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7월의 어느 날,
미국 유인 우주선 아폴로 11호의 달착륙 성공, 그리고 미 우주 비행사 암스트롱은 달표면에 인류 최초의
역사적인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모든 인류가 이 놀라운 장면을 TV로 지켜볼때
스물 두살의 신인 락커, 데이빗 보위는 또 한번 가슴이 철렁했다.
영국 국영방송 BBC의 달착륙 보도 화면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다름아닌 그가 바로 얼마전 싱글 발매한 곡, Space Oddity 였던것. 들린듯 말듯 잔잔한 어쿠스틱 기타의 전주로 시작되는 이 곡은..
우리를 한 남자의 운명적 고립 속으로 데리고 간다..
Ground Control to Major Tom 지상 관제소에서 톰소령에게.
Ground Control to Major Tom 지상 관제소에서 톰소령에게.
Take your protein pills and put your helmet on 이제 단백질 알약을 먹고, 헬멧을 착용하라.
Ground Control to Major Tom 지상 관제소에서 톰소령에게.
(Ten, nine, eight, seven, six)
Commencing countdown, engines on 카운트 다운 시작, 엔진 가동.
(Five, four, three, two)
Check ignition and may God's love be with you 점화장치 확인, 그럼 신의 가호를 빈다.
(One, liftoff) 이륙.
This is Ground Control to Major Tom 여기는 지상 관제소, 톰소령에게.
You've really made the grade 자넨 굉장한 일을 해냈군.
And the papers want to know whose shirts you wear 신문들은 자네가 입은 옷이 무엇인지 궁금해 한다.
(가령, 어느 축구팀의..어떤 유명한 로고가 찍힌 것인지..)
Now it's time to leave the capsule if you dare
괜찮다면 이제 우주선에서 나와 보기 바란다
This is Major Tom to Ground Control 여기는 탐소령, 지상 관제소에게.
I'm stepping through the door 지금 난 우주선 문을 나서고 있다.
And I'm floating in a most peculiar way 내 몸은 믿기지 않을만큼 자유로이 떠다닌다.
And the stars look very different today 그리고 오늘은 별들이 무척 다르게 보인다.
For here am I sitting in a tin can 여기, 양철깡통 같은 우주선에 앉은 난
Far above the world 세상과 멀리 떨어져있다.
Planet Earth is blue 지구는 푸르군..
And there's nothing I can do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Though I'm past one hundred thousand miles 지금 난 10만 마일이나 떨어져 있지만
I'm feeling very still 여전히 너무나 평온하다.
And I think my spaceship knows which way to go 내 우주선은 가야할 곳을 알고 있는듯 하다.
Tell my wife I love her very much 아내에게 내가 너무나 사랑한다고 전해줘.
she knows 그녀도 알고있어.
Ground Control to Major Tom 여기는 지상 관제소, 톰 소령에게.
Your circuit's dead, there's something wrong 그쪽 회로가 죽었다. 뭔가 잘못됐다.
Can you hear me Major Tom? 들리는가? 톰소령.
Can you hear me Major Tom? 들리는가? 톰소령.
Can you hear me Major Tom? 들리는가? 톰소령.
here am I floating round my tin can 난 지금 양철 우주선 주위를 떠다니고 있다.
Far above the moon 달보다 훨씬 높이 있다.
Planet Earth is blue 지구는 푸르고..
And there's nothing I can do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많은 사람들이 이 곡을 69년 7월 20일 미국의 아폴로 11호가 성공한 인류 최초의 달 착륙에 관한 것이라
생각하고 있지만, (달착륙 시점에 발표되긴했으나, 사실 이곡은 그 일년전에 쓰여졌고 데모버젼이 이미 녹음된 상태였다.)
깊이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는걸 알게 된다.
역사적인 달착륙을 다루던 BBC 특집방송 초반에 크게 부각되던 이 곡이, 얼마후 몇몇 단체로부터 "부적합" 시비에
휘말린것만 보더라도..여기엔 단순치 않은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우선, 보위 자신은 이곡을 쓰기 전에 보았던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68년 영화 "2001: A Space Odessey" 에서
가장 큰 영감을 얻은 것이라 말했다.
위대한 SF의 고전이라 불리는 2001: A Space oddssey..
생명의 기원과 문명, 인간과 기계의 충돌을 철학적이고 미학적으로 그린 문제작.
- 68년 영화임에도 우주선에서의 생활, 비행장면 등의 놀라운 특수효과와 탁월한 상상력으로
SF의 고전으로 일컬어지는 이 영화는 "인공지능 컴퓨터의 반란으로 문명의 역습을 겪는 인류"라는
어두운 메세지를 담고있는 당대 최고의 문제작. 상상력으로 그려낸 디테일한 우주인 생활은
미국 NASA 기술팀에게도 영향을 미칠 정도였다.
