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이야기는 아닙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유방을 떠올리게 합니다.
낮은 신분에서 태어났지만, 특유의 여유와 번뜩이는 재치, 그리고 달변으로 마음을 얻어 천하일통을 이루지요.
반면 문재인 대표에게서는 관우를 봅니다.
강직하고, 청렴한 대인배.
여당에서 뒤를 털어 '깨끗'이란 표현이 나오는 그런 사람.
조조 밑에서 나와 유비를 찾아 오관돌파를 강행할 때, 적토마 외에는 조조가 준 모든 것을 놓고 왔다하죠.
(적토마는 유비 식솔을 안전하게 모시기 위해서 어쩔 수 없었다라고 변명을...^^;;)
그런 관우는 홀로 형주를 지키다가 위-오 동맹의 함정에 빠져 결국 목이 잘립니다.
만약 손권이 자식들을 결혼시켜 동맹을 맺자는 제의를 받았다면 어땠을까요?
아니 그 손권의 제안에 '호랑이 새끼를 개 *새끼와 맺어줄 수 없다.'며 손권을 분노케만하지 않았다면?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은 카리스마는 물론, 자기 사람에게 용돈까지 쥐어주며 계파를 넘어 가신그룹을 만들었습니다.
전두환도 자기 사람에게는 아낌없이 돈을 줬다고하죠.
(장세동이 출소해서 전두환에 제일 먼저 가 '다녀왔습니다.'라고 하니까, 전두환이 용돈하라며 10억을 던져줬다는 썰이 있죠.)
명망 정치인들은 자신의 계파를 만들고 관리합니다.
그 중 가장 큰 관리는 바로 돈과 공천권이겠지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는 어쩔 수 없는 밀실 야합과 비리가 발생할테고요.
노무현 대통령은 특유의 매력으로 정치 신인들 기반의 '친노 그룹'이 있었으나,
결국 주류 계파를 구성하지 못하고 탄핵으로 내몰렸었습니다.
문재인 대표는 어떨까요?
이번 총선 얼마전까지 '친문'이라는 단어 자체가 언론에서 사용되질 않았습니다.
문재인계? 이런 단어가 언론에 얼마나 다뤄졌나요?
그저 친노라는 프레임에 갇혀 있었을 뿐, 문대표는 당 대선후보, 당 대표를 하면서도 재대로 계파를 만들지 못합니다.
심지어 이번 영입인사들조차 사실상 '각자도생'했기에, 문재인 대표에게 빚이나 감사의 마음이 없습니다.
당 내 민주화, 깨끗한 정치...바람직합니다.
하지만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으로 내몰렸듯, 문재인 대표의 미래가 걱정이됩니다.
작년 전당대회에서 박지원의 (당권 박지원, 대권 문재인) 제안을 거부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그래서 나옵니다.
((개인적으로 아쉽다는거지, 받았어야 한다는 건 절대 아닙니다.))
깨끗한 정치인이기에 좋아하지만, 그 타협할줄 모르는 강직함에 또한 안타까움이 생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