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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military_17251
    작성자 : GEOJUNE
    추천 : 15
    조회수 : 752
    IP : 1.245.***.58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3/03/15 19:50:01
    http://todayhumor.com/?military_17251 모바일
    가장 괴로웠던,,, 그리고 가장 행복했던 그 날,,,
    <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저는 2008년</span><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 연천의 GOP에서 근무를 했었</span><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습니다, </span></p><p><span style="font-size: 10pt;">GOP를 올라갔던 분은 아시겠지만, 운이 나쁘게도 군번이 꼬여서 군생활 내내 짬찌로 2년을 보냈습니다,</span></p><p><span style="font-size: 10pt;">GOP는 철책을 지키는 것이 임무인 곳이다보니, 밤새 근무를 길게 서게 됩니다,</span></p><p><span style="font-size: 10pt;">그래서 잠을 제대로 못자다보니, 하루하루가 힘이 들고 무기력해지곤 했습니다,</span></p><p><br></p><p><span style="font-size: 10pt;">그러던 어느날이었습니다, </span></p><p><span style="font-size: 10pt;">기나긴 밤 근무가 끝나고 내려와서 </span><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아침을 먹고 샤워를 한뒤 잠자리에 들려는데, </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옆 2분대의 선임이 저를 불렀습니다, </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자신의 분대 생활관으로 오라는 것이었습니다,</span></p><p><br></p><p><span style="font-size: 10pt;">무슨 일인지도 모르고 들어간 생활관에는, </span></p><p><span style="font-size: 10pt;">그 분대원들뿐만이 아니라 제 모든 선임병들이 집합해 있었고, </span></p><p><span style="font-size: 10pt;">다들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것이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습니다,</span></p><p><span style="font-size: 10pt;">저는 조용히 문을 닫고, 제 맞선임 옆에 가서 고개를 숙이고 서려는데,</span></p><p><span style="font-size: 10pt;">낮게 깔리는 2분대장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span></p><p><br></p><p><span style="font-size: 10pt;">"야, 박xx, 어딜 들어가 서냐? 누구 때문에 지금 이러고 있는지 모르겠냐?"</span></p><p><br></p><p><span style="font-size: 10pt;">하아,,, 이 집합의 원인이 저였던 것이었습니다,</span></p><p><span style="font-size: 10pt;">앞으로 몇십분 동안 이어질 내리갈굼을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했습니다,</span></p><p><br></p><p><span style="font-size: 10pt;">"이새끼 얼타는거 봐라, 뭐 때문에 집합한지 모르겠냐?"</span></p><p><br></p><p><span style="font-size: 10pt;">무슨 책잡힐 행동을 한게 없나 되짚어보았지만, 잘 생각이 나질 않았습니다,</span></p><p><br></p><p><span style="font-size: 10pt;">"잘 모르겠습니다"</span></p><p><br></p><p><span style="font-size: 10pt;">"야, xxx, 니네 분대원들 제대로 관리 안하냐? 지가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잖아, 엎드려</span><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뻗쳐</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 xxx, 니가 맨날 오냐오냐 하니까 쟤가 저 모양이지, 정신 못차리냐? 너도 뻗쳐"</span></p><p><br></p><p><span style="font-size: 10pt;">매일 같이 근무를 올라갔던, 나에게 매일 같이 잘해주던 그 사람들이,</span></p><p><span style="font-size: 10pt;">나 때문에 저러고 있단 생각에 너무 답답했습니다,</span></p><p><span style="font-size: 10pt;">열심히 한다고 하지만, 자꾸 사고만 치는 제가 너무 답답했습니다,</span></p><p><br></p><p><span style="font-size: 10pt;">"박xx, 너 어제 근무투입 전에 세탁실에서 뭔짓했냐?"</span></p><p><br></p><p><span style="font-size: 10pt;">어제 근무투입전에 세탁실에서 뭘했었지,,, 생각을 해보다가 문득 어제 일이 떠올랐습니다,</span></p><p><br></p><p><span style="font-size: 10pt;">저희 부대는 원래 후임병들에게는 세탁기의 사용이 금지되어 있었습니다,</span></p><p><span style="font-size: 10pt;">상병이 꺾인 후에나 세탁기를 사용할 수 있었지, 그 전에는 전투복이건 야상이건 손빨래를 했었습니다,</span></p><p><span style="font-size: 10pt;">하지만, GOP에 올라오고 나서부터는,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서 세탁기의 대수도 더 많았고,</span></p><p><span style="font-size: 10pt;">경계근무로 인한 어려움으로 인해 선임들이 조금 배려를 해준 덕에 세탁기를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span></p><p><span style="font-size: 10pt;">그래도 소대원들이 다 같이 사용을 해야하다보니, 분대별로 시간이 나뉘어 있었고, </span></p><p><span style="font-size: 10pt;">그날 근무투입 전 시간이 저희 분대의 시간이었습니다,</span></p><p><br></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새벽에 깨서 투입전에 비몽사몽간에 정신없이 환복을 하고 세탁기를 돌리러 갔는데, </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세탁기 안에 세탁이 끝난 세탁물이 들어있었습니다,</span></p><p><span style="font-size: 10pt;">미리 분대원들에게 혹시 빨래를 돌릴 사람이 있는지를 물어봤었기 때문에,</span></p><p><span style="font-size: 10pt;">다른 분대의 세탁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그 분대는 근무가 투입되어 있었기 때문에,</span></p><p><span style="font-size: 10pt;">일단, 세탁기에 들어있던 세탁물들을 건조기로 옮기고, </span></p><p><span style="font-size: 10pt;">제 세탁물들을 세탁기에 넣어 돌리고 근무를 투입했었는데, 그게 화근이었던 것이었습니다,</span></p><p><br></p><p><span style="font-size: 10pt;">"선임물건 함부로 만지지 말란거 못배웠어? </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선임 빨래가 세탁기에 들어있으면 기다렸다가 다음차례가 왔을 때 돌려야지,</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그걸 건조기에 쳐박아두고 니 빨래를 돌려? 