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이 안나오니까 재미가 없잖아!"
토시 하나 안틀리고 그대롭니다.
공식적인 시위는 이미 오래전에 끝나고 몇몇 소수의 시위대(시위대라고 하기에 민망할 정도로 적은 시민들이라고 해두죠.)가 우여곡절끝에 탑골공원 맞은편 횡단보도에서 전의경 눈치봐가며 횡단보도 시위중이었습니다.
이미 횡단보도 시위중에도 연행되신분들의 선례가 있기에 시위대는 횡단보도 시위를 하면서도 살짝 긴장하던 중이었지요.
횡단보도를 이용하는데 긴장해야하다니... 아 씨바 대한민국...
헌데 횡단보도 시위를 하시던 몇몇분께서 도로에 주저앉아 농성을 벌입니다.
그러더니 이를 만류하던 다른 시위대분들에게 내뱉은 한마디였지요.
"전경이 안나오니까 재미가 없잖아!"
이때가 새벽 4시 반이 거의 다된 땝니다.
이뭥미...
우리가 뭐 심심해서 이짓 합니까?
여차하면 공권력남용으로 구속당하거나 전의경들에게 폭행당할꺼 알면서도 각오하고 나오신분들입니다.
시위대가 아무리 폭행당하고 초법적으로 구속당해도 무관심한 대부분의 국민들은 시위대 탓만한다는거 알면서도 나오신 분들입니다.
억울하게 구속당하고 폭행당해도 어디가서 손해배상 청구해봤자 배상 못받는거 알고 있으면서도 나오신분들입니다.
한마디로 시위하다 억울한 일이 생겨도 하소연할곳도 보상 받을 곳도 없다는거 알고, 각오하고 나오신분들입니다.
억울하게 구속되어도, 무관심한 시민들은 태연하게 '48시간안에 나오니까 괜찮다'고 말하는,공권력남용으로 인한 인권유린이 이제는 당연시되는 슬픈 현실에 살고 있음을 잘 알고 계신분들께서 각오하고 새벽 네시가 넘도록 구호를 외치고 계신거란 말입니다.
헌데 재미가 없다니요...
농이시겠지요.
하지만 농도 가려가면서 해야할꺼아닙니까...
꼴랑 50명, 아무리 많아도 100명도 안되는 시위대가 전경이랑 대치한다거나 도로점거를 한다는건 명분이 너무 약하지않습니까... 몇만 몇천명도 속절없이 밀리기만하면서... 하긴 평화시위니까 속절없이 맞기만해야겠죠. 간혹 응수하시는븐들이 계시간 합니다만... 그리고 소수의 시위대중에서 몇몇사람만이 도로점거를 원한다고 모든 시위대가 그렇게 한다는건...
이미 이번 교육감 선거를 통해서 우린 우리에게 무관심하거나 등을 돌린 대다수의 국민들을 우리편으로 만들어야한다는 것을 알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에겐 완전 어거지 생떼쓰는걸로 보이겠지요.
무법천지 개망나니쯤으로 보이겠지요.
공식적인 집회도 끝난데다가 몇십명의 인원이라는 명분도 없는 상태에서 도로 점거는 시위대내에서도 빈축을 샀고... 물론 찬성하시는분들도 꽤 계셨습니다.
결국 또 전의경들이 오더군요.
좋으시겠습니다. 한푸셨네요.
술래잡기가 재미있으셨쎄요?
그렇게 또 시위대 와해되고... 분위기 암울해지고...
시위를 하자는건지 말자는건지...
전의경이랑 어쩔수 없이 대치하는 상황이라면 모르겠습니다만...
아니 어쩔수 없는 상황에서도 그건 아니지요.
일부러 걔네들을 자극하시는 분들은...
저도 요즘 전의경 애들 싫어합니다. 예전엔 되게 불쌍하게 생각했는데...
하지만 이건 아니지않나요?
우리의 상대는 전의경이 아닙니다.
그리고 걔네들 성질 돋궈봤자 돌아오는건 욕지꺼리와 방패날과 곤봉뿐이고 대다수 국민들은 전의경, 공권력편입니다.
대다수 국민들이 우리를 욕하지않으면 다행입니다.
전술전략 이런거까지는 아니더라도 개념은 가지고 시위를 해야할꺼아닙니까...
정말이지 한날당과 경찰이 전문 시위꾼이라고 칭하는 진짜 전문 시위꾼들이 있었으면 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정당한 소리를 내기위해 모이고 뭐라도 하는것이지 전의경을 자극하고 누군가가 다치고 연행되는것을 즐기거나 그것을 이용하려고 시위하는것이 아닙니다. 적어도 제 생각에는요...
어제 그 한마디로 시위는 쫑났습니다.
다른분들 시위는 몰라도 제 맘속의 어제 하루 시위는 그렇게 더럽게 끝이 났습니다.
솔직히...
이렇게 자멸하나보다 싶기도 하지만...
그꼴은 더더욱 못보겠습니다.
재미로 전경 자극하시는 분들, 그분들을 안고 가든 그렇지 않든...
그런 사람들 의도대로 (아무리 작은 시위라도)시위가 흘러가는 꼴은 정말 보고 싶지않기에...
조중동이 원하는 기사를 쓸수있도록 해주는 사람들이 (아무리 작은 시위라도)시위를 주도하는 꼴을 볼 수 없기에...
사실 어젠 공식적인 시위도 끝났고... 그냥 자발적인 모임이었습니다만...
어차피 욕은 전체 촛불과 공식적인 시위대가 먹으니까요...
배밭에 사과나무 한그루때문에 배밭이 아니라 사과밭이 되는 현실이지요...
저는 또 나갈겁니다.
나가서 뭘 해야할지, 어떻게 해야할지는 나가고 난 다음 문제입니다.
우선 나가고 봐야죠. 이거저거 생각하고 준비하고 나가면 평생 못나갈테니까요.
그런식으로 살면 아무것도 하거나 시작할수 없으니까요...
졘쟝...
횡설수설 긴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참고로... 자세한 글은
http://cafe.daum.net/oucandle/bcJ/187 에 가시면 볼수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