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출신 서울 거주자입니다. <div><br /></div> <div>환경 탓인지 전라도에 대해선 많은 오해 속에 파묻혀 자랐습니다.</div> <div><br /></div> <div>김대중은 간첩이라는데 어째서 멀쩡히 정치인을 하고 있을까 하는 상식적인 의문 정도는 있었습니다.</div> <div><br /></div> <div>배운 것도 있고 나름 사고할 지능도 있어서인지 수꼴로 빠지진 않았죠.. 그본단 수꼴정당에 반감을 느끼는 편이었습니다.</div> <div><br /></div> <div>5.18에 대해선 아무런 감정이입 없이 안타깝게 생각해야 하는 역사 쯤으로.. 부끄럽지만 북한의 개입도 없지는 않았다고 생각했던..</div> <div><br /></div> <div>20대초반 서울살이 하면서 용돈벌이 아르바이트로 공사판 노가다를 나가곤 했었죠..</div> <div><br /></div> <div>신기하게도 현장에선 십장 이하론 경상도 사람을 본 적이 없었으며</div> <div><br /></div> <div>제가 학생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경상도 사투리를 듣고는 드문 일 또는 별 일로 여기는 분들도 있었습니다.</div> <div><br /></div> <div>IMF이후에야 서울 노가다판에서 동향 사람을 볼 수 있었는데.. 잘 살다가 갑자기 망해서 유입된 분들이었음.</div> <div><br /></div> <div>그 IMF직후의 경험입니다.. 그 날도 새벽 인력시장을 통해 공사판에 갔는데</div> <div><br /></div> <div>배정 받은 구역의 십장 할아버지가 일을 안시킵니다.. 행운이었음.</div> <div><br /></div> <div>일을 안시키고 계속 놀리더니만 점심시간 전으로 기억하는데</div> <div><br /></div> <div>놀고 있는 우리 인부들을 집합시키더니 그 앞에서 연설을 하심.</div> <div><br /></div> <div>내용은 광주의 한.</div> <div><br /></div> <div>그 할아버진 5.18 때 동생을 잃었다고.. 슬피 울며 그 한을 토로하시면서</div> <div><br /></div> <div>우리 슨1상님(정말루 슨1상님이라고 발음하셨음) 꼭 찍으라고 정말 훌륭하신 분이라면서..</div> <div><br /></div> <div>선거 전날이었거든요.</div> <div><br /></div> <div>제가 경상도 사투리를 쓰니까 특별히 개인적으로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려 애쓰셨음..</div> <div><br /></div> <div>광주 5.18을 슬픔이라는 감정으로 느낄 수 있었던 첫번째 경험이었습니다.</div> <div><br /></div> <div>난 경상도 사람이지만 광주의 한을 잘 안다고.. 바로 이 경험을 자주 들먹이며 어필하곤 했는데</div> <div><br /></div> <div>뭘 그렇게 잘 안다고 떠들었던 것인가 싶습니다.</div> <div><br /></div> <div>세월호 유가족들을 보면서.. 그들의 고통을 지켜보면서</div> <div><br /></div> <div>그리고 그 유가족들에 대한 이 정권의 치졸한 행태를 지켜보면서</div> <div><br /></div> <div>간접적으로 광주를 다시 한 번 경험하게 됩니다.</div> <div><br /></div> <div>제 3자 입장에서도 억울해 미치겠는데</div> <div><br /></div> <div>그 사람들을 그리고 이 사람들을 폭도로 종북으로 파렴치로 포장해</div> <div><br /></div> <div>이게 역사라고 정리하면서 넘어가려는 새끼들.</div> <div><br /></div> <div>우리나라 우리 민족만큼 혈연으로 가깝게 얽혀 이뤄진 공동체도 없을 텐데</div> <div><br /></div> <div>우리 중에 그 일부를 억울함에 상처 입히고 커다란 한을 짐으로 지여 가만히 숨죽이며 살아가라 강요한다면</div> <div><br /></div> <div>우리같은 건 아예 망하여 사라지는 게 나은 집단입니다.</div> <div><br /></div> <div>양심을 버리지 않는 한은 시간 속에 세월호를 잊고 평온히 살아갈 수 없습니다.</div> <div><br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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