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기분이 좋지 않아 편한 잠을 갈구했다. 이상하게도 꿈속에서도 현실의 기분이 반영되어, 뭘 해도 의욕이 없었다. 그냥 들판 한 가운데에 눌러앉았다.
울적해서 멍하니 앉아있는 나의 옆에 누군가가 옷자락 스치는 소리를 내며 다가왔다. 그 인기척에 누군가 하고 뒤를 돌아보았다.
?
소나였다.
말없이 햇살같은 미소를 지으며 게임에서 보았던 자신의 악기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특이하게도 그 소리가 콘서트장에서 하는 것처럼 울렸다. 꿈이라 기억은 안나지만, 오로라처럼 광할하면서도 숲에 내리는 아침햇살처럼 은은하게 나를 감싸는 느낌이었다.
소리에서 여명을 느끼는 순간, 단지 맑기만 한 하늘에 아침의 황혼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마음 속에서 무언가 녹으면서 나는 어린애처럼 울기 시작했다.
연주를 마친 소나가 악기를 내려놓고 나를 가슴에 품듯이 안았다. 오랫동안 나를 안아주었다.
아, 제기랄. 왜 사람들이 소나는 가슴이 시킨다고 하는지 깨달았다. 여러 의미에서.
여운을 만끽하고 있는데, 머릿속을 울리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라했는지 기억은 안나는데, 너무나도 따스한 기분이 들었다.
말이 한참 느긋하게 이어지다가 마무리에 접어서면서, 별안간 내 이마에 입을 맞추고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 잠에서 깼다.
희한하게도 굉장히 잘 잔 기분이다. 월요일 아침인데도 상쾌하게 일어났다.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3/02/18 08:40:12 65.185.***.221 A$KY
113782[2] 2013/02/18 08:40:20 211.234.***.65 햄스터마왕
65518[3] 2013/02/18 08:40:46 121.150.***.124 김식수
87288[4] 2013/02/18 08:46:02 58.145.***.45 1나도껴줘
259789[5] 2013/02/18 08:47:06 61.247.***.123 어이쓰레기
283395[6] 2013/02/18 08:57:23 211.245.***.20 서식자
221918[7] 2013/02/18 09:04:59 211.234.***.114 날아가도
284391[8] 2013/02/18 09:08:09 121.126.***.33 시꺼먼소세지
75075[9] 2013/02/18 09:19:41 180.228.***.196 약빨음
224684[10] 2013/02/18 09:34:34 116.34.***.154 저비
791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