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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구리찡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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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mabinogi_129519
    작성자 : 너구리찡
    추천 : 5
    조회수 : 1053
    IP : 121.178.***.2
    댓글 : 9개
    등록시간 : 2015/08/18 01:22:55
    http://todayhumor.com/?mabinogi_129519 모바일
    (스압) 혹시 스카이프나 보이스톡 같은 거 하시는 분 많으신가요?
    같이 하자고 쓴 글은 아닙니다.

    저는 안 하거든요.

    그냥 거기에 관해서 약간 묘한 감정이 드는데, 딱히 얘기할 데가 없어서 여기다 써도 괜찮을까 하는 마음으로 써보는 글입니다.

    처음 마비노기를 시작했던 게 몇 년도인지는 잊어버렸네요.

    깨작깨작 하다가 접을 때쯤에 팔라딘이 나온다는 소식이 들렸으니, 아마 그 이전이었을 겁니다.

    그렇게 몇 년 잊고 지내다가 2010년 1월에 문득 다시 해보고 싶어졌고, 지금 메인으로 쓰고 있는 캐릭터를 그때 만들었죠.

    그리고 1월 31일에 야수화 퀘를 도와준 인연으로 지금의 길마님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현 길마님은 당시 어느 길드의 창설 멤버이자 부길마였고, 길드에 들어오지 않겠냐는 권유에 저는 냉큼 들어갔었죠.

    하지만 이내 저도, 길마님도, 다른 길드원들도 다들 각자의 일에 바빠 게임을 오랫동안 하지 않았고, 그나마 제가 그 중에서는 가장 빨리 게임에 복귀를 했습니다.

    그리고 3년 정도 혼자서 게임을 하다 보니 현 길마님이 복귀하시더라고요.

    하지만 다른 길드원들은 여전히 감감무소식이었고, 특히 당시에 있던 길드의 길마님과 연락이 전혀 되지 않아서 새로운 길드원을 받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새로운 길드를 만들기로 했고, 그렇게 지금의 길드가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길마님은 다시 현실의 일로 게임을 한동안 떠나야 했고, 그 사이에 새로 들어온 길드원들은 다시 뿔뿔이 흩어졌죠.

    저는 옮기기 귀찮은 마음이 반, 그래도 길마님을 기다려야 되지 않나 싶은 생각 반 해서 남아 있었고요.

    그렇게 또 1년이 지났고, 올해 초에 길마님이 다시 복귀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게임 안 접을 거니까 길드원들을 다시 새로 모으자고 하셨고, 몇몇 분이 새롭게 길드에 합류했습니다.

    다들 좋은 분들인 것 같아요.

    밝고, 활기차고...

    그런데 자꾸 소외감이 들어요.

    저는 게임에서 알게 된 사람들과 게임 외적으로 연락하는 것에 그렇게 썩 호의적이지 못합니다.

    그렇게 하는 게 잘못되었다는 건 아닙니다.

    그걸 좋아하는 분이 있고, 안 좋아하는 저 같은 사람이 있는 거죠.

    그런데 이번에 새로 길드원을 모으면서 단톡방을 만들자는 의견이 나왔고, 결과적으로는 다수결에 의해 단톡방이 생겼습니다.

    전원 필참은 아니었지만, 저는 그 당시에 부길마였던 터라 거부권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걸 안 하면 다른 길드원들 이야기하는 데에 끼지 못할 것 같았거든요.

    저는 저 모르게 뭔가 진행되는 것도, 제 앞에서 제가 모르는 얘기하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해요.

    그냥 넘겨짚은 거였지만, 단톡방이 생기고 나면 길드채팅보다는 다들 그 단톡을 이용해서 이야기를 주고 받을 것 같았고, 그러면 또 저 모르는 얘기들이 실컷 생길 것 같았죠.

    그래서 단톡방에 들어가게 됐고, 기왕 들어왔으니 어떻게든 어울려 보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그 안에서도 자꾸 제가 모르는 이야기들이 오가더라고요.

    농담삼아 "저 빼고 다른 단톡방이라도 있어요? 왜 다들 저 모르는 얘기만 하세요.." 했더니 스카이프로 얘기한 내용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런 거 하는지도 몰랐고, 설령 알았다 해도 스카이프까지는 못하겠다 싶었습니다.

    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초등학교, 중학교를 지나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항상 목소리가 놀림거리였고, 컴플렉스였거든요.

    고2때는 그게 너무 심해져서 학교 안 가면 안되냐고도 해봤었죠.

    성인이 된 지금은 그렇게 놀리는 사람이 없지만, 여전히 목소리에 대한 자신감은 없어요.

    아무튼 그때 처음으로 길드를 나갈까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나 하나 때문에 다들 하고 있는 걸 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고, 그냥 내가 나가는 게 맞지 않나 싶었거든요.

    하지만 그때까지는 아직 길드에 대한 애착인지, 미련인지가 남아서 나가지는 못하고 그냥 남았습니다.

    그래도 혹시나 나중에라도 그런 생각이 들면 나갈 수 있게 부길마 자리는 양도했고, 그 뒤로 한참 지나서 며칠 전에 단톡방도 나왔습니다.

    스카이프에서 했던 얘기의 연장선이라, 제가 뭔가 얘기할 수 있는 게 없어서요.

    길드 채팅을 봐도 "보이스톡 들어와라.", "스카이프 하자." 하는 얘기가 대부분이네요.

    솔직히 저는 왜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FPS도 아니고, 와우나 아이온처럼 쟁을 하는 것도 아니고, 마비노기에서 스카이프가 필수 불가결한 요소인가 싶어요.

    길드원은 늘었는데, 오히려 저랑 길마님 둘만 있을 때보다 더 외로운 것 같아요.

    나가면 다 해결될 문제인 것 같은데, 자꾸 미련이 남아요.

    어디든, 누구한테든 칭얼거리고 싶었는데, 그럴 만한 데가 생각이 안 났습니다.

    길기만 하고,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세요.


    너구리찡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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