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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readers_11347
    작성자 : 수뢰딩거괭이
    추천 : 2
    조회수 : 261
    IP : 180.228.***.152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4/01/21 20:07:54
    http://todayhumor.com/?readers_11347 모바일
    [병신백일장] 히키코모리지만 괜찮아
    <div> </div> <div>프로그램 자체의 오류인지, 컴퓨터가 이상해진 것인지 모르겠지만 실행중이던 게임이 갑자기 종료되어 버렸다.</div> <div>중간에 저장을 하기는 했지만 어느 부분까지는 다시 해야 해서 화가 난다.</div> <div>하지만 조금만 더 하면 이벤트가 발생할 것 같기 때문에 다시 하기로 하고 게임의 단축키를 눌러보았지만 </div> <div>왠일인지 게임자체가 실행이 되지 않는다. 삭제하고 다시 설치해볼까 하지만 그건 역시 귀찮다.</div> <div> </div> <div>시간은 새벽 3시, 평소보다 이른 시간이지만 할게 없어졌기 때문에 잠들기로 했다. </div> <div>내일은 삭제하고 다시 설치해봐야겠다.</div> <div> </div> <div>그러고 보니 마지막 장면이 뭐였더라?</div> <div>아, '내일 오후 1시에 만나자!' 였다. 그리고 내 선택은 당연히 'yes'였다.</div> <div>다음 이벤트 성공으로 공략중인 캐릭터와 해피엔딩을 보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잠이 들었다.</div> <div> </div> <div> </div> <div>시간은 오전 11시, 일찍 잠들었기 때문인지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게 되었다.  </div> <div>평소의 습관처럼 일어나자마자 컴퓨터를 켠다. </div> <div>오랜 시간 사용해서 그런지 부팅하는데에도 시간이 좀 걸린다.</div> <div>컴퓨터를 바꿔야 할지 고민한다. </div> <div>컴퓨터가 켜지고 마우스를 움직인 순간 어제 갑자기 꺼졌던 게임이 멋대로 실행상태가 되었다.</div> <div> </div> <div>공략 중이던 캐릭터가 화면 가득히 떠오르자 다시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이 느껴졌다.</div> <div> </div> <div>'오늘은 왠일로 오전에 일어난거야?'</div> <div> </div> <div>응? 왠지 어제 진행하던 스토리와는 다른 느낌이 든다. 역시 오류인거라고 생각하고 창을 닫으려고 했다.</div> <div>그런데 왠일인지 창이 닫히지도 않는다. </div> <div> </div> <div>'하지만 곧 만나기로 했으니까 외출준비를 하지 않을래?'</div> <div> </div> <div>대화창을 넘기지도 않았는데 대화창이 혼자 넘어간다. 이제 컴퓨터가 완전히 맛이 가버린 것 같다.</div> <div>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고 있는 사이에 또 대화창이 넘어가버렸다.</div> <div> </div> <div>'준비할 생각이 없는 것 같네? 안되겠어! 금방 찾아갈 테니까 기다려!'</div> <div> </div> <div>대화창을 확인하자 곧 게임 창이 멋대로 닫혀버렸다. 도데체 뭐가 뭔지 모르겠다.</div> <div> </div> <div>그때 갑자기 누군가 문을 쾅쾅 두드리기 시작했다. 택배로 주문한 것도, 집에 찾아올 사람도 없다.</div> <div>누구일지 의아한 마음으로 문을 열었다.</div> <div> </div> <div>"안녕?"</div> <div> </div> <div>상큼하고 발랄한 표정으로 인사해오는 게임 속의 그녀가 서있었다.</div> <div> </div> <div>"으아아아앍?"</div> <div> </div> <div>이상한 굉음을 내며 문을 닫아버렸다. 2D가 3D로 나타나다니. 내가 드디어 미쳐버린 것인가?!</div> <div>문을 닫기가 무섭게 이번엔 난폭하게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내 정신을 현실로 이끌었다.</div> <div> </div> <div>"뭐야 그 반응은! 기껏해서 만나러 왔는데! 빨리 문 열어줘!!!"</div> <div> </div> <div>열혈캐릭터는 무섭구나 하고 진심으로 생각했다. 멍하니 고민하는 동안 그녀는 필사적으로 문을 두들기고 있었다.</div> <div>문을 열지 않으면 문을 부숴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항복하고 문을 열었다.