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외삼촌이 오셨습니다.
어머니와 나란히 앉아서 바보상자를 보시다가 문득
"누나는 누구 찍을거야?"
라고 물으시더군요.

저희 어머니 "찍을 놈이 있어야 찍지."
라고 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그래도 이명박이..."

순간 방에서 고전게임 삼국지8을 즐기던 저는
"경제 살려도 외삼촌에게 득되는 경제 아닐텐데요."하고 건방지게 끼어들었습니다.

한 15분여를 왜 외삼촌에게 득되는 경제가 아닌지를 설명하고 5분에 걸쳐
"차라리 창옹을 찍으세요"라고 설득했답니다.

창옹을 찍어달라고 호소하는 제 자신이 왠지 불쌍했지만
그래도 이씨는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또 다른 이씨를 거들어야 했지요.

참고로 저희 외삼촌은 한때 무안단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교회에 다니고 계십니다.
저희 어머니도 크리스챤이시라 걱정스런 눈빛으로 간곡히 설득한 바 있었으나
외삼촌은 단칼은 아니지만 여전히 잘 다니시는 모양이고, 
우려하고 있는 사태가 아직까지는 벌어지지 않아 어머니도 지켜보시는 중이죠.

(여기에서 한말씀. 무안단물로 스타덤에 오른 교회를 욕하는 것은 상관없으나
남한테 사기는 당할지언정 피해준 적 없고, 혼자된 모친 열심히 봉양하며 살고 계시는 
외삼촌에 대한 인신공격은 삼가해주세요.)

아무튼 그 교회 목사가 mb에 대해 어쩌고저쩌고했다던 기사가 떠오르더군요.
우리나라 종교의 부패와, 그에 휘둘리는 외삼촌과, 창옹을 찍으라고 설득하는 제가 
묘한 삼각구도를 형성하면서 깊어가는 밤이었습니다.

어쨌든 그래서 열심히 창옹을 선전하고 다니는 중이니,
창옹 대통령되면 나한테 진짜 고마워해야 돼. 나는 창옹 캠프 사람도 아닌데 말야. ㅎㅎ

ps;하지만 정작 본인은 사표 만들 작정을 하고 있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