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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 하나, 댓글 목록이 그 사람 성격의 전부는 아니다.
저는 제가 먼저 말걸고 다니는 경우는 잘 없어요. 나서서 행동하는 스타일도 아니고요.
최소한의 대답, 최소한의 설명, 웬만하면 남들과 말 안 섞으려고 하는 사람입니다.
친한 사람들끼리 모여도 주로 듣는 쪽이고 제 이야기는 잘 안하려고 해요.
간혹 '이런 말을 해야겠다' 생각을 정리하고 남들 이야기 다 끝나고 말하려고 하면
이미 대화주제가 지나가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러다보니 오유에서도 먼저 제안하거나 댓글 다는 타입이기보다는
다른 사람 말에 내 생각을 더하거나 반대 의견을 낼 때만 댓글 답니다.
그런데 댓글목록만 보니까 시비걸고 다니는 사람 같아요....;
마치 콜로세움 개장만 찾아다니면서 글쓰고 다니는 사람 같네요. 보고 좀 놀랐어요.
실제로는 남이랑 엮이는 걸 싫어해서 그냥 좋게좋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거든요.
근데 제 댓글 목록은 주로 제 말보다는 남말에 첨언하는 글밖에 없어요.
다른 사람 판단할 때 댓글 목록 열어보는 경우가 많은데
목록만 보고 이 사람은 이렇다 저렇다 속단하는 건 부정확한 것 같아요.
깨달음 둘, 개인의 지향성이 상황에 따라 받아들여지는 게 다를 때.
예를 들면 저는 '남한테 욕 안하기' '서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은 넘어가기' 이런 주의입니다.
그래서 콜로세움이 일어나도 최대한 정중하게 말하고 욕은 안하려고 해요.
그리고 안모씨가 '너도 잘못했다고 너도 잘못했다' 라면 저는 '너도 알겠고 너도 이해한다' 이런 주의입니다.
제 나름대로 살면서 가장 나은 방식이라고 판단한 생활 태도기도 해요. 남하고 부딪히긴 싫으니까.
근데 그 '남'이 누구냐에 따라서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게 달라져요.
만약 '남'이 새누리당이거나, 친일이거나, 정치인이거나, 갑질하는 기업인이거나, 개독이거나 하면
'그래도 지나친 욕은 자제합시다'하면 비공이 주렁주렁 달려요.
저는 상대방이 강자이든 약자든 관계없이 일관적으로 욕을 하지 않을 뿐인데
'노비가 주인마님을 물어뜯는 것은 근본없는 짓이라고 성토하고 있다' 이런 반응을 보여요.
가끔 '본사의 입장을 들어보니 갑질 가게인 줄 알았는데, 실은 손님이 갑질이었다더라',
'정당에서 발표한 입장을 들어보니 나쁜 정치인인 줄 알았는데 인터넷에 와전된 거더라' 할 때가 있잖아요.
그때 가서 욕하신 분들이 '잘 모르고 지나치게 욕을 했네요 미안해지네요' 하고 글 남기실 때가 있어요.
그럴때는 '역시 비공을 받더라도 항상 욕을 안 하는 게 낫다'고 제 생각을 굳히곤 해요.
서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은 넘어가기 이것도 마찬가지에요.
예를 들어 최근에 저도 당황스러울만큼 추천을 많이 받은 댓글이 있어요.
옷가게 진상 시리즈를 적으신 분 댓글에 '손님의 입장은 이러이러해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점원이 조금만 더 이러이러하게 좋게 말해준다면 좋았을 거 같다'고 적었어요.
어떤 분은 제 댓글 보고 장사하시면 잘 할 거 같다고 하셨는데 그건 아니에요.
남하고 말하는 걸 귀찮아하지만, 다만 내가 조금 귀찮아도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다' 그뿐이죠.
저는 '그럴 수도 있지'하고 무신경하게 넘어가는 게 몸에 밴 사람이니까요.
반대로 '자리 없다고 장애인 주차구역에 주차한 차 신고했다'는 글에
낮시간대 사진을 올려놓고 자리가 이렇게나 많은데 장애인 자리에 차를 댔다는 베오베 글이 있었어요.
저는 거기에 반박하는 댓글을 달았고요. '퇴근시간, 야간시간에 주차할 때는 당연히 자리가 없었을 것이다.
낮 시간대에는 다들 출근하면서 차들이 자리를 비웠으니까 여유가 많아 보이는게 당연하다.
자리가 많은데도 일부러 장애인 자리에 댄 것처럼 말하는 건 좀 아닌 것 같다' 라고 썼어요.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그럴 수도 있지'가 남들보다 좀더 먼 범위까지 가있는 사람이니까요.
그러니까 또 비공이 주렁주렁 달려요.
'아~ 주차할 자리가 없으면 지한몸 편하자고 장애인 주차구역에 막 차를 대도 되는구나~' 하구요.
정작 저는 장애인 주차구역에 절대 차를 대지 않습니다. 그건 당연히 제자리가 아니니까요.
하지만 남들이 대는걸 열심히 신고하지도 않고 가서 일일이 따지진 않아요.
남들하고 부딪히는게 피곤하니까요. 그렇다고 그 공무원이 잘했다는 말은 아니지만요. ^^;
어떤 분이 저 같은 사람, 그런 걸 신고하지도 말리지도 않고 묵인하는 사람들 때문에
사회에 잘못된 관습들이 만연하고 악습에 찌드는 거라고 하셨는데 저는 잘 모르겠어요.
일관적으로 행동할 뿐인데 상황에 따라서는 '점잖은 중립'이 되고 '욕도 할 줄 모르는 노비새끼'가 되고.
또 상황에 따라서는 '이해심 많은 점원'이 되고 '악습을 묵인하는 놈'이 된다는 게.
아마 이런게 멘붕게나 사이다게에서 말하는 또라이 보존 법칙에 일조하는 걸지도 모르겠어요.
똑같은 성격에 기인해서 행동을 해도, 어떤 건 정상이고 어떤 건 또라이처럼 여겨지는 거죠.
마치 음식점에서 남이 떠드는 소리는 시끄러워서 조용히 해달라고 말하지만
자기는 '대화는 안하고 조용히' 쩝쩝 후루룩 거리며 소리내서 먹고 식탁에 흘리면서 먹는 것처럼.
남들도 나처럼 깔끔할 줄 알고 쟤는 머리도 안 감고 입은 옷 또 입어서 냄새난다고 뭐라하지만
정작 자기는 남들 엉덩이 닿은 변기두껑 더럽다고 휴지 몇미터씩 풀어서 덮어서 쓰는 것처럼.
요즘 오유에서 그런걸 많이 느껴요. 그만큼 배우는 것도 많고요.
웃긴건 제 성격이 이래서 그런지 '아..저렇게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구나'하고
오히려 수용범위가 더 넓어지고 있어요.
무슨 상황에 어떤 말이든 다 포용하고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또 하나 배운 게 있다면 콜로세움 조짐이 있거나 싸움글이 될 거 같으면
그냥 댓글 안 달고 피해야겠다.. 그런 생각이 드네요.
출처 | 무신경하고 조용한, 정상인 척 하지만 한편으로는 또라이인 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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