정신 못차리냐?"</span></p><p><br></p><p><span style="font-size: 10pt;">내가 왜 그랬을까,,, 아 왜 그랬을까,,,,</span></p><p><span style="font-size: 10pt;">그냥 다음에 돌릴걸,,, 너무 후회가 됐습니다,</span></p><p><br></p><p><span style="font-size: 10pt;">"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span></p><p><br></p><p><span style="font-size: 10pt;">"아,,, 씨x, 죄송하면 다야? </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xxx, xxx, 니들이 문제지? 니들이 애들 풀어주니까 이 모양 이꼴 되는거 아냐?"</span></p><p><br></p><p><span style="font-size: 10pt;">"아닙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span></p><p><br></p><p><span style="font-size: 10pt;">"됐고, xxx, xxx, 나머지 애들 집합시켜,</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박xx, 넌 저쪽 가서 고개 쳐박고 눈감고 서있어라"</span></p><p><br></p><p><span style="font-size: 10pt;">몇몇 후임병들이 다른 선임병들을 찾으러 나갔고, </span></p><p><span style="font-size: 10pt;">생활관 안에는 적막이 감돌았습니다,</span></p><p><span style="font-size: 10pt;">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습니다,</span></p><p><span style="font-size: 10pt;">다른 사람들에게 너무 미안한 감정과 답답한 감정만이 가슴 속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span></p><p><br></p><p><span style="font-size: 10pt;">그러다가 문이 열렸습니다,</span></p><p><span style="font-size: 10pt;">여러 사람들이 들어왔지만, 분위기 때문에 다들 발소리를 죽이고 들어와서인지,</span></p><p><span style="font-size: 10pt;">여전히 생활관은 조용했습니다</span></p><p><br></p><p><span style="font-size: 10pt;">그리고,,,</span></p><p><span style="font-size: 10pt;">갑자기 담배냄새가 제 코를 자극했습니다,</span></p><p><br></p><p><span style="font-size: 10pt;">"박xx, 눈 떠봐라"</span></p><p><br></p><p><span style="font-size: 10pt;">2분대장의 목소리에 저는 눈을 떴습니다,</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담배를 꼬나물고 저를 쳐다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2분대장의 손에는 초코파이를 쌓아놓은 케이크가 들려 있었고, </span><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제일 위의 초코파이에는 불이 붙혀진 담배가 꽂혀 있었습니다,</span></p><p><br></p><p><span style="font-size: 10pt;">"박xx, 생일이라매? </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페바였음 냉동이라도 한번 먹으러 갈텐데, 여긴 그런것도 없네,</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갑자기 챙기는거라 뭐 보잘 건 없지만,,,</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여하튼, 생일 축하한다"</span></p><p><br></p><p><span style="font-size: 10pt;">아까만 해도 고개를 숙이고 표정이 굳어있던 선임들이 웃으면서 달려오더니, </span></p><p><span style="font-size: 10pt;">축하한다며 저에게 생일빵을 휘청거릴 정도로 날려댔습니다,</span></p><p><span style="font-size: 10pt;">그렇게 적막했던 분위기가 한순간에 왁자지껄해졌습니다,</span></p><p><span style="font-size: 10pt;">꽤나 여러대를 맞은 것 같은데, 정말,,, 하나도 아프지 않더군요,,,</span></p><p><br></p><p><span style="font-size: 10pt;">그리곤 거의 잊고 살았던 생일 축하노래를 듣고 있는데,</span></p><p><span style="font-size: 10pt;">눈 앞이 점점 흐려지더군요,,,</span></p><p><span style="font-size: 10pt;">초등학교 이후로 생일파티를 해본 기억도 없었는데,,,</span></p><p><br></p><p><span style="font-size: 10pt;">눈물이 흐르는 것을 막을수가 없었습니다,,,</span></p><p><br></p><p><span style="font-size: 10pt;">"사내새끼가 질질 짜기는,,, 집에 전화나 한통화하고 자라"</span></p><p><br></p><p><span style="font-size: 10pt;">하고는 밖으로 담배를 피러 나가는 2분대장의 모습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습니다,</span></p><p><br></p><p><br></p><p><br></p><p><span style="font-size: 10pt;">다들 잘 살고 있으신가요?</span></p><p><span style="font-size: 10pt;">저는 아직도,,, 생일만 되면, 그때의 생각이 납니다,,,</span></p><p><br></p><p><span style="font-size: 10pt;">제 가슴속에서,,, </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아마,,, </span><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죽을 때까지 계속 기억에 남을 행복한 순간을 만들어줘서,,,</span></p><p><span style="font-size: 10pt;">너무 고맙습니다,,,</span></p><p><br></p><p><span style="font-size: 10pt;">부디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행복한 순간들을 만들고 있기를 바라겠습니다,,,</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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