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저는 현재 20대 후반의 남자입니다.
그리고 제목에 쓴 대로, 수능을 보는 그 전날까지 통금이 있었습니다.
학교 기숙사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학교-기숙사-학교-기숙사 였고, 한 달에 1~2회 정도 집에 갔었는데, 통금은 그때 적용됐습니다.
해가 지면 집 밖으로 나갈 수 없었죠.
저희 집에서 걸어서 1분 거리에 M으로 시작하는 편의점이 하나 있습니다.
한글로 번역하면 작은멈춤인 거기요.
아무튼 왕복 2분이면 되는 거리에 있었는데, 제가 밤에 집에서 컴퓨터를 하다가 과자가 먹고 싶어서 편의점에 가면 전화가 옵니다.
"야, 너 어디야?"
"편의점이요."
"지금 시간이 몇 신데, 밖에 돌아다녀!"
그때가 몇 시였냐면 저녁 8시.
초등학생도 잠자리에 들지 않는다는 그 시각이죠.
그런 시각에 머리 빡빡 깎은 고3 남자애가 집에서 1분 거리에 떨어진 편의점에 과자 하나 사러 갔다고 혼나고...
부모님 눈에는 그저 어린애인 거 알지만, 그래도...
네, 뭐. 그랬습니다.
그랬는데, 수능이 끝남과 동시에 통금은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외박을 하고 와도 신경도 안 쓰셨다고 합니다.
심지어 밖에서 밤새 놀다가 새벽에 들어갔는데, 문이 잠겨 있어서 똑똑 문을 두드렸더니 어머니께서 "어? 너 방에서 자는 거 아니었냐?"
집에 있는지, 없는지도 신경쓰지 않으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