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style="font-size:9pt;font-family:'굴림';color:#000000;margin-top:5px;margin-right:10px;margin-bottom:5px;margin-left:10px;line-height:1.5;background-color:#ffffff;">1. <div> 베오베에 올라온 게이퍼레이드에 관한 글을 읽었다. </div> <div> <div>성교육 강사라는 사람이 쓴 본문을 읽으면서 공감을 하다가 댓글을 읽는 순간 </div> <div>나의 지난 고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div> <div><br></div> <div>난 분명 17살 생일 날 촛불을 끄면서 이성애자가 될 수 있게 해달라고 빌었다.  </div> <div><br></div> <div><br></div> <div>2. </div> <div>  난 동성애자다. 그렇지만 커밍아웃을 하진 않았다.   </div></div> <div><br></div> <div>'내일은 이성애자가 될 수 있을지도 몰라.'</div> <div>10년이 훤씬 지난 오늘에서야 내 비참한 소원이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을 알 고 있지만, </div> <div>정말로 기적이 있다면, 그럴 수 있다면 정말 그러고 싶다. </div> <div><br></div> <div>정확한 성 지식이 성립되지 않았던 내게,</div> <div>"동성애는 후천적" 이라는 인터넷에 떠도는 말이 내게 얼마나 구원과 같은 거짓말 이었는지,</div> <div>지금 생각하면 입에 옅은 미소가 지어질 정도로 괜찮아 진 것 같기도 하다. </div> <div><br></div> <div>어떠한 일도 일어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div> <div>나는 어떠한 타격을 입은 어떤 사건을 겪은 정상적인 삶을 살지 않은 사람으로써 인정하고 살아가더라도 </div> <div>그것이 고칠 수 있는 것이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div> <div> </div> <div>3.</div> <div>초등학생 즈음 해서 미이라 라는 당시 화재가 됐던 영화가 비디오로 출시됐다. </div> <div>난 그 영화를 근처 동네에 같이 살던 친한 동생네 집에서 함께 봤는데,</div> <div> (정확하진 않지만 기억으로) 흑인 여자가 비키니 차림에 돌아다니는 장면즈음 동생이 말했다. </div> <div><br></div> <div>"엄마 나 고추가 이상한 것 같아." </div> <div>친구 엄마가 내게 말했다. </div> <div>"너도 그러니?"</div> <div>"아니요." </div> <div><br></div> <div>나도 그럴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div> <div><br></div> <div>4. </div> <div>인정하기 싫지만 인정해야 할 것들이 있다. </div> <div>그것을 인정해 나가는 과정중에 내가 했던 일은 잘 지내던 사람들과 혼자서 헤어짐을 준비하는 일이었다. </div> <div>어떤 일에도 당황하지 말아야 한다는 본능적인 몸부림이었다. </div> <div><br></div> <div>5. </div> <div>동성애자의 신분으로,  그간의 몇 몇의 여자를 만난 적이 있으나, 남자를 만난 적은 없다. </div> <div><br></div> <div>그렇지만 딱 한번 어떤 남성을 향해 지독히도 깊은 짝사랑에 빠졌을 때,</div> <div>그때 처음으로 사랑이란 감정이 어떤 형태인지,  난 마음이 너무 아파 매일 울면서 생각했다.  </div> <div><br></div> <div>내일은 이성애자가 될 지도 모른 다는 생각에, 그래도 여자는 만나보고 결정하자는 생각으로 몇몇의 여성을 만나본 일화. </div> <div>날 사랑한다고 눈을 보며 말해주고, 사랑해 달라고 말하는 모습들.    </div> <div>난 여자와 어떻게 사랑하는건지 알 수 없었던 사람이다. </div> <div>사랑해 라는 말은 언제나 거짓말 이었다. </div> <div><br></div> <div>그 몇몇의 착한 영혼들이 나로인해 최후에 느꼈을 상처와 자괴감들이 </div> <div>업이되어 이런 짝사랑의 형태로 돌아온다고 생각했다. </div> <div>그 이후로, 여자를 만나는 일이 얼마나 큰 죄인지를 깨달았다.</div> <div><br></div> <div>남자를 만나지도 여자를 만나지도 않는다. </div> <div>난 지금까지 성경험이 없다. </div> <div>사실 지금 몇 가지 마법이 가능할지도.  </div> <div> </div> <div>6. </div> <div>내 생활은 지금 상당히 불안하다. </div> <div>커밍아웃을 하지 않아서 그런가. </div> <div>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그 일이 동성애자 라는 타이틀과 합쳐지면 어떤 일이 되는지를 병 처럼 생각한다. </div> <div><br></div> <div>오랫동안 해 오던 일을 깨끗하게 정리하기도 했다. </div> <div>눈물이 나지 않아 상당히 놀랐다. </div> <div><br></div> <div>남자와의 연애를 위해 커밍아웃을 꿈꾸지 않는다. </div> <div>그냥 커밍아웃을 하면 지금의 불안한 삶이 조금은 안정 될 수 있을까 상상한다. </div> <div>그렇지 않다. </div> <div><br></div> <div>혼돈의 카오스. </div> <div><br></div> <div>7. </div> <div>아마 이번 생에는 힘들겠지. </div> <div>커밍아웃도, 삶도, 내일 이성애자가 되는 일도. </div> <div><br></div> <div>8. </div> <div>그러다가도 생각한다. </div> <div>그래도 어쩌겠어. </div> <div>이게 내게 주어진 삶인걸. </div> <div><br></div> <div><br></div> <div>내일은 정말 동성애자가 될지도 몰라.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