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1982년도... <div><br></div> <div>서울장위동에서 태어나 장위동, 이문동, 석관동에서 살던 나는 1982년 국딩 4학년 시절을 다시 장위동에서 지내고 있었다.</div> <div><br></div> <div>2남2녀 중 막내였던 나는 당시 아버지께서 토목기사로 현장소장으로 일하고 계셨고 어머니는 집에서 살림하시는 평범한 집에 장난 많이 치는 막내 아들이었다.</div> <div><br></div> <div>무엇보다도 맨 위의 형이랑은 13살 차이, 바로 위 누나 둘도 각각 11살, 9살 차이가 나기 때문에 사실상 집에서는 내가 뚝 떨어진 막내였다.</div> <div><br></div> <div>나이차이가 많이 나던 탓에 위로 형과 누나들과는 사실상 싸울일도 없어서 동네 친구들과 오히려 티겨태격 재미나게 지내던 시절이었다.</div> <div><br></div> <div>그러던 어느날...당시 교회 청년부였던 큰누나 방 옷장에서 섞여 들어간 내 옷을 찾던 내게 갑자기 심쿵한 상황이 들이 닥쳤다.</div> <div><br></div> <div>옷들 틈에 낑겨 있던 하양 봉투...그리고 그 안에 있던 당시로는 큰돈이었던 5천원짜리 2-3장과 천원짜리 7장...</div> <div><br></div> <div>당시 따로 용돈이 크게 부족하거나 집이 크게 어렵거나 하던 시절은 아니었지만...어린마음에 왜 그렇게 갑자기 물욕이 생기던지...--;</div> <div><br></div> <div>1천원이면 내가 좋아하는 만화책도 만화방에서 하루종일 볼수 있고...맛있는 뻔데기도 사먹고 깐도리 하드도 사먹고......</div> <div><br></div> <div>일단...두근대는 마음으로 다시 누나방에 가서 천원짜리 한장을 슬쩍 빼냈다. </div> <div><br></div> <div>"크게 티는 안나겠지?"</div> <div><br></div> <div>쿵쾅대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집을 나선 나는 일단 평소 간간히 가서 만화책 두어권 읽고 다시 문을 나섰던 동네 만화방엘 들어갔다.</div> <div><br></div> <div>1권에 20원, 혹은 50원이었던 만화가게에서 평소 보던 로봇찌파 시리즈 만화책, 그리고 강가딘 만화책을 골라 실컷 읽고...</div> <div><br></div> <div>해질녘이 되서야...다시 불안감이 엄습한 상황에서 쭈삣거리면서 집에를 들어갔다.</div> <div><br></div> <div>걱정과는 달리 평소와 다름없던 집안 분위기. 뭐하다 늦었냐며 타박하시는 어머니와 숙제다했냐고 잔소리하는 작은누나의 말을 귓등으로 들으면서</div> <div><br></div> <div>내방으로 직행...두근두근 대면서 시간을 보냈다.</div> <div><br></div> <div>당연히 이날은 아무런 상황도 오지 않았고 주머니속에 남아있던 500원 지폐와 100원짜리 동전 두어개는 내 마음과는 달리..자꾸만 내일은 만화도 보고</div> <div><br></div> <div>친구놈들 하드도 사줘야지...하는 생각만 하게 됐다.</div> <div><br></div> <div>다음날도 학교에 갔다와서 들린 만화방에서 실컷 만화책을 읽다 친구들과 만나 친구들에게 쌍쌍바도 사주고...뻔데기도 사먹고...</div> <div><br></div> <div>집에 들어와도 전혀 분위기는 바뀌지 않았다.</div> <div><br></div> <div>차츰 죄의식에서 무뎌진 나는 결국 또 다시 저지르면 안되는 금단의 열매를 먹게 된다.</div> <div><br></div> <div>더욱 담대해진 나는 이번엔 아예 5천원짜리 한장을 빼내고는 곧바로 집을 나선다.</div> <div><br></div> <div>읽고 싶은 재미난 만화는 지천에 널렸고 돈은 넉넉하니 시간가는줄도 몰랐다.</div> <div><br></div> <div>급기야...그 다음날...학교로 가던 나는 길가에 있는 만화방의 각종 포스터의 유혹에 못이겨 난생 처음 학교를 땡땡이 치고는 만화방에 들어가게 된다...</div> <div><br></div> <div>그리곤 하루종일 킬킬대며 만화를 읽고 라면도 사먹고 하드도 사먹고...해가 질 무렵에 들어간 집...</div> <div><br></div> <div>역시 큰누나가 있어도 집안 분위기는 전과 다름 없는 상황...</div> <div><br></div> <div>다음날도 역시 학교를 땡땡이 치고 들어간 만화방... 2일 연속으로 만화방에서 킬킬대던 나는 친구녀석과 함께 호기롭게 짜장면집에 가 짜장면을 사먹고...집에를 들어갔다...</div> <div><br></div> <div>그런데...집안 분위기가 어제와 같지 않다...</div> <div><br></div> <div>어머니께서 도끼눈을 뜨시면서 나를 다그치신다....어디 갔다 왔냐고...