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30대 중반의 직장인입니다. <div><br></div> <div>저도 골때리던 부하직원에 관련된 이야기 한번 써보겠습니다.</div> <div><br></div> <div>살짝 긴 글이 될거 같지만 글재주가 없으니 양해 바랍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대략 3년 전 이야기입니다.</div> <div><br></div> <div>우리 회사는 안산에 본사가 있고 평택에 지사가 있는 조그마한 중소기업입니다.</div> <div><br></div> <div>평소 평택지사엔 사람이 늘 부족하여 본사에서 자주 인원지원을 가곤 했는데</div> <div><br></div> <div>어느날 평택지사에서 사람이 한명 온다는 겁니다.</div> <div><br></div> <div>항상 사람부족하다고 죽는소리 하던 평택에서 냉큼 사람 한명을 올린다는거에 이상함을 느꼈지만 첨엔 몰랐죠.</div> <div><br></div> <div>이런 골때리는 사람이 부하직원으로 올 줄이야...</div> <div><br></div> <div>일단 편의를 위해 그 부하직원을 양군이라 지칭하겠습니다. 성이 양씨는 아닙니다. ㅎㅎ</div> <div><br></div> <div>암튼 그 양군의 이력서에는 경희대 영문과를 나왔다고 써져 있었으므로</div> <div><br></div> <div>저희 부장님께서 원서번역일을 맡겨보려 발령을 냈습니다.</div> <div><br></div> <div>근데 저희 회사는 출장 업무가 대부분이고 마침 일이 너무 많이 밀려 있어서 양군과 출장업무를 먼저 하게 되었습니다.</div> <div><br></div> <div>근데 양군과 몇주간 같이 일을 해보니</div> <div><br></div> <div>도대체 저 양군의 정체가 뭘까 궁금해 미칠거 같았습니다.</div> <div><br></div> <div>양군은 일반적인 사람이 생각하기에 말도 안되는 거짓말을 하는게 분명한데</div> <div><br></div> <div>결정적인 증거가 없는 겁니다. 게다가 따지고 들자니 내가 치사해지는 거 같아서 말도 못하고 미치겠는 겁니다.</div> <div><br></div> <div>여러가지 사건이 있었는데 간략하게 추려보면</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일단 양군은 운전면허가 있었는데 취소가 됐다고 합니다.</div> <div><br></div> <div>그럼 음주운전이냐? 라고 물어보니</div> <div><br></div> <div>어머님이 아프셔서 응급실에 자주 가다보니 신호위반을 자주 해서 취소됐다는 겁니다.</div> <div><br></div> <div>전 의경 출신으로 도로교통법에 어느정도 지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div> <div><br></div> <div>이게 말이 안되는게 벌점으로 취소를 당하려면 1년에 벌점 121점이 넘어야 되는데 그럼 1년동안 벌점15점짜리 신호위반을 8번 넘게 한거라는 얘깁니다.</div> <div><br></div> <div>게다가 속도위반 단속카메라는 운전자 판별이 힘들어 벌점이 없습니다.</div> <div><br></div> <div>이렇게 따져가며 했어야 했는데 </div> <div><br></div> <div>양군이 우리 회사에 입사하고 나서 양군 어머님께서 실제로 돌아가셔서 장례식에 저희 회사 임원분들도 다녀오셨다는 사실이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사소한 거짓말에 어머님을 팔면 정말 나쁜 놈이지만 0.01%라도 진실일 경우 제가 정말 악독한 상사가 되므로</div> <div><br></div> <div>따져묻지 못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럼 음주운전 같은 창피한 취소사유를 감추기 위해 거짓말을 했나보다 하고 넘어가려고 했습니다만.</div> <div><br></div> <div>어느날은 넓은 야적장에 출장을 가게 되서 현장을 둘러보던 중에 약 100M쯤 떨어진 곳에 있는 차를 가져오라고 지시했더니</div> <div><br></div> <div>자기는 죽어도 운전을 못한다 취소상태에서 운전하면 큰일난다 하면서 못하겠다는 겁니다. 아무 장애물도 없는 벌판에서 직선으로 100M만 끌고 오면 되는데..</div> <div><br></div> <div>우리나라 법규상 공공도로가 아닌 곳에서는 도로교통법을 적용하지 않는 걸로 알고 있지만 양군이 하는 얘기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니고 면허 없는 자에게 운전을 시키는 것도 꺼림칙하여 알았다고 넘어갔습니다.</div> <div><br></div> <div>여기까지 읽으셨으면 제가 왜 답답해 하는 지 아실겁니다.</div> <div><br></div> <div>분명히 거짓말을 하는거 같은데 심증뿐이고 아예 100%라고 거짓말로 단정하기 힘들며 그 상황에 따져묻기엔 제가 너무 치사한 짓을 하게 되는 요상한 상황에 놓입니다. 이거 정말 사람 환장하게 만듭니다.