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너무 심하게 술을 먹었나보다
숙취로 인해 머리는 깨질듯이 아프고 속은 울렁거리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이라 긴장이 풀릴정도로 마셔버렸다.
어떻게 집에 들어왔는지 가물가물하다 예전엔 이렇게 필름 까지 끊긴적이 없었는데
10년지기 친구 A와 어깨동무 하면서 으쌰으쌰 했던것 까진 기억이 나는데.. 아이고..
몇시지.. 하면서 핸드폰을 집어드는데
젠장
배터리가 나갔네
액정은 왜 깨져있는거야
숙취때문인지 몸도 욱신욱신 머리도 미칠듯이 아프고 핸드폰도 깨져있고 기분이 최악이다
지잉
경쾌한 소리와 함께 핸드폰이 다시 켜졌다
오후 2시
부재중 전화 20건?
수십통의 문자
카카오톡이 계속 울린다
그리고
A의 전화
전화를 받고 한소리 했다
"왜 아침부터 지랄이야 임마.."
"이 시발 개새끼야!"
아씨 귀 떨어지는줄 알았네..
"왜.. 병신아.."
"뭐? 너 이새끼... 어제.. 니가 시팔..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 개새끼야!"
분에 못이겨 흐느끼며 소리지르는 A는 이미 제정신이 아닌것같았다
뭐지.. 근데 왜 담담하지..
"시팔새끼야 개쓰레기새끼야.. 니가 내동생 강간했잖아 개새끼야!!"
어..
어?
뭐라고?
에이 무슨소리야
무슨 헛소리냐고 시팔
장난이지?
"뭐?.. 장난치지마.."
"장난? 장난? 장난이라고? 쓰레기새끼야 그런짓해놓고 장난? 너 집이지? 간다 가서보자 쓰레기새끼"
뚝
머리아파 죽겠는데 무슨소린지 모르겠다
하.. 무슨 지랄같은 소리고 나발인거..
같이 술먹었던 친구들한테 물어봐야되나
무의식적으로 카톡을 클릭했다
- 그룹채팅 300+
- (알수 없음) 2+
알수없음? 뭐지..
눌러봤다.
- 나 : ㅎㅇ
- (알수없음) : 오빠 내번호 어떻게 알았어요?
- 나 : 글쎄 ㅎㅎㅎㅎㅎㅎ
중략
- 나 : ㅋㅋㅋㅋㅋㅋ 얘기 해봐 퍼트려봐 좆되게 해줄게
- 나 : 사진
- 나 : 사진
- 나 : 사진
-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알수없음) : 죽어
- (알수없음) : 죽으라고 개새끼야
뭐야?
이 사진은 뭐야?
왜 내 핸드폰에 이런게 있어?
내가 이런걸 보냈어?
아무것도 생각나지않는다
너무 비현실적이라 괴리감까지 느껴진다
보낸 문자를 보면서 혐오스럽고 무서웠다
뭐지
심장이 미칠듯이 뛰고 손발이 떨리기 시작했다
이게 진짜 내가보낸거라고?
누가 장난친거 아니고?
에이
아냐 꿈이겠지
꿈일거야
내 핸드폰이 아닌가?
오만가지 생각이 막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쿵 쿵 쿵
"문열어 새끼야!!"
문이 부서질정도로 두드리는 소리
멍하게 문을 열었다
그리고 A와 눈이 마주쳤다
퍽
덩치좋은 그녀석의 발길질에 바닥으로 굴러버렸다
아무생각이 들지않는다
당연히 이건 꿈이니까 꿈일거니까
조만간 꿈에서 깨어날거니까
이렇게 맞았는데 별로 느낌이 없잖아?
하하
퍽
퍽
두번
세번
아프다
그만해
진짜 아프다고
왜아프지
꿈이아니야?
' 뭐야 오빠가 여기 왜왔어?'
'뭐하는거야 미쳤어 지금?'
'하지마 장난치지마'
'그만해 미친새끼야'
'오빠 살려줘 왜그래?'
아..
아...
아........
파노라마처럼 마치 3d 영화를 본것처럼 부분부분 장면들이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눈물이 난다
저 모습이 나일까? 아니라고 누가 말해줘 너무 혐오스럽잖아 내가 저렇다고??
마치 다른사람을 보는것처럼 이질적인 느낌
괴리감
미안함
후회
갑자기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미..안해"
간신히 내뱉은 한마디
세상이 뿌옇게 보이고 빙빙 돌아가는것 같다
희미해지는 의식속에서
그녀석 얼굴의 표정이 아직도 기억난다
소스라치게 놀라듯이 일어났다
꿈속의 내용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는다
정말 현실같은 꿈이었어
현실이 아니라 다행이다
근데 내가 덮던 이불이 아닌데?
옷은 왜입고 있지?
그리고
고개를 돌렸을때
차가운 쇠창살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