</div> <div> </div> <div>"우우, 너무해."</div> <div>"미안"</div> <div> </div> <div>사과해버렸다. </div> <div> </div> <div>그녀는 나를 옆으로 밀치며 집안으로 무작정 들어왔다. 그리고 창문을 열어버린 후 침대에 앉았다.</div> <div> </div> <div>"뭐해, 나갈 준비해야지!"</div> <div>"어...? 엉?"</div> <div>"어제 일 기억 안나는거야? 오후 1시에 만나자고 했던거!"</div> <div>"아...어..."</div> <div>"빨리 준비해!"</div> <div> </div> <div>그녀는 여전히 잔뜩 삐져있는 것 같았다. 준비하라니 뭘 어떻게 해야하는 건지 모르겠다.</div> <div>그러자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나 방안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옷을 던져줬다.</div> <div> </div> <div>"씻고 그 옷으로 갈아입어, 최대한 빨리!"</div> <div> </div> <div>나는 엉겁결에 나갈 준비를 하게 되었다. 이건 전혀 생각지도 못한 전개였다. </div> <div> </div> <div> </div> <div>12시가 되었을 무렵 그녀의 도움으로 겨우 나갈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 지저분한 머리카락 정리라던가,</div> <div>옷 매무새를 정리하는 것들을 도와주었다. </div> <div> </div> <div>"다 됐다! 이제 나가자!"</div> <div> </div> <div>나를 도와주는 동안 어느정도 화가 풀린 모양이다. 하지만 나는 나갈 생각이 별로 없었다. </div> <div>히키코모리 생활 2년차, 이렇게 갑자기 밖으로 나가는 일은 상상조차 하지 않았다.</div> <div>머뭇거리자 그녀는 또 화가난 것 같다.</div> <div>결국 멱살 잡힌채로 밖으로 끌려나갔다.</div> <div>역시 열혈캐릭터는 무서웠다.</div> <div> </div> <div>집 밖에 나오니 왠지 겁도 나고 홀가분한 느낌도 들고, 애매한 기분이 들었다. </div> <div>그러고 보니 더 큰 걱정거리가 있었다. 나는 지금 돈이 없다는 것이다. 2만원 정도가 내가 가진 돈의 전부였다.</div> <div> </div> <div>"저기... 나 돈 없는데?"</div> <div>"상관없어! 돈 없이 갈 수 있는데는 많아!"</div> <div> </div> <div>그렇게 그녀에게 이곳 저곳을 끌려다녔다. </div> <div>우선은 근처에 있는 애견샵이 줄지어 있는 거리를 구경하러 갔다.</div> <div>강아지와 고양이를 보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구경하는 그녀가 귀엽게 느껴졌다. </div> <div>다음은 내가 좋아하는게 잔뜩 있는 곳으로 가자며 전자상가에도 갔다.</div> <div>다른 미연시 게임을 보고 있으면 조금 화를 내기도 했다. 역시 그녀는 게임 속의 사람인 걸까?</div> <div> </div> <div>누군가와 같이 무엇인가를 한다는 감각은 오랜만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무시하고 깔보던 사람들과 달리 그녀만은 진지하게</div> <div>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다. 그리고 즐거워해주고 있다. 오랜만에 즐겁고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div> <div>그녀가 내 손을 잡을 때는 진심으로 기쁘고 두근거렸다. 그녀가 부끄러움을 감추기 위해 일부로 앞만 보며 당당히 걷는 것이 귀엽다.</div> <div> </div> <div>둘이서 돌아다니다가 커피를 마시기로 했다. 커피숍에 들어가 둘이서 진지하게 메뉴를 고민하여 주문한 뒤 자리에 앉았다.</div> <div>자리에 앉아서 커피가 나오기를 기다리는데 뒤에서 소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div> <div> </div> <div>"뭐야 저 커플은, 남자가 돈이 많나보네?"</div> <div> </div> <div>그 소리를 듣고나니 화가나기 보다는 충격을 받았다. 나는 누가 보기에도 못난 남자인 것이다. </div> <div>하지만 그녀는 누구보다 이쁘고 잘난 사람이다. 그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충격을 받고 말았다.</div> <div>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집에 가고 싶다고 간절히 생각했다. 꿈이라면 악몽이 되기 전에 깨어버렸으면 좋겠다.