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는 콩국수가 그런 음식이예요. <div><br><div><div>일단 저는 콩국수를 전혀 먹지 못합니다.</div> <div><br></div> <div>소금을 치든, 설탕을 치든, 아무것도 안 치든, 도나쓰를 넣든, 열무를 얹든, 뭘 하든 먹지 못해요.</div> <div><br></div> <div>잘하는 집, 못하는 집의 문제도 아니고, 재료가 좋고 나쁘고의 문제도 아닙니다.</div> <div><br></div> <div>그냥 그 음식이 콩국수라는 게 문제인 거죠.</div> <div><br></div> <div>어릴 때부터 먹을 수 없었고, 저도 그다지 먹고 싶은 생각이 없기 때문에 아쉽거나 그런 건 없습니다.</div> <div><br></div> <div>고등학생 때 급식으로 나왔는데, 친구들이 딱 한 번만 먹어보라길래 억지로 먹고 나서 급식실 문을 나섬과 동시에 그대로 다 토했던 게 제가 콩국수를 먹어본 유일한 기억이네요.</div> <div><br></div> <div>토하려고 한 것도 아니었고, 그냥 바깥 공기를 들이마시고 그걸 다시 내뱉으면서 속에 있던 콩국수가 그대로 역류했습니다.</div> <div><br></div> <div>저에게 콩국수는 먹을 수도 없고, 먹고 싶지도 않고, 먹을 일도 없는 그런 음식인 거죠.</div> <div><br></div> <div>그리고 얼마 전, 사무실에 앉아서 일을 하다 문득 어떤 사람이 떠올랐고,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span></div> <div><br></div> <div>'어느 더운 여름날, 이 사람이 문득 나한테 같이 콩국수를 먹으러 가자고 하면 과연 나는 아무 말 없이 따라나설 수 있을까?'</div> <div><br></div> <div>좋아한다는 감정이 그렇게 단순한 건 아니지만, 그 생각을 해보고 나니 내가 정말 이 사람을 좋아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된 것 같아요.</div> <div><br></div> <div>물론 실제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합니다.</div> <div><br></div> <div>같이 가자고 하면 집에 가서 다 토하는 한이 있어도, 앞에서는 웃으면서 다 먹을 수 있는데...</div> <div><br></div> <div><br></div></div></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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