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가끔 게임하고 있으면 애가 와서 모니터를 응시하며 </p> <p>이건 뭐야 저건 뭐야 관심을 보이길레</p> <p>마우스질을 할 줄 아니까 성당알바용 옥수수 캐기나 감자 캐기를 시켜보면 어떨까 하는 사악한 마음에</p> <p>부계정을 켜줘봤습니다.</p> <p><br></p> <p>몇 개 없는 부캐지만 인간여자, 엘프남자, 자이언트남자 제법 종류가 있으니까</p> <p>뭐를 고를까? 물어봤더니 엘프남자를 고르더군요.</p> <p><br></p> <p>캐릭터를 로그인시키자 한다는 말이</p> <p><strong>"친구가 옷이 없어서 부끄러워요. 옷을 입혀주자."</strong></p> <p>..라고 하더군요. 캐릭터 선택창에서 유일하게 벗고 있는 캐릭이라 고른거였...ㅋㅋㅋㅋ</p> <p><br></p> <p>그래서 급한대로 티르 잡화점에 들어가 제일 싼 옷을 미리보기 창을 띄우며</p> <p>"와! 이거 좋다 우리 이거 하자" 라고 말도 안되는 소리로 꼬드긴 후</p> <p>캐릭터에게 옷을 입혀주었습니다.</p> <p><br></p> <p>본격적으로 티르코네일을 마우스질로 뛰어다니는데</p> <p>시야가 가리거나 물체가 가리면 우클릭으로 화면을 돌리라고 여러번 알려주었지만</p> <p>그건 어려워하더라고요. 그래서 옆에 앉아서 화면전환만 도와주었습니다.</p> <p><br></p> <p>아델리아 천을 보더니 </p> <p><strong>"수영하고 싶은데 왜 못 들어가?"</strong></p> <p>라고 묻길레.. 물에 휩쓸려가면 위험하니까 못들어가게 하나봐 라고 그짓말을 했어요...</p> <p>다리 위에서 구경하라고 했지만 계속 냇가로 가서 냇물을 무한 클릭..;</p> <p><br></p> <p>성당 뒤에서는 닭이다 닭이다 하고 병아리 귀엽다고 쫓아다니다가</p> <p>벽에 통나무 펜스로 막혀있으니까</p> <p><strong>"여기는 왜 못 들어가?"</strong> 하고 또 묻더라구요.</p> <p>밖에 위험한 게 있는거 아닐까? 잘 모르겠네. 라고 얼버무렸습니다.</p> <p><br></p> <p>통나무 펜스 끝에서 끝까지 계속 달리면서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이 있는지 찾더라고요.</p> <p>그리고 눈으로 보기엔 캐릭터가 충분히 나갈 수 있는데</p> <p>아무리 눌러도 안 나가지니까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계속 펜스를 들이박고 있었습니다.</p> <p><br></p> <p>...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다른데도 가보자고 꼬셨어요.</p> <p><br></p> <p>두갈드 아일 쪽으로 유인해서 가보라고 시켰더니 열심히 앞으로만 가다가</p> <p><strong>"아..점프하고 싶다 쩜~프"</strong></p> <p>하더라고요. 순간 놀랐..</p> <p><br></p> <p>아들이 신나면 노래 부르면서 폴짝폴짝 뛰면서 가는 에너자이저인데</p> <p>오솔길 신나게 달려가니 점프가 하고 싶었나봐요.</p> <p>이게 엔씨 게임이었으면 [스페이스를 연타하거라] 했겠지만</p> <p>13년된 노인정 게임이라 점프를 할 수 없었습니다. ㅠㅠ</p> <p><br></p> <p>그러다가 숲에 있는 목조인간Z를 만났어요.</p> <p>사실 있는지도 몰랐는데 구석으로 어떻게 다니다가 본건지.. 이스터에그가 있더군요.</p> <p><strong>"애는 여기 왜 있어?"