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명치 부분이 답답하고 쥐어짜는 느낌 때문에 잠을 들지 못했어요.</div> <div>응급실에 가서 피 뽑고 CT 찍고 소변검사 하고 2시간쯤 지나니 의사가 절 불러요.</div> <div>가슴이 답답했던건 십이지장염증 때문인 것 같다고, 많이 부어 있으니 약 처방 해주겠다고.</div> <div>그런데 CT에서 무언갈 발견했다면서 보여주네요.</div> <div>콩팥 옆에 큰 덩어리가 있습니다. 물혹은 아니랍니다. 암일수도 있대요.</div> <div>정확한건 분석 의뢰를 해놨으니 토요일 교수를 직접 만나서 들으랍니다.</div> <div>아직 이틀이 남았어요. 순간 많은 생각이 듭니다.</div> <div>암이라면 난 어떻게 해야할지... 부모님에겐 뭐라고 말을 전해야 할지...</div> <div>자식이라곤 저 하나 뿐인데.....</div> <div>오늘 회사에 반차를 내고 병원을 간건데 아예 출근조차 못했습니다.</div> <div>연말이라 회사가 너무 바쁘고 매일 야근인데 일할 마음이 없어졌어요.</div> <div>이렇게 한순간에 암에 걸려 죽을수도 있는 인생인데</div> <div>그동안 해외여행 한번 못가보고 저축하느라 마음껏 돈을 써보지도 못하고</div> <div>지난주에도 백화점에서 사고 싶은 화장품이 있는데 너무 비싸서 발길을 돌렸는데</div> <div>무엇을 위해 이렇게 살았나 너무 후회가 되고</div> <div> </div> <div>아직 암이라는 판정을 받은건 아니지만 그 잠깐 시간동안</div> <div>인생을 되돌아보니 다 후회 뿐이었습니다.</div> <div>내일은 회사에 가서 퇴사신청을 할 예정입니다.</div> <div> </div> <div>진짜 그 큰 덩어리가 암이라면, 오래 살 가능성은 없어보여요.</div> <div>전이여부도 확인해야겠지만 기력이 남아있을 때 </div> <div>너무나도 가고 싶었던 스위스를 다녀오고 싶습니다.</div> <div> </div> <div>일분이 일년같은 기분이네요.</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