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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sisa_510716
    작성자 : 숫총각
    추천 : 4
    조회수 : 604
    IP : 182.219.***.126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4/05/09 12:01:22
    http://todayhumor.com/?sisa_510716 모바일
    난 광주에 대해 뭘 안다고 떠들었단 말인가..
    경상도 출신 서울 거주자입니다.

    환경 탓인지 전라도에 대해선 많은 오해 속에 파묻혀 자랐습니다.

    김대중은 간첩이라는데 어째서 멀쩡히 정치인을 하고 있을까 하는 상식적인 의문 정도는 있었습니다.

    배운 것도 있고 나름 사고할 지능도 있어서인지 수꼴로 빠지진 않았죠.. 그본단 수꼴정당에 반감을 느끼는 편이었습니다.

    5.18에 대해선 아무런 감정이입 없이 안타깝게 생각해야 하는 역사 쯤으로.. 부끄럽지만 북한의 개입도 없지는 않았다고 생각했던..

    20대초반 서울살이 하면서 용돈벌이 아르바이트로 공사판 노가다를 나가곤 했었죠..

    신기하게도 현장에선 십장 이하론 경상도 사람을 본 적이 없었으며

    제가 학생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경상도 사투리를 듣고는 드문 일 또는 별 일로 여기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IMF이후에야 서울 노가다판에서 동향 사람을 볼 수 있었는데.. 잘 살다가 갑자기 망해서 유입된 분들이었음.

    그 IMF직후의 경험입니다.. 그 날도 새벽 인력시장을 통해 공사판에 갔는데

    배정 받은 구역의 십장 할아버지가 일을 안시킵니다.. 행운이었음.

    일을 안시키고 계속 놀리더니만 점심시간 전으로 기억하는데

    놀고 있는 우리 인부들을 집합시키더니 그 앞에서 연설을 하심.

    내용은 광주의 한.

    그 할아버진 5.18 때 동생을 잃었다고.. 슬피 울며 그 한을 토로하시면서

    우리 슨1상님(정말루 슨1상님이라고 발음하셨음) 꼭 찍으라고 정말 훌륭하신 분이라면서..

    선거 전날이었거든요.

    제가 경상도 사투리를 쓰니까 특별히 개인적으로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려 애쓰셨음..

    광주 5.18을 슬픔이라는 감정으로 느낄 수 있었던 첫번째 경험이었습니다.

    난 경상도 사람이지만 광주의 한을 잘 안다고.. 바로 이 경험을 자주 들먹이며 어필하곤 했는데

    뭘 그렇게 잘 안다고 떠들었던 것인가 싶습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을 보면서.. 그들의 고통을 지켜보면서

    그리고 그 유가족들에 대한 이 정권의 치졸한 행태를 지켜보면서

    간접적으로 광주를 다시 한 번 경험하게 됩니다.

    제 3자 입장에서도 억울해 미치겠는데

    그 사람들을 그리고 이 사람들을 폭도로 종북으로 파렴치로 포장해

    이게 역사라고 정리하면서 넘어가려는 새끼들.

    우리나라 우리 민족만큼 혈연으로 가깝게 얽혀 이뤄진 공동체도 없을 텐데

    우리 중에 그 일부를 억울함에 상처 입히고 커다란 한을 짐으로 지여 가만히 숨죽이며 살아가라 강요한다면

    우리같은 건 아예 망하여 사라지는 게 나은 집단입니다.

    양심을 버리지 않는 한은 시간 속에 세월호를 잊고 평온히 살아갈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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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5/09 13:20:41  14.63.***.21  러시  21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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