</strong></p> <p>물어보는데 누가 만들어놓고 갔나봐. 했더니 </p> <p><strong>"우리도 만들자!"</strong></p> <p>해서.. 나는.. 프리서버의 개발자가 아니란다 으응.. 속으로 웅얼거리며</p> <p>우리는 만들 수 없다고 다른 거 보러가자고 구슬리는데 한참 걸렸습니다.;</p> <p><br></p> <p>자꾸 주변에 관심을 보여서 진도(?)가 안나가길레</p> <p>(사악한 의도대로) 채집을 가르쳐야 하니까 우선 이멘마하 문게를 타고</p> <p>옥수수를 캐러 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p> <p>그래서 우리 딴데 가보자고 스마트콘텐츠를 눌러서 이멘마하 북문으로 갔습니다.</p> <p><br></p> <p>... 가는 길에 젖소를 만났어요.</p> <p>몹시 관심을 보이길레 빈병을 쥐어주고 우유짜기를 시켜보았습니다.</p> <p>빈병이 우유가 되고 그걸 사용하기 해서 꿀꺽 소리나는게 재미있었나봐요.</p> <p>그때부터 빈병ㅡ우유짜기ㅡ마우스우클릭ㅡ마시기ㅡ빈병 </p> <p>계속 반복하더군요. 저는 그동안 폰을 보고 놀고 있었습니다.</p> <p><br></p> <p>그러다 정신을 차려보니 애가 기사단 문장 앞에 있는 사람들을 구경하며</p> <p>아주 부자연스럽게 의자와 벽을 들이받으며 서성이고 있더라고요.</p> <p>저러다가 매크로로 신고먹진 않을까 해서 얼른 제 본캐를 친추해서 농장에 데려다놨습니다.</p> <p>얼마전에 쿠키로 꾸며놔서 그런지 과자마을이라고 굉장히 좋아하더군요.</p> <p><br></p> <p>그리고 제 컴퓨터로 본캐 접속해서 파티창을 켜고 위치파악용 파티가입을 시켰습니다.</p> <p>(아들 쥬니버용 똥컴이 따로 있어서 아들 컴퓨터로 하고 있었어요)</p> <p>아무래도 맵에 찍혀있으면 서로 찾기도 쉽고 펫도 태울 수 있으니까요.</p> <p><br></p> <p><strong>"파티! 파티를 한대 우리 파티하자"</strong></p> <p>파티에 가입했다는 창을 읽은 아들이, 파티를 해야된다고 난리가 났습니다.</p> <p>으응.. 그 파티는 그 파티가 아닌데 하고 당황했지만.</p> <p>즉석으로 농장에다 페푸를 깔아주고 파티인 척 했어요.</p> <p><br></p> <p><strong>"노래해줘야지. 파티잖아"</strong></p> <p>라고 해서.. 글루미로 랜덤연주를 들려줬더니 그 노래가 아니라고 버럭 화를 냅니다.</p> <p>네.. 생일 축하 노래를 해야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네요?</p> <p>그래서 급히 공홈에 들어가 생일 축하 노래를 찾아서 악보를 만들었습니다.</p> <p>마침 키트에서 받은 500회짜리 악보가 인벤에 있기에 급한대로 거기다가..</p> <p><br></p> <p>그리고 파티 분위기 내라고 부캐 인벤에 있던 풍선을 달아줬습니다.</p> <p>악세탭에 올려놨더니 그걸 들어서 자꾸 손에다 올리더라구요.</p> <p><strong>"우유병은 손에 잡는데 왜 푼선은 손에 못잡아?"</strong> </p> <p>라고 묻는데 할말이 없었어요. 그래.. 풍선은 손에 들어야지.. 그렇네?</p> <p><br></p> <p>결국 아들을 성당알바용 감자셔틀로 쓰겠다는 저의 사악한 계획은 무산되고</p> <p>과자농장에서 생일축하곡을 무한연주하며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p> <p><b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