 수도 있는데 말이다.</div> <div>그 점을 간과한건지, 아니면 그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할 자신이 있다는 것인지, 김경민은 자신의 친구 신 쟈이로 체페리에게 전화를 걸었다.</div> <div> </div> <div>"야 쟈이로놈아. 놀자."</div> <div>"좋지!"</div> <div> </div> <div>-</div> <div> </div> <div>대학교 1학년 시절, 대학 수업이 끝나면 언제나 pc방으로 달려가던 pc방 죽돌이 듀오 김경민과 쟈이로는 오늘도 어김없이 그 잉여력을 발산했다. 후후 잉여라... 아, 잠시 말이 샜다. 아무튼 10시간동안이나 pc방에서 폐인짓을 하던 두 잉여는 저녁을 때우기 위해 대학로의 변두리에 자리잡은 가게로 향했다.</div> <div> </div> <div>"지금이 아직 휴학시기가 안돼서 이렇게 노는거지, 아니었으면 우리 또 기관단총 쌓였겠다 크크."</div> <div>"기관단총?"</div> <div>"F 학점 말이다. F 학점. 개머리판 집어넣은 기관단총처럼 생기지 않았냐."</div> <div>"비유를 해도 꼭 그런데에다 비교를 하냐 자식아 킥킥."</div> <div>"지도 실실 쪼개는 주제에 말이 많다? 흐흐."</div> <div> </div> <div>도대체 여기의 어디에 웃을만한 요소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둘은 별 시답잖은 이야기로 실실 웃으며 조금 어두컴컴한 골목으로 들어섰다.</div> <div> </div> <div>"흑... 흑... 훌쩍."</div> <div> </div> <div>어디선가 여자 우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것도 무척이나 젊은 아가씨의. 군대에 갔다 와서인지 여자에 굶주린 두 잉여는 아름다운 목소리의 여인의 울음소리를 듣고는 울음소리의 출처를 찾아 정신없이 달렸다. 그리고 그 출처에 도달한 순간, 가로등 아래에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앉아서는 검은색의 캡모자를 쓴 눈처럼 새하얀 긴 생머리의 여자가 엉엉 울고있는 것이 아닌가. 거기에 눈에 맺힌 눈물을 닦기위해 얼굴을 든 그 짧은 순간에 확인한 그녀의 얼굴은 그야말로 절세미인! 두 잉여는 지금 자신들의 두 눈으로 대화를 나누는 듯 하였다.</div> <div> </div> <div>저 아가씨 엄청 예쁜데?</div> <div>내 생각도. 근데 왜 울고있지?</div> <div>몰라 자식아. 중요한건 저 연예인 뺨때리는 아가씨한테 다가갈 기회가 생겼다 이말씀이지.</div> <div> </div> <div>"으허어어엉...."</div> <div> </div> <div>어느새 훌쩍거리는 소리를 넘어 통곡으로까지 발전된 여인의 울음소리를 그치게 하기위해 두 잉여가 나섰다. 물론 작가 본인이 봐도 그 결과는 ASKY로 끝날 것 같지만 저 두 잉여들이 그 사실을 알 리 만무하였고, 쟈이로가 먼저 그녀에게 다가서서 물었다.</div> <div> </div> <div>"저기요 아가씨."</div> <div>"으흑... 훌쩍.... 예?"</div> <div>"이런 어두컴컴한 곳에서 아가씨 혼자서 뭐하세요. 위험하시게."</div> <div>"훌쩍... 사람을 찾고 있는데... 훌쩍... 어떻게 해도 찾을 기미가 보이질 않아서 그래요. 훌쩍."</div> <div> </div> <div>사람을 찾는다...라. 아무래도 두 잉여가 도와줄 방법은 없는 듯 싶었지만 그래도 포기할 순 없었기에 무슨 말을 해야할지 궁리하며 그녀의 곁을 떠나지 못하던 둘은 그녀가 하소연을 들어주었다.</div> <div> </div> <div>"한 평생을 그놈 잡으려고 살아왔는데... 그놈 만나보려고 살아왔는데... 대학이니 뭐니 다닌답시고 여기로 도망쳤다고 들어서 집 주소까지 묻고 물어 겨우 찾아갔더니 몇시간을 기다려도 돌아오질 않으니... 으흑...."</div> <div> </div> <div>울음이 섞여서 발음도 부정확한 그녀의 하소연을 천천히 듣던 김경민은 대학이라는 단어를 듣고 혹시나 싶어 물었다.</div> <div> </div> <div>"대학? 혹시 SPW 대학 말인가요?"</div> <div>"예. 그걸 어떻게 아세요?"</div> <div>"그거야 뭐, 이 근처에 대학이라곤 거기 말고 더 있겠나요? 그리고 저흰 거기 재학생이고요."</div> <div> </div> <div>그 말에 여자는 화색하여 절실한 표정으로 김경민에게 물었다.