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size: 15pt">5.16침묵행진 제안서</span></p> <p class="바탕글"> 우리는 헛배웠습니다. 지난 8살 때부터 배워 온 교육은 아무런 쓸모가 없었습니다. 그간 배워온 정의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서로에 대한 배려 협동 그리고 관심도 점점 무뎌져 가 빛바랜지 오랩니다. 어느새 저희 사이에서 불신이라는 벽만이 쌓여만 갔습니다. 그저 자기 자신을 위한 인생을 살고 있었습니다.</p> <p class="바탕글"> 자신의 인생만을 살던 지난날의 우리는 침묵했습니다.</p> <p class="바탕글"> 수많은 철도노조원분들이 길거리에 나와 철도민영화를 성토했을 때 대부분의 우리는 침묵했습니다. </p> <p class="바탕글"> 송파구 세 모녀가 생활고에 시달려 목숨을 끊을 때 우리는 침묵했습니다.</p> <p class="바탕글"> 이제 막 대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이 무너진 건물에 갇혔을 때도 우리는 침묵했습니다.</p> <p class="바탕글"> 장애인의 날에 장애인들을 향해 최루액을 뿌렸을 때에도 우리는 침묵했습니다.</p> <p class="바탕글"> 침묵하고 방관하던 우리들의 현실에 펼쳐진 일은 너무나도 참혹했습니다. 배는 기울어져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고 어른들은 책임을 미루고 책임을 회피한 채 먼저 탈출했습니다. 언론은 제대로 된 보도보다는 조금 더 선정적인 기사로 독자의 이목을 끄는 데 집중했고 해경은 권한과 허가 절차만을 따졌습니다. 정부는 제대로 된 대책조차 내리지 못했고 결국은 172명의 생존자 숫자는 더 이상 늘어나지 않았습니다.</p> <p class="바탕글"> 그렇게 300여명의 탑승객들은 어두운 바다 속에서 소중한 생명을 잃었고 그 유가족들은 가슴에 그들을 묻었습니다.</p> <p class="바탕글"> 저는 여러분에게 언어라는 강력한 힘을 빌려 진실을 말하려 합니다. 현재 우리의 조국, 이 대한민국은 단단히 잘못되었습니다.</p> <p class="바탕글"> 통제당하고 있는 언론, 국회의원들의 비리, 국민을 재해로부터 지켜주지 못하는 정부, 이런 사건 와중에도 계속되는 종북 몰이 등 수많은 문제가 분명 우리가 사는 이 대한민국에 존재 하고 있습니다.</p> <p class="바탕글"> 도대체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된 것일까요?</p> <p class="바탕글"> 누구의 잘못일까요?</p> <p class="바탕글"> 이렇게 책임을 지지 않는 세상을 만든 어른? </p> <p class="바탕글"> 계속되는 경쟁만을 요구하며 자신의 일 외에 대해 침묵하게 만든 세상? </p> <p class="바탕글"> 제대로 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우왕좌왕하여 수많은 희생자를 낳게 한 정부?</p> <p class="바탕글"> 모두에게 책임이 존재하고 그 책임을 져야 하겠지만 우리에게 던져진 가장 큰 책임은 이 지경까지 침묵하고 방관한 것입니다. 20살 성인이 되어 청춘의 지성이 불리는 대학생이 되고 나서 우리는 도대체 무얼 했습니까?</p> <p class="바탕글"> 나 자신의 일이 아니라서 ‘방관했던’, 내 해야 할 일이 먼저라서 ‘침묵했던’, 나는 저렇게 되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그 자리에 ‘가만히 있었던’, 우리들의 과오를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p> <p class="바탕글"> 그렇기에 여러분께 제안합니다. 우리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한 어른들에게 우리의 눈과 귀를 가려 침묵하게 했던 세상에 저는 5월 16일 침묵행진으로 답하려 합니다. </p> <p class="바탕글"> 5.16침묵행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리겠습니다.</p> <p class="바탕글">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 울산대학교 12학번 학생</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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