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괴물과 싸우는 자는 자신이 그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br>오랫 동안 심연을 들여다보면 그 심연 또한 너를 들여다보게 된다.” </div> <div>- 니체, 선악을 넘어서 중...</div> <div><br>철학을 몰라도 한 번쯤 들어본, 뭔가 중2병 스러운 내용이죠.<br>하지만 제가 시사게에서 활동하면서 조심하려고 하는 것을 압축해서 말해주는 내용이기도 합니다.<br>(물론....제대로 지키지는 못해요. 욱하면....헐크가 되어 병크를 터트리곤 하니까요.)</div> <div> </div> <div> </div> <div><br>메갈리안4 티셔츠 사태가 성우, 넥슨, 웹툰을 넘어 정의당의 한 위원회 논평으로 시사게까지 번졌습니다.<br>저 또한 시사게로 번지면서 키보드 워리어로 참전해 있고요. ㅠ.ㅠ</div> <div>분명한 것은 이선옥 작가의 기고문에서 보듯이, 이번 사태는 다양한 입장과 시선에서 진행됩니다.<br><a target="_blank" href="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31249" target="_blank">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31249</a></div> <div> </div> <div>그리고 개개인은 비열하고 처절하게 싸움에 임하고 있습니다.<br>저는 그것이 '개인'의 싸움이면 회피할 수 있지만, <br>어느 순간 레진 코믹스, 청강대, 넥슨, 오유, 메갈리언, 정의당 등 조직/단체의 싸움으로 전선이 확장되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br>심지어는 인간이 가진 두 개의 성별 싸움으로까지 확장될 기미도 보이고요. </div> <div> </div> <div>개인의 싸움은 피하면 그만이지만, 조직의 싸움은 내가 피한다고 끝날 일이 아닙니다.<br>오히려 내가 피하는 순간 상대방에겐 작은 승리의 기쁨을, 안에선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혀버리니까요.<br>그래서인지 웹툰 작가나 연예인의 사과문에 이해와 수용의 목소리보단 조롱의 목소리가 오유에서 큰 것 같습니다.<br>물론 상대측에서도 우리 의견과 같은 작가들에게 온갖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고요. (서로 다를 바가 없는 진흙탕 같네요.)</div> <div>심지어 짧게는 몇 년, 길게는 십수년을 신뢰 또는 그나마 언론으로 인정했던 한경오 등과 결별하고,<br>극단적으로는 조중동에게 신뢰를 보내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br>(솔직히 심정적으로는 저도 다를 바가 없다는게, 개인적인 충격과 공포입니다만..)</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불안한 것은 오유,(전 시사게에서 주로 활동하므로) 시사게시판의 글들이 점점 폭력적이 되어간다는 점입니다.<br>제가 '이제 그만하자, 중요한 일에 주목하자, 별 것 아닌 일에 흥분한다.' 등의 글에 분노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br>이런 글들이 시사게시판 이용자를 어리석고 한심한(뭣이 중헌지도 모르는..) 부류로 매도하는 것으로 느껴지고,</div> <div>이에 분노한 반박 댓글이 이어지니까요.</div> <div> </div> <div>이번에 정의당 위원회에서 일베의 조작 자료를 이용해 흔히 말하는 오유나 메갈이나를 시전했습니다.<br>당연히 분노합니다.<br>하지만 분명한 건 지난 대선 패배의 충격으로 오유 내에서 잠시 이성의 끈을 놓은 글과 반응이 존재한다는 점입니다.<br>물론 매냥 순수하고 깨끗한 커뮤니티일 수는 없습니다.</div> <div>그러나 이번 경우처럼 이성의 끈을 놓고 우리가 괴물이 되어 버린다면, 그것은 진정 상대가 노리는 순간일 것입니다.<br>그것은 캡쳐가 되어 두고두고 오유의 정체성을 깎아내리는 칼이 되어 돌아오겠죠.</div> <div> </div> <div>각종 시위 현장에서 강자들이 시위를 와해시키기 위해 쓰는 수법 중 하나가 있습니다.<br>영화 '검사 외전'에서도 나왔던 스파이를 심어 폭력 시위를 유도하는 것입니다.<br>그로 인해 수많은 약자들의 목소리가 '폭력'이란 낙인으로 첨철되어 바스러져가는 것이죠.</div> <div> </div> <div>저는 주류와 어긋나는 글이 스파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또 그렇게 믿고 싶고요.<br>저와는 늘 상극인 모 회원분처럼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br>그럼에도 우리가 다른 의견에, 또는 (정말 혹시라도 존재한다면) 스파이들에 의해<br>분노하고, 그래서 괴물이 되어버린다면 어찌 될까요?<br></div> <div>우리의 정당성은 그 과정에서 많이 훼손될 것입니다.<br>메갈리언의 '한남충'이 어떤 식으로든 남성혐오이기에 인정할 수 없듯이,<br>우리가 혐오를 생산하는 순간... 메갈 = 오유의 공식은 정당성을 얻을 것입니다.<br>그것은 또한 메갈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div> <div> </div> <div> </div> <div><br>오유는 커뮤니티이고, 다수의 의견이 혼재됩니다.<br>하지만 캡쳐되는 의견 하나는 오유 전체의 의견이 됩니다.<br>그 괴물의 모습으로 낙인찍히지 않으려면, 우리 스스로 좀 더 정제하고 냉정해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div> <div> </div> <div>일베를 미러링한 메갈리안이...혐오를 혐오로 미러링한 것을 인정할 수 없듯이..<br>(애초에 미러링이기나 한 것인지조차 의심스럽지만)<br>우리가 메갈리안을 비판하기 위한 방법으로 혐오를 선택하는 것을 인정할 수 없습니다.<br>그리고 여러분이 이 생각에 참여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br>마치며..<br>제 글 또한 제가 싫어하는 그런 꼰대같은 글로 비춰질지도 모르겠습니다.<br>그렇다면 미리 사과를 드립니다.</div> <div>우리가 쓰는 글이 다산 정약용의 말처럼, 반대 의견이 봐도 트집 잡을 수 없는 글이었으면 좋겠습니다.<br>아니..적어도 우리 스스로 괴물이 되거나, 타인에게 괴물로 비춰질 글은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br>그것은 상대 의견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 우리 생각에 당당하기 위해서 말입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