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아는 내용 하에서 쓰는 '소설'이라고 봐주시기 바랍니다. 반대 의견은 좋지만, 근거는 요구하지 말아달라는 의미입니다. ^^ -
제가 정치판에서 좋아하진 않지만, 그 역량을 인정하는 두 명의 노정객이 있습니다.
박지원과 이해찬인데요.
이해찬이 직설적인 성격과 치밀한 데이터에 기반해서 정치를 한다면...
박지원은 막강한 인맥 네트워크와 능글능글한 유연함으로 정치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해찬은 자신이 아는 영역에서만큼은 무서울 정도로 냉정하고 대범한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대신 워낙 그런 물러섬 없는 성격에 호불호가 강한 편이고 적도 많지요.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가 이해찬을 뒷방 늙은이로 내쫓은 이유도 무관치 않을 겁니다.
반면에 박지원은 미국 이민시절부터 시작해 김대중을 보필하면서 막강한 인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장관 등의 인사청문회에서 이런 인맥을 통한 정보 수집은 큰 빛을 발하곤 했습니다.
(과거에 장관 후보 청문회에서 후보자가 비밀리에 자녀 결혼을 호텔에서 한 걸 밝혀내서 낙마까지 이끌기도 했죠.
그 결혼식에는 소수만 초대했었다고 하는데, 그 소수 중의 한 명에게 청첩장을 받아서 증거로 들이민 것이 박지원이었습니다.)
인맥이 중요하다보니 능글능글하고 유연한 성격도 보통이 아니라고 합니다.
박지원이 종종 늙은 여우라 불리우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박지원은 내뱉은 말 한마디 한마디가 치밀하게 계산되었다고 봐야 합니다.
과거 술 마시고 트위터로 목포 지역 대의원? 지역위원장?에게 쌍욕한 것조차도 의도된 연출이었다는 루머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장 국민의당에서 무서워 하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성완종 리스트에서도 거뜬하게 무혐의를 받아낸 것조차 저는 정부와 모종의 딜이 있지 않았나 의심할 정도입니다.
(물론 이번 정부가 성완종 사태에서 워낙 삽질을 많이 했지만, 이 정도 규모의 비리 사건에서 야당 거두가 무혐의 처분이라니...
루머로는 MB계를 잡기 위해서였는데, 엉뚱하게 앵그리홍과 김한길, 박지원까지 엮이면서 판이 흐지부지 되었다고...)
이번 건 또한 박지원의 행동은 결과론적으로 빛을 발합니다.
실제 사건 자체에 대해서는 발언을 피하는 동시에, 안철수 편에 선 듯한 발언들을 합니다.
그리고 오늘 호남 맹주들에 의해 안철수가 내쫓기자, 박지원은 비대위원장으로 무혈입성합니다.
소속은 호남맹주인데 안철수 계파의 지지를 이끌어낸거죠.
다만...
저는 이번 사태를 늙은 여우가 여의주를 품었다고 생각합니다.
여의주는 여우가 품기에는 너무 강력하죠.
따라서 박지원이 비대위원장으로써 무난하게 전대를 통해 당대표를 선출해 낸다면 모를까..
권력에 취해 비대위를 질질 끌거나, 당대표를 노리게 될 경우, 박지원은 아마 여기서 정치 인생이 끝장날 수도 있습니다.
안철수가 자신의 뜻을 거스른 자를 그대로 둘리 없기에, 그 후 박지원은 무소속으로 전락할 것이라 보기 때문입니다.
결국 관건은 늙은 여우가 노욕을 참을 수 있을 것인가? 가 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