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FTA와 국민연금을 제외한 모든 정부의 그간 행적들을 지지하는, 예, 노빠라고 하죠.
항간에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

박정희가 밥을 하고, 전두환이 밥을 먹었으며, 노태우가 누룽지를 긁어먹고, 
김영삼이 가마솥을 태웠으며 김대중이 설거지를 한다고요.
노무현은?
가마솥을 건조시키고, 쌀을 씻고, 밥을 앉히려고 했죠. 결과요? 실패라고 봅니다.
누군가 자꾸 가마솥을 뒤흔들어 엎으려고 했죠. 밥이 될리가 없습니다.

밥을 기다리던 사람들이 항의를 하기 시작합니다. 왜 아직도 밥이 안 된거냐고요.
배는 고파 죽겠는데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느냐고요. 하지만 생쌀을 먹일 수는 없잖습니까.
마치 새언니가 싫어 죽겠는 시누이가 자꾸 밥을 방해하고, 마누라 편을 들어야 하는 남편은 방관하고,
시부모는 왜 밥이 안나오냐고 닥달하는 꼴입니다.

밥이 되지 않자, 이제는 남편이 이혼을 하겠다고 성화를 부립니다.
밥도 못하는 마누라와는 살고 싶지 않뎁니다. 조강지처를 버리고 옆집 순이에게 다시 돌아가겠다네요.
마누라는 그저 이렇다 할 말도 못하고 눈물로 시집살이를 견디고 있습니다.

시누이가 한 수많은 헛소리 중에 맞는 말이 하나 있습니다. 남편이 아마추어에 무능한 녀석이라네요.
서로 협력해서 집안을 꾸려가도 힘이 들 마당에 시부모도, 시누이도, 남편도, 제각각 편이 갈라져
혹은 마누라를 욕하고, 혹은 방관하고, 혹은 닥달을 합니다.

옆집 순이는 이 상황을 즐기고 있습니다. 순이는 시누이와는 친구 사이거든요. 때로는 다투기도 하지만,
결국 그들이 가고자 하는 길은 비슷하다는 것을 서로 알고 있습니다.
남편이 순이에게 오면, 어쩌면 그 집은 겉보기에 잘 돌아갈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순이가 밥을 하든, 시누이가 밥을 하든, 그 밥이 제대로 잘 익을지는 의문입니다.
시누이는 예전에도 밥을 다 태워먹은 적이 있거든요. 순이도 며느리를 쫓아내려고 하다가
시부모에게 된통 혼이 난적이 있었고요.

시아버지는 꼬들꼬들한 밥이 좋고, 시어머니는 찰진 밥이 좋뎁니다. 
밥을 두번 하면 좋으련만 두번 할 시간이 없어 보입니다. 며느리만 애가 탑니다.
순식간에 칠거지악을 저지른 못된 며느리가 될 판입니다.
시누이든 순이든 시부모 입맛에 맞는 밥을 잘 지을지 걱정입니다.
다 태워서 애써 추수한 쌀이나 버리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시누이도 순이도, 
시부모 밥 먹이기 보다 화장하고 노는 게 더 좋뎁니다.

열린우리당을 반대합니다.
통합신당이든, 도로 민주당이든,
신한국당이 한나라당이 되도 별 다를 게 없던 것처럼.
그들도 결국 같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시부모가 무슨 밥을 원하는지 궁금해하고,
그 밥을 어떻게 하면 지어낼 수 있는지는 관심 밖인 그들이
어떻게 제대로 된 밥을 지어낼 수 있겠습니까.

어느 노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