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또한 경희대 영문과</div> <div><br></div> <div>이력서엔 분명히 경희대 영문과 나왔다고 적혀있고 본인 입으로도 경희대 영문과 나왔다고 하는데</div> <div><br></div> <div>현장에서 제가 부르는 말을 받아적으라 시켜놓고 메모한 것을 보니</div> <div><br></div> <div>STOP 을 STPO 라고 적어놨습니다.</div> <div><br></div> <div>............아무리 헷갈렸다 하더라도 수기로 쓰는 저 STOP 라는 단어를 저리 쓰는게 이해되십니까? 타자가 아니라 수기입니다. 수기.</div> <div><br></div> <div>게다가 영문과가!!!</div> <div><br></div> <div>근데 따져물으니 그냥 헷갈린 거라고 자기는 분명 경희대 영문과를 나왔다면서 생사람 잡지 말라는 듯한 눈빛으로 쳐다봅니다.</div> <div><br></div> <div>이것조차 확인하려 하면 제가 치사해지는거 같아서 넘어갔습니다.</div> <div><br></div> <div>이런 일로 재학증명서 떼오라고 하는것도 좀 이상하다 생각되기도 하였구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 외에도 여러가지 일이 있었습니다. 나열해 보자면</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입사 2개월만에 월급 절반을 가불해갔지만 어머님 장례식 문제일 수도 있으므로 넘어갔습니다</div> <div><br></div> <div>같이 숙소생활을 했는데 정말 씻질 않습니다. 덩치도 엄청 큰데다 작은 바지를 입어서 쭈그려 않으면 엉덩이골이 보이는데 엉덩이골이 땟국물에 쩔어 있습니다. 보고 첨에 토할뻔... 씻으라고 해도 씻었답니다....</div> <div><br></div> <div>숙소에서 담배피지 말자고 약속했는데 혼자 숙소에 있을 때 담배피는듯 합니다. 외출했다 돌아와서 담배냄새가 납니다. 양군은 죽어도 담배 안폈답니다. 아니 냄새가 나는데!!!</div> <div><br></div> <div>회사앞 수퍼에서 만난 옆회사 사람에게 돈을 빌려갔습니다. 전혀 생판 모르는 사람인데.. 갚지도 않고 회사 그만두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렇게 여러가지 의심가는 상황때문에 같이 일하는 사람들 모두 답답해 하고 있고</div> <div><br></div> <div>저도 한번만 걸려라 진짜 딱 한번만 걸려라 하고 벼르고 있던 와중에 </div> <div><br></div> <div>드디더 사건이 터졌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어느날 부장님께서 A4 용지 5페이지 가량의 영문 번역을 다음주까지 해오라했습니다.</div> <div><br></div> <div>1주일이 지난 후 부장님께서 양군을 불러 물어보니 인천 집에다 놓고 왔다는 겁니다.</div> <div><br></div> <div>그럼 숙소생활하다 주말에 집에 가니 다음주에 가져와라 했습니다.</div> <div><br></div> <div>다음주가 되자 또 같은 핑계를 댑니다.</div> <div><br></div> <div>그러자 빡친 부장님께서 </div> <div><br></div> <div>너 오늘 회사일 안해도 되니까 지금 인천 집에 가서 가져와!</div> <div><br></div> <div>라고 하셨습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고...</div> <div><br></div> <div>그 다음날부터 연락이 끊겼습니다.</div> <div><br></div> <div>아무리 전화를 해도 받지 않습니다.</div> <div><br></div> <div>직원들은 다들 우리 짐작이 맞았다고 입만 열면 거짓말 하는 사람 잘 보냈다고 내심 좋아하고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주말..</div> <div><br></div> <div>숙소에서 청소를 하는데 테이블을 닦으려 제 저금통을 드는 순간</div> <div><br></div> <div>저금통이 너무 가벼운 겁니다.</div> <div><br></div> <div>거의 입구까지 동전으로 꽉 채워져 있어서 은행에 한번 가려 생각중이었는데 이건 거의 절반 가량이 사라졌습니다.</div> <div><br></div> <div>조심스럽게 다시 저금통을 놓고 구멍으로 살펴보니</div> <div><br></div> <div>전부 100원짜리만 보이고 500원짜리는 한개도 보이지 않았습니다.</div> <div><br></div> <div>양군이 없어진 날 제 저금통을 털어서 500원짜리만 전부 가져간 겁니다.</div> <div><br></div> <div>발견했을땐 진짜 헛웃음만 나더군요.. 가져갈라면 다 가져갈 것이지 바닥에 쏟아서 500원짜리만 추린 후에 나머진 곱게 넣어논듯 합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점점 차오르는 빡침을 주체하기 힘들었습니다.</div> <div><br></div> <div>바로 전화를 거니 받지 않았습니다. 아마 착신거부를 해논듯 합니다.