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오타쿠를 단어 그대로 해석해서 우리말로 옮기면 방안풍수가 그중 가깝지 않나 싶네요.</P> <P>사회적관계와 현실과는 단절된 채 자기가 좋아하는 것 하나에만 몰입하고 그 세계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겠지요.</P> <P>일본에서도 그렇고 우리나라에서도 오덕은 반사회적이며 심리적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인식되고 비하되는 일이 많습니다.</P> <P>사실 오타쿠들이 보이는 행태와 사고방식은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점이 있습니다.</P> <P> </P> <P>그런데 오덕을 손가락질 하는 주류 사회 역시 오덕문화를 조장하고 찬양하며 그중 뛰어난 오덕에겐 월계관을 씌워줍니다.</P> <P> </P> <P>예를 들면 아주 괴팍한 성격의 화가가 있다고 합시다.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꺼리고 성격은 아주 모가 났으며 알콜중독이기도 합니다.</P> <P>그런데 이 사람이 그린 그림이 좋은 평판을 얻습니다. 이럴때 그 화가를 세상이 오덕이라고 손가락질만 하진 않죠.</P> <P>괴팍한 성격이나 부족한 사교성, 알콜중독을 지적하긴 하더라도 좋은 화가, 잘하면 위대한 예술가라고 할 겁니다.</P> <P> </P> <P>사실 이런 예술가들이나 위인들은 드물지 않습니다. </P> <P> </P> <P>그럼 손가락질 받는 오덕과 독특하고 유별난 전문가들과의 차이는 뭘까요?</P> <P> </P> <P>그들이 생산하는, 즉 오덕질의 과정과 결과가 사회적으로 문화적으로 용인되고 쓸모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P> <P>평생을 연구실에서 남들은 끔직하고 징그럽다고 생각하는 기생충만을 연구하고 기생충을 좋아하는 학자를 오덕이라 손가락질 하지 않는것은</P> <P>그의 연구가 세상에 쓸모있는것이라고 인정하기 때문인 것이겠죠.</P> <P>가족, 친구, 취미 같은거 신경 딱 끊고 회사에서 미친듯 자기일을 하는 사람을 오덕이라 안하고 본 받을 모범노동자라고 상을 주는 거죠.</P> <P> </P> <P>결국 오덕이 오덕으로 손가락질 받는 것은 좋아하는 것의 종류, 행위과정과 결과가 일반적으로 별 쓸모가 없다고 보는 것에 몰입하는 이에</P> <P>국한된다 볼수있겠습니다.</P> <P> </P> <P>애니를 좋아하는 오덕은 정말 벌레일 뿐일까요?</P> <P> </P> <P>관련 창작물을 몽땅 사들이고 캐릭터를 분석하고 연보를 정리하며 피규어와 브로마이드로 온 방안을 꾸미고 만족하는 오덕은</P> <P>관련 분야 종사자들에겐 비공인 분석가이자 연구자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그 비지니스를 하는 일반인들은 오덕들의 활동과정과</P> <P>결과물에 크건 작건 간에 영향을 받고 도움을 받습니다. 오덕들이 파고드는 것이 일반 소비자들에게 좀 더 넓고 다양한 소비를 </P> <P>가능하게 해 준다는 면도 좀 억지스럽지만 분명히 있거든요.</P> <P> </P> <P>결론적으로 오덕에 대한 멸시와 비하는 사회적 관계에서 일탈하는 자에 대한 주류세계의 논리가 작동하고 있다는 것입니다.</P> <P>주류사회가 쓸모있다고 인정하는 일 외의 일에 몰입하는 자에 대한 사회적 징계인 셈이죠.</P> <P> </P> <P>오타쿠라는 단어가 매니악하다는 단어와 뉘앙스가 다르고 우리말의 방안풍수와도 또 다른 까닭은</P> <P>일본사회가 사회적규칙을 벗어나는 행위에 대해 매우 강경한 집단주의적이고 전체주의적인 역사 문화배경을 가지고</P> <P>있기에 세상 어디에나 있는, 그리고 다른 분야 였다면 전문가로, 한눈 팔지않고 한 길을 가는 열정과 의지를 높이 평가했을</P> <P>사람들을 오타쿠라는 멸시와 비하의 의미로 분리했다고 봅니다.</P> <P> </P> <P>다름을 틀림으로 보면서 직접적 피해를 입히지 않는 자를 주류의 관점과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하는 풍조는 그리 건강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P> <P>세상이 변해가는 것은 다양한 분야에서 그 분야를 제외한 다른 것을 포기하고 파고 든 오타쿠들의 노력덕 이기도 합니다. </P> <P> </P> <P>길게 썼습니다만 한마디로 하면 취향 존중 합시다. </P> <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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