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학술제에 동화책을 냈었어요.
한 학기동안 틈틈히 아이디어 내고, 스토리를 짜서
4명이서 48페이지짜리 동화를 만들고, 실제 인쇄해서 제출도 했지요.
시작은 이렇게 간단한 아이디어에서 부터 시작됩니다.
색감을 보기 위해서 색칠을 해보는 경우도 있어요.
모아진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콘티를 짭니다.
러프할지라도, 구도는 정확히 잡혀 있어요. 각 부분마다 어떤 특징이 들어가야 하는지 지시문도 몇개 써두고요.
이제 이걸 콘티대로 그려서,
스캔을 한 뒤 글과 그림을 배치해줍니다.
그리고 드디어 짜잔! 인쇄물로 완성된 모습. 제목은 <하루> 입니다.
인쇄소에서 처음 찾아오면 정말 뿌듯하죠..
이렇게 완성본이 만들어집니다.
10권 이하의 소량인쇄는 한 권 제작비가 상당해요.
이 책은 48페이지 기준, 권 당 약 17000원이 들었어요.
동화책을 만든다고 이야기하면, 누구나 "나도 한 권만 줘!" 라고 말하는데..그렇게 쉽게 줄 수 없어요 ㅠㅠ
권당 1만~2만까지 하는 걸.. 비싸서 저도 파일로만 가지고 있는 동화들도 많아요.
책으로 만들지 못한 동화들은 모아뒀다, 가끔 엽서로 편집해서 친구들에게 선물용으로 나눠준답니다.
원래 제 전공은 건축입니다. 주변에서 동화그려서 뭐하냐고 물어보는 친구들도 있어요.
그냥 취미로, 좋아서 만듭니다. 내 동화를 보고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는게 좋고,
떠오르는 이야기를 그림과 글의 함축적인 이미지로 전달하는 것도 좋아요.
원래 글로 이야기만 쓰다가, 그림까지 같이 그리게 된 게 올해 2월.
4개월 사이에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안데르센 상에 당선도 되보고, 출판사와 동화책으로 출간 계약도 맺어보고.
좋아하는 일은 하다보니 어쩌다 무언가가 되는 것 같아요.
예술게에도 많은 그림 그리는 분들이 있고, 또 그만큼 고민과 걱정도 많은 게 보여요.
저만해도, 졸업을 코 앞에 두고 이런걸 하고 있어도 되나.. 걱정도 되고요.
하지만 좋아하는 일은 어떻게 멈출 순 없더라고요. 안하면 손이 근질거리고, 못한 이야기들은 꿈 속에서 막 삐져나오기도 하구요.
앞으로 제가 무엇을 하면서 살게 될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이건 계속 하고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아마 행복할 것 같아요.
마무리는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서.. 제가 좋아하는 제 그림으로 끝낼게요. 모두 즐겁게 창작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