</div> <div><br></div> <div>일단 겁을 집어먹었던 나는 눈치를 굴리다가 돈 이야기가 없어 그냥 학교안가고 동네 뒷산에서 참새를 잡고 놀았다고 둘러댔고 이에 속상하신 어머니는 엄청난 잔소리와 함께 나를 크게 혼내셨다.</div> <div><br></div> <div>이후 큰누나가 들어왔고 형도 들어오고...아버지는 지방 공사장에 계셔서 주말만 올라오셨다...</div> <div><br></div> <div>큰누나와 형이 엄마와 함께 마루의 나를 두고 안방으로 들어간다...</div> <div><br></div> <div>뭔가 심각한 이야기를 주고 받더니...다시 나온 세사람...</div> <div><br></div> <div>형이 무서운 얼굴로 혹시 큰누나 방 옷장에서 돈에 손댔냐고 물었다.</div> <div><br></div> <div>이때 그냥 이실직고를 했어야 했는데...나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저으면서 부정을 했고...</div> <div><br></div> <div>곧이어 형이 거칠게 다가와 나의 주머니를 뒤진다...</div> <div><br></div> <div>당시 내가 질수 없었던 천원짜리 지폐 1장과 나온 100원짜리 10원짜리 동전들...끽해야 100원 200원 받아 놀던 나에게는 부정할 수 없는 증거가 나온 셈이다.</div> <div><br></div> <div>순간 흐르는 정적....큰누나의 탄식소리와 어머니의 외마디 비명...</div> <div><br></div> <div>정신이 없던 나는 형의 손에 이끌려 다락방으로 끌려갔고...</div> <div><br></div> <div>이후 형은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그리고 왜 혼나야 하는지를 차분하게 설명해 주었다.</div> <div><br></div> <div>제일 먼저 거짓말을 했고, 남의 돈에 손을 댔고...학교에 가지 않았고...이로 인해 가족들에게 큰 걱정과 실망을 안겨주었다는 것.</div> <div><br></div> <div>그리고는 다락방 기둥에 나를 몰아세우고는 정말 정신없이 두들겨 맞았다.</div> <div><br></div> <div>그냥 무차별적으로 맞은 것이 아니라...마대자루로 엉덩이를 맞다가 마대자루가 부러지자 다시 빗자루로 얻어맞고...</div> <div><br></div> <div>결국 1시간 이상을 두들겨 맞으면서 혼나던 나는 어머니의 만류로 간신히 다락방을 벗어 날 수있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당시 형은 이미 24살...나한테는 거의 아버지와 같은 권위를 가졌던 터라 반항을 한다거나 도망간다거나 하는것은 꿈에도 상상 못할 일이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반 초죽음이 됐던 나는 그 다음날도 본의 아니게 학교를 가지 못했고...결국 3일 연속 결속의 불명예를 안게 된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이후 국민학교 와 중학교, 고등학교를 통털어 내가 소위 땡땡이를 친 적은 절대 없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남의 돈에 손대거나 탐한 기억도 없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형한테 죽도록 맞은 기억은 끔찍하고 공포스러웠다. 절대 하면 안될 짓을 한것이기에...형이 원망스럽거나 미워한적은 추호도 없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격동의 80년대에 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옆길로 새지 않고 그나마 대학가서 사람구실하고 지금까지 생활해 온것에는 13살 국딩 4학년 당시 형에게 엄청나게 혼났던 경험이 나에게 큰 이정표가 되지 않았나 싶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이제 50중반을 훌쩍 넘긴 형이 머리도 좀 벗겨지기 시작하고 눈도 나빠지는 것을 보고는 참...세월의 덧없음을 느끼게 된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8/14706356184566b963caa74f27a2757328b49ffd38__mn352830__w1000__h1430__f216862__Ym201608.jpg" width="800" height="1144" alt="4학년때.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 filesize="216862"></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국민학교 4학년이던 1982년 겨울...당시 내 모습....^^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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