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와 포수의 관계와 같은 듯요.

전에 이런 베인을 본 적이 있었어요.
제가 알리였는데, 알리형 알리형 하면서 친근하게 굴길래 저도 그냥 받아줬거든요.
저랑 손이 굉장히 잘 맞더라고요. 상대 봇라인도 좀 허술했고요. 초반 딜교환 몇 번 해보니 상대 원딜이 킬욕심이 앞서는데 서폿이 그걸 제어해주질 못하는 거 같아서 역관광이 가능하겠다고 판단이 됐어요.

분쇄를 원딜에게, 박치기를 서폿에게 나눠서 선물하면 베인이 원딜 필킬을 따내는 상황. 그래서 굉장히 유리한 상황이었고, 뭐 상대 정글도 그닥 위협적이지 않고 그래서 폭풍 디나이가 가능했어요.

7렙쯤 되선 갱도 위협적이지 않고 라인이 위태로운 것도 아니어서 갱 온 아군 정글러에게 다른 라인 신경써달라고 한 상황. 그때 베인이 그러더라구요.

"알리형 나 선팬댄 가도 될까?"

솔직히 원딜이 서폿한테 자기 템트리 어떻게 가고 싶다고 물어보는 걸 처음 봤어요. 워낙 압도적인 상황이고 좀 기분 좋기도 하고 그래서 선뜻 그러라고 했거든요. 상대가 좀 여유가 있다보니 베인 특유의 킬딸 본능이 살아난 거 같은데, 뭔가 존중받은 느낌도 들고 선팬댄 해도 되겠다고 합의를 해준 상황이어서 원딜 보호에 좀 더 부담도 되고 뭐 그렇더라고요.

적 봇라인이 전혀 위협적이지 못하고, 저랑 손도 잘 맞다 보니 갱이 와도 겁이 안났는지, 다른 원딜들은 와딩 안하냐 힐 안주냐(알리 힐이 차면 얼마나 찬다고)맨날 징징대기만 하는데 이 베인은

"형 지금 와딩할 거 아껴서 좀 있다가 맵핵 켜주삼" 이러고..솔직히 말만으로도 고마웠음.

결국엔 베인이 너무 잘 커서 팬댄 두개 인피 하나로 게임이 끝났는데 서로 손이 잘 안맞으면 진짜 힘든것도 봇라인..
마을이나 귀환타면서 시간 조금씩 있을 때 원딜 서폿 서로 말이나 스타일을 공유하는 건 굉장히 중요한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