</div> <div> </div> <div>"커피 나왔다. 나가자."</div> <div> </div> <div>그녀는 화난 표정이었다. 그녀는 카운터로 가서 내 몫의 커피까지 들고 왔다.</div> <div>그리고 나에게 커피를 건낸 후 날 잡아 끌다시피 하며 가계 밖으로 나왔다.</div> <div>가계를 나오면서 나에게 뭐라하던 사람들을 째려보는 것도 잊지 않았다.</div> <div> </div> <div>"뭐야, 신경쓰여?"</div> <div>"그야... 당연히..."</div> <div> </div> <div>기운이 다 빠져버렸다.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 뿐이다.</div> <div> </div> <div>"상관 없어. 다른 사람이니까 무슨 소리해도 상관 없다고!"</div> <div>"그치만..."</div> <div>"내가 널 좋아하니까 상관 없는거야! 다른 사람한테 잘보여서 뭐할거야! 나 한테만 잘보이면 되는거라구!"</div> <div> </div> <div>그녀는 진심으로 화를 내고 있었다. 게다가 길거리 한 가운데에서. 그녀는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div> <div>그런 말, 듣는 나도 부끄럽다.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도 부끄러워서 그녀의 손을 잡고 재빨리 걸음을 옮겼다.</div> <div> </div> <div>"이게 뭐야, 첫 데이트인데..."</div> <div> </div> <div>그녀는 소매로 재빨리 눈가를 훔치며 중얼거렸다.</div> <div> </div> <div>"미안."</div> <div> </div> <div>또 사과해버렸다.</div> <div> </div> <div>그녀를 다시 즐겁게 만드는 것은 조금 어려웠다. 겨우 웃게되었을 때에는 안도와 함께 행복한 기분도 들었다.</div> <div> </div> <div> </div> <div>즐겁거나 재미있는 일을 할 때는 시간이 금방 지나가버린다. </div> <div>별로 한 일도 없는 것 같은데 저녁이 되어버렸다. </div> <div> </div> <div>"이제 집에 가야지. 오늘은 오랜만에 외출이었으니까 일찍 들어가서 쉬어."</div> <div>"아...응... 근데.. 집까지 같이 가줄까?"</div> <div> </div> <div>용기를 내서 물어보았다. 그녀는 기쁜 듯 했지만 고개를 저었다.</div> <div> </div> <div>"그럼 이따봐."</div> <div>"응?"</div> <div> </div> <div>그녀는 내 의문에 대답도 하지 않은 채로 뛰어가버렸다. 그러고보니 그녀가 날 집까지 바래다준 것 같다. </div> <div>몇 분만 더 걸으면 집이니까 말이다.</div> <div> </div> <div>집에 오니 컴퓨터가 켜져있었다. 나갈 때 끄고 나가지 않은 모양이다. </div> <div>습관처럼 컴퓨터 앞에 앉았다. 집에 오니 피로가 느껴졌다. 멍하니 앉아있는데 게임이 또 멋대로 실행되었다.</div> <div> </div> <div>'피곤한 모양이네...?'</div> <div> </div> <div>2D화 된 그녀가 화면속에서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다. 클릭하니 나는 괜찮다는 멋대로 이야기 해버린다.</div> <div> </div> <div>'그럼 다행이고... 저기 말이야...'</div> <div> </div> <div>그녀는 약간 쑥스러운 얼굴을 했다.</div> <div> </div> <div>'나 내일 시간 되는데 또 만나지 않을래?'</div> <div> </div> <div>yes와 no 선택지가 화면에 떠오른다. 나는 선택지를 클릭하고 그녀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div> <div>그런데 왠일인지 게임이 또 멋대로 꺼져버렸다. </div> <div>나는 한숨을 내쉬고 침대로 어슬렁 어슬렁 걸어가 대자로 뻗어버렸다. 피곤한 하루였다.</div> <div>그리고 생각했다.</div> <div> </div> <div> </div> <div>역시 3D 보다 2D가 좋지.</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div> <div> </div> <div>여기까지 읽어주신 분이 있을지 모르겠으나.</div> <div>재미 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오타 같은건 쿨하게 이해해주세요 ㅠㅋ</div> <div> </div> <div>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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