</div> <div><br></div> <div>같은 숙소에 살던 부하직원에게 핸드폰을 빌려 문자를 남겼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니가 내 저금통에서 돈 빼간 거 다 알고 있다 </div> <div><br></div> <div>마침 며칠전에 얼마나 모였나 세어본 적이 있으니 발뺌하지 마라</div> <div><br></div> <div>내 전화 착신거부해논 건지 안받는 건지 모르겠지만 연락해라</div> <div><br></div> <div>연락 없으면 그대로 도난 신고 하겠다</div> <div><br></div> <div>청소하다가 눈치채고 그대로 놔뒀으니 니 지문 그대로 있을 거다</div> <div><br></div> <div>숙소에서 작은방은 나 혼자 쓰고 평소에 내 방 저금통을 니가 만질리도 없으니 지문이 나오면 빼도박도 못할 거다</div> <div><br></div> <div>수습하고 싶으면 연락해라 </div> <div><br></div> <div>절도는 친고죄가 아니라 경찰에 신고하면 돈을 돌려주건 합의하건 무조건 입건이다.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약간 겁을 주어 이렇게 문자를 보내니</div> <div><br></div> <div>30분 뒤에 바로 연락이 왔습니다..</div> <div><br></div> <div>죄송하다며 집에 갈 돈이 없어서 실수했다며 계좌번호 주시면 부쳐준다고 하더군요.</div> <div><br></div> <div>무슨 개소리냐 그게 </div> <div><br></div> <div>당장 내일 아침에 회사로 오라고 했더니</div> <div><br></div> <div>다른 회사 면접때문에 못온다는 겁니다. 여기서 더 빡침</div> <div><br></div> <div>우리 회사에서 이따위로 해놓고 다른 회사 면접간다는 말이 나오냐고</div> <div><br></div> <div>내일 안오면 넌 무조건 신고다 이력서에 너희 가족 전화번호도 있는데 니가 무서워 하는 니 누나에게 연락한다고 하자 바로 오겠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다음날 아침 전 출근후에 부장님께 양군 오늘 올거라고 당당히 말했죠</div> <div><br></div> <div>말도 없이 일주일 안나온 애가 왜 갑자기 오늘 오냐고 물으시자 자초지종을 설명드렸습니다.</div> <div><br></div> <div>그 과정에서 사장님 이하 회사 전 직원들 모조리 빡침</div> <div><br></div> <div>출근 후 한시간 뒤에 양군이 오더군요</div> <div><br></div> <div>어처구니 없게도 집에 갈 돈도 없어서 제 저금통을 턴 주제에 새로산 메이커 운동화를 신고 왔네요? 아마 훔쳐간 제 돈으로 산 듯 합니다.</div> <div><br></div> <div>일단 사장님께선 말도 하기 싫다며 퇴사처리 할꺼니 니 알아서 하라 말씀하신바</div> <div><br></div> <div>회의실 테이블에 마주보고 앉아 각서를 쓰게 했습니다.</div> <div><br></div> <div>훔쳐간 금액이 정확하지 않으나 일전에 세어본 금액에서 대략 50만원 정도가 비니 50만원을 돌려준다면 없던일로 하겠다는 내용입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그간 궁금했던 걸 물어봤습니다. 이제 안볼 사이니 사실대로 말 해 봐라면서요.</div> <div><br></div> <div>역시나 경희대 영문과는 뻥이었고 운전면허도 딴 사실이 없다는 겁니다. </div> <div><br></div> <div>그동안 답답했던 체증이 확 내려가는 대답이라 어찌나 속이 시원하던지요...</div> <div><br></div> <div>암튼 그리 일이 마무리 되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중에 안 사실인데</div> <div><br></div> <div>회사 주면에서 한두번 마주친 사람에게 돈을 조금씩 빌렸더군요...그리고 전부 갚지 않았답니다....이런...</div> <div><br></div> <div>게다가 어머님 돌아가셨을때 평택 소장님이 밤을 새서 자리를 지켰는데</div> <div><br></div> <div>평택 소장님 어머님 돌아가셨을땐 부의금은 커녕 전화 한통도 안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고 더욱 빡쳤습니다.</div> <div><br></div> <div>그 날 이후 회사회식때마다 양군이야기는 술자리에서 빼놓지 않는 이야기가 됐습니다.<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span></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다 쓰고 나니 잼없다..</div> <div><br></div> <div>어떻게 마무리 하죠??</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요약</div> <div><br></div> <div>입만 열면 거짓말 하는 부하직원</div> <div><br></div> <div>벼르던 차에 도둑질로 딱 걸림</div> <div><br></div> <div>시원하게 쳐 바름..</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