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자살을 그렇게 나쁘게 보는 편이 아닙니다. 그럴 만한 합당한 이유가 있다면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br />일종의 "명예 자살" 같은건 인정해줘야 된다고 보는 편이죠. 저같은 경우는 사회가 죽음을 너무 멸시하고 그것을<br />생각하는걸 금기시 하는 분위기가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오히려 죽음의 유혹은 사람을 더 강하게 이끈다고 생각<br />합니다. 사회가 전반적으로 향락주의 풍토가 강해진다면 그것은 사실 죽음에 대한 강렬한 욕구에 대한 감춰진 <br />표명에 다름일 뿐이라 생각하죠. 향락은 본질적으로 죽음과 관계 맺고자 하는 욕구라고 볼 수 있거든요. <br />이 문제는 너무 많은 형이상학적 논증이 필요한 부분이라 긴 언급은 생략하고 싶습니다.(조르주 바타이유 같은<br />사상가들이 이런 문제를 아주 깊이 탐구했죠. 사드도 그런 계열이라 볼 수 있고요.)<br /><br />생각해보면 삶 자체가 최고의 가치라는 선언은 조금 이상한 부분이 있지 않습니까? 우린 그저 살아가고 있을 뿐인데,<br />사는게 최선이라니요?? 하지만 죽음은 사실 우리들 곁에 늘 존재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요??<br /><br /><br />우리의 부모님은 언제든지 돌아가실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나의 연인도 아주 냉정하게 따지고보면 내일 당장 부재한다고<br />해도 이상할 것은 아니죠. 누군가를 곁에 볼 수 없다는 사실이, 그 사람과 헤어져 멀리 떨어져 지낸다는 것과 죽었다는 것<br />의 사이에는 엄청난 간격이 드리워져 있죠. 하지만 궁극적으론 똑같습니다. 우리는 늘 부재와 무의 가능성 곁에 살아가고 있는데<br />항상 현존만을 강조하면서 살아간다는 건, 어딘지 너무 이상하지 않습니까?? <br /><br /><br />그저 '삶'만이 최고의 가치가 될 수 있다는 건 무엇인가 이상합니다. 보다 더 높은 가치가 있어야만 삶의 가치또한 보증되는 것이지<br />않습니까?<br />만약 지금의 삶보다 더 초월적인 어떤 삶이 가능하다면, 그 삶을 향해 가는 방법중의 하나로써 자살또한 인정할 수도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br />매우 이상한 진술이란것은 스스로 알지만요. <b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