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애니메이션의 비중은 2D에서 상당 부분 3D로 갔죠.
디즈니도 이미 2D는 만들지 않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손 꼽히는 애니메이션 회사라고 하면
픽사 드림웍스 디즈니 정도지요.
뽀로로,라바를 비롯한 유아용도 전부 다 3D로 갔습니다.
세계적인 스튜디오에서 일본의 지브리 스튜디오는 유일하게 2D 애니메이션입니다.
그런데 왜 지브리만 유일하게 2D를 만들까요.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기술이 쌓일 수 있다는 것과 3D만의 매력 때문입니다.
한 번 만들면 계속 쓸 수 있거든요.
2D는 노가다입니다.완전히 인력이죠.새로 그리고
뭔가를 하려면 또 그려야합니다.
즉 인력을 갈아넣어야 한다는거죠.
계속 그리고 계속 그리고 사람에게 의존하죠.
사람에게 의존하다보니깐 전달이 되지 못합니다.
3D는 계속 프로그램이 발전하면서 더 나아질 수 있습니다.
점점 더 기술이나 노하우가 쌓이게 됩니다.
핵심이 사람에 있는 2D는 그 사람이 은퇴하면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기술같은 것은 다 사라지게 됩니다.
3D와는 다르게 기술같은 것이 전달이 되지 않는거죠.
이러한 이유 외에도 3D가 가지는 생생함과 실제 사람같은
캐릭터가 어른이나 아이에게나 더 매력적인 게 사실이죠.
경쟁력에 있어서 차이가 벌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즉 3D는 차곡차곡 쌓아가는 반면에 2D는 현상 유지에도 힘듭니다.
경쟁력이 차이가 난다는 건 즉 시장에서 2D를 굳이 만들 필요가
없다는 걸 의미하고,이건 2D 애니메이션이 점점 사라진다는 걸 의미하죠.
이러한 트렌드 속에서도 지브리는 꿋꿋했습니다.
아직 2D도 건재하다는 걸 보여주고 있었죠.
사실상 일본을 제외한 미국이나 유럽 쪽은 거의 2D
애니메이션을 주로 만드는 회사는 거의 없습니다.
3D 애니메이션의 범람 속에서 지브리는 2D 애니메이션에 있어서 어떠한
상징적인 의미였습니다.
3D가 넘쳐나는 곳에서도 버티는 셀 애니메이션의
라퓨타의 거신병같은 느낌이었죠.
이러한 지브리의 해체는 사실상 2D 애니메이션에 있어서
어떠한 퇴조의 느낌 혹은 쇠퇴의 느낌이 드는 게 사실이네요.
자연 재해 영화를 보면 자유의 여신상이 무너집니다.
거기에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인류가 쌓아놓은 무언가가 없어졌다!
즉 인류의 멸망과 재난에 대한 복선입니다.
저는 지브리의 해체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지브리도 사실상 2D 애니메이션에 있어서 자유의 여신상같은
느낌이죠.즉 2D 애니메이션에 있어서 지브리의 쇠퇴는
자유의 여신상의 쓰러짐과같은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3D 애니메이션의 기술력은 쌓이는 부분이 많습니다.
소프트웨어가 놀라울정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2D 애니메이션같은 경우는 발전할만한 기술이 거의 없죠.
손으로 그리는 특성상 쌓일 수가 없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2D 애니메이션의 정점은 포토샵입니다.
큰 발전은 종이 -> 컴퓨터로 옮겨왔을 뿐 단 한번의 근본적인 발전이 없었죠.
실험적인 기법이 도입되고는 있지만 근본적인 기술의 발전,
즉 일일이 모든 장면을 그려야 하는 노가다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 없지요.
물론 2D 애니메이션 매니아가 있으니깐 크게 없어지지 않겠지요.
그 매니아들의 대부분은 재패니메이션을 보겠지요.
분명한 건 그 수가 지금에 비해서 훨씬 줄어들거라는 점입니다.
최근 재패니메이션은 2004년 이후로 하루히 붐 이후로 점점 내리막길을 걷고 있죠.
시장의 크기도 분명히 줄어들었습니다.
살아남으려고 애쓰다 보니 구매력이 있는 오타쿠들을 겨냥했고
그들을 위해서 애니메이션을 만들다보니 내용이 비슷비슷해졌습니다.
레드오션이 됬고 많은 애니메이션 회사가 죽었습니다.
이러한 와중에 일반인들에게 '재패니메이션이 그렇지 뭐'라는
인식을 심어주었고 오타쿠 이외의 사람에게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컨텐츠만 양산하고 있습니다.
2D에서 가장 중요한 수도 역할을 하는 재패니메이션이 휘청거리고 있는거죠.
지브리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미야자키 하야오 역시 이러한 사태를
매우 걱정스러워했죠.그 와중에 지금까지 미야자키가 지적한 부분 중에
단 하나라도 나아진 것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