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구조되었다는 학생의 인터뷰 방송 글을 보았습니다. <div><div><br></div></div> <div>이제 막 대학교 새내기가 된 학생의 얼굴이 참 앳되어 보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div> <div>그 즈음에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뭘 하고 지내고 있었을까 잠시 돌이켜 보았습니다.</div> <div>별 거 없었습니다. </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이제 막 만난 대학교 친구들이랑 당구장에 가서 시간을 죽이다가 짜장면 시켜서 먹고</span></div> <div>PC방에 가서 욕하면서 스타크래프트를 하거나</div> <div>리필 되는 찌개 안주 하나 시켜서 술이나 마시고 그랬을 겁니다. </div> <div>왜 우리는 저기 잘 나가는 애들처럼 이야기를 재미있게 잘하질 못해서</div> <div>여자들에게 인기도 없냐고 한탄이나 하면서..</div> <div><br></div> <div>지금 삶에 찌들어서 우울하게 사는 제 모습을 봐도 그렇고 </div> <div>사실 그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서 계속 살았어도 </div> <div>별로 누릴 게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div> <div>군대가서 선임한테 욕을 처먹으면서도 살겠다고 똥같은 음식을 입에 퍼넣고</div> <div>그렇게 마음에 드는 직장도 아닌데 미친듯이 오고 싶은 것처럼 연기를 하고</div> <div>직장 상사가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는데 굽신굽신하고...</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많이들 느끼시겠지만 사실 사는 게 별 게 없으니까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밥 벌어먹고 사는 건 왜 이렇게 지겹고 고단한지.</span></div> <div><br></div> <div>그래도 직접 경험하면서 살다보면 </div> <div>그 끝없는 하찮음 속에서 버티면서 살아가는 방법을 깨닫잖아요.</div> <div>다음날 후회할 걸 알면서 늦은 시간에 오랜 친구 만나서 술 마시고</div> <div>점심 먹으러 나왔는데 갑자기 날씨도 따뜻하고 햇살도 쨍쨍한 날을 만나고..</div> <div><br></div> <div>참 미안합니다. 학생들에게.</div> <div>그 하찮음을 직접 경험하고 그 하찮음에 지겨워하면서</div> <div>그 하찮음과 같이 살아가는 방법을 깨닫는 </div> <div>그 기회를 미처 주지 못해서.</div> <div><br></div> <div>저도 별볼일 없이 나이만 먹은 어른 1인이라 </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저 이렇게 가슴만 치면서 미안해 합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미안해요 모두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