</div> <div> </div> <div>"그, 그럼 혹시 김경민이라는 사람이 어디 사는지 아세요? 꼭 찾아야만 해요!"</div> <div> </div> <div>김경민은 깜짝 놀라 잠시 자신의 절친에게 고개를 돌려 다시금 눈으로 나누는 대화를 시도했다.</div> <div> </div> <div>야 이건 또 뭔 황당한 경우냐? 김경민이 그렇게 흔한 이름이냐?</div> <div>몰라 이 자식아. 그건 그렇고, 너 이런 절세미인이랑 뭐 엮일 일이 있냐?</div> <div>그런게 있으면 내가 너랑 같이 pc방 죽돌이짓을 하겠냐?</div> <div>하긴....</div> <div> </div> <div>김경민은 마음을 가다듬고서 그녀에게 물었다.</div> <div> </div> <div>"이봐요 아가씨. 혹시 그 김경민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뭐 정확히 아는거 있어요?"</div> <div>"훌쩍... 그게.... 2학년이었던가? 어떤 학과인지는 이름이 어려워서 기억이 잘 나지는 않는데, 아무튼 그래요. 아 참! 사진이니 뭐니하는 그림이 있는데! 혹시나 봐주실 수 있...."</div> <div> </div> <div>갑자기 그녀가 정색하며 천천히 일어섰다. 그리곤 김경환의 양 뺨에 두 손을 얹듯이 어루만지고는 가로등의 불빛의 역광때문에 보지 못하였을 그의 얼굴을 천천히 살폈다.</div> <div> </div> <div>"김... 경환?"</div> <div>"예?"</div> <div>"네가... 김 경환이 놈이냐?"</div> <div> </div> <div>싸아아...!</div> <div> </div> <div>잠시 잊고있던 감각이 다시금 생생히 그의 등골을 스쳤다. 그를 그녀의 얼굴이 바뀌었다. 슬픈 얼굴에서 분노에 찬 얼굴로.</div> <div> </div> <div>"김경화아아아안-!!"</div> <div> </div> <div>그녀가 모자를 벗어던지더니 그를 향해 뛰어들었다.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상황에 김경환은 너무도 놀랐지만 그는 비명을 지를 새도 없이 그녀의 접근을 허락했고, 그제서야 그의 눈에는 그녀의 정수리의 양 옆에 있는 매력포인ㅌ...아니, 하얀 여우의 귀가 보였다.</div> <div>여자는 그의 안면에 주먹을 꽂아주기위해 허리를 시계방향으로 살짝 꺾고 주먹을 단단히 쥔 오른쪽 팔의 팔꿈치를 뒤로 당기며 외쳤다.</div> <div> </div> <div>"이 자식아! 어렵사리 잡아놓은 집이라면 좀 그 집에서 지내고 있으라고!!"</div> <div> </div> <div>그리곤 허리를 반시계방향으로 꺾으며 당겼던 팔을 마치 활시위 놓듯이 내지르며 그에게 주먹을 꽂아넣었다.</div> <div> </div> <div>"기, 김경민!"</div> <div> </div> <div>쟈이로가 다급히 외쳤지만 늦었다, 김경민은 당황한 탓이었는지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은 채 벙찐 얼굴을 하고는 가만히 서있을 뿐이었다.</div> <div> </div> <div>휙!</div> <div> </div> <div>"엥?"</div> <div> </div> <div>순간, 김경민이 사라졌다. 그 바람에 그녀의 혼신의 일격(?)은 무효를 넘어 손실에 가까운 행위가 되어 그녀는 무게중심을 잃고 바닥에 엎어져버렸다.</div> <div> </div> <div>"꺄악!"</div> <div> </div> <div>김경민은 어느새 그녀의 등 뒤에 서있었다. 그리고 김경민은 그녀를 내려다보며 말했다.</div> <div> </div> <div>"네가 그 오싹함의 출처였구나?"</div> <div> </div> <div>그녀, 아니 구미호는 그가 자신의 등 뒤에 있음을 깨닫고는 묘기 부리듯 튀어올라 자리에 서서는 그의 목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어느새 대치상황에 이르게 된 둘을 바라보며 쟈이로가 중얼거렸다.</div> <div> </div> <div>"드디어 제대로 볼 수 있겠구만. 김경민의 스탠드 「The Hero」...! 밑도 끝도 답도 없다는 죠죠 덕후인 나를 떨게만든 놈의 스탠드를!"</div> <div>"사람 싸우는데 집중 안되게 그러지 말아. 쟈이로 네가 무슨 스피드왜건이냐?"</div> <div>"미안."</div>
근데 저 둘은 도대체 눈으로 나누는 대화를 어떻게 저렇게 정확히 나누는거지?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