이 영화에서 우주선의 통신장비 고장으로 승무원들이 고립되는 상황이 나오는데,
아마도 보위는 이것에서 이야기의 모티브를 얻었던것 같다.
(1948년 Arthur C. Clarks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의 주인공 이름이 소설과 마찬가지로
"David Bowman" 이란 것도 재밌는 우연이다)
그리고 보위가 언급한 또 하나의 영감은 69년에 자신을 떠난 연인, 헤르미온느.
그녀와의 갑작스런 결별은 그 당시 그를 둘러싼 고립감과 맞물려, 그 앞에 하나의 우주를 만들어냈다.
간절히 소통하고 싶지만, 소통할 수 없는 고립감..
그리하여 스스로 단절을 선택한 적막하고 아름다운 우주.
말하자면 이것은 찬란하게 빛나는 그 인류 최초의 달착륙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것이다.
어쩌면 성공한 자들만이 지배하는 역사의 커튼 뒤로 사라진, 어느 실패자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69년 최초의 달착륙으로 인류의 영웅으로 길이 남은 미국 우주인 닐 암스트롱, 그보다 훨씬 이전에
우주로의 첫 발걸음을 내디딘 최초의 우주인들이 이미 있었단건 잘 알려진 사실.
60년대는 미국과 러시아(구소련) 간의, 누가 먼저 우주에 발을 디디느냐에 국가 기술력의 사활을 건
우주전이 최절정에 달해있던 시점. 특히 유인 우주선의 성공이 최대의 관건이었다.
61년~63년까지 발사된 러시아의 유인 우주선 프로젝트, Vostock 시리즈는 미국의 아폴로 시리즈를
이미 위협하는 성과들을 거두고 있었다.
1961년 발사된 러시아 우주선 Vostock 1호에 탑승한 러시아 비행사, 유리 가가린은 우주에 발을 들인
인류 최초의 우주인이란 위대한 업적을 남기고, 그와 그의 뒤를 이어 유인우주선 Vostock 2~6를 타고
우주로 향한 5명의 비행사는 러시아의 영웅이 된다. (그중엔 최초의 여성 비행사도 있었다) 61년~63년에 이미 우주로 발을 들인 러시아의 우주 영웅들. 그러나 이들 영웅들의 성공 이전에, 그러니까 61년, 가가린이 탔던 Vostock 1호의 성공적인 우주 비행이
있기 바로 일년전인 1960년에 Vostock 프로젝트의 첫 시험 우주선을 타고 우주로 향한 무명의
비행사가 있었다. 지구 궤도를 벗어난 후 그는 우주선 밖으로 나와, 그야말로 우주공간에 인류 최초의
발걸음을 떼어놓고 있었다. 그러나 스페이스 워크를 시도하는중 어떤 사고가 일어났고
그는 우주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성공하지 못한 그의 시도는 당시엔 뉴스가 되지 못했고,
그후 가가린과 5명의 영웅들의 빛나는 성공담에 영원히 묻혀지고 만다.
그 당시엔 전혀 알려지지 않은 사건이지만,
우주선을 나와 우주공간을 유영하다 사고를 당한 한 러시아 비행사의 실화는
보위의 Space Oddity 속의 상황과 놀랍도록 닮아있다.
탐 소령과 무명의 비행사..
우주로 향한 그들에겐 인류의 거대한 꿈이 실려있었고, 남겨두고 온 연인과 가족이 있었다.
그러나 우주에서 길을 잃고, 쓸쓸히 마지막을 맞이한다.
칠흑같은 우주의 적막 속에서 푸르게 빛나는 지구를 바라보는것 말고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그를 둘러싼 거대한 우주의 적막과 외로움은 지극히 평온하고 아름답다.
그 서늘한 슬픔이 심장으로 흘러드는 느낌에 난 전율했었다. 
22세의 데이빗 보위
이것은 성공한 자의 영광을 위한 곡이 아니다.
이것은 어느 실패한 꿈의 흔적을 기억시킨다.
그리고 가장 밑바닥에 있는건 단절과 소외에 대한 독백이다.
가끔 우리 스스로가 소스라치게 놀라는 그 차갑고 견고한 벽들.. 고립감에 관한..
69년 발매당시 영국차트 5위, 73년 미국 재발매시 빌보드 15위, 75년 재발매 당시 영국차트 1위,
데뷔 3년차 보위에게 최초의 빅 히트곡이 되었던, 글램락 이전 초창기 보위의 대표적 락 클래식.
그리고 인류의 우주 진출 사건들과 맞물려 붐을 이루는 이른바 "스페이스 락"이란 새로운 쟝르를 정립하는
기념비가 된다. 이후 보위의 영향을 받은 대표적인 스페이스 락 중에는 엘튼 존의 "Rocket Man"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