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 창간 20돌을 기념해 열린 ‘찾아가는 한겨레 특강’의 첫 공지영 작가 강연 中-
성형한 귀부인은 아름다운가?
한 가지 더 이야기하겠다.
제가 학교 다닐 때 연대 캠퍼스 걸어 다닐 때 남학생들이 데이트신청 했겠는가 안 했겠는가? 안 했다.
주로 술집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근데 4년 통틀어 세 명이 다가온 적이 있었는데, 그 중 한 명을 만나게 됐다.
보니까 키도 나보다 작고 너무 자존심이 상했다.
왜 나한테는 저런 애만 오는 거야 생각했다.
근데 아마 그 친구는 깊은 상처를 받았나 보더라.
그런데 어느 날 여러분이 잘 아는 어느 포털사이트 사장이 나를 알고 매우 만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그 분이 나한테 딱지맞은 적이 있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럴 리가 없다고 하여 만나봤다.
그런데 만나보니 그 친구다.
키는 그대로지만 너무 멋있게 변한 것이다.
엄청 못생기고 두꺼운 안경 끼고 그랬는데 지금 보니 안경은 그대로였는데 너무 멋있게 변한 것이다.
그때 제가 생각하게 됐다.
쟤는 왜 저렇게 멋있어 졌을까?
생각해보니까 그 친구가 삶을 매우 잘 살아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돈을 많이 벌었다는 뜻이 아니다.
어려움도 많이 겪었고 여자들한테 딱지도 맞고 이 직업 저 직업 전전하면서 아픔을 겪었지만
그것을 잘 끌어안고 이렇게 된 그 친구를 보면서 야, 이 미모라는 것이 장난이 아니구나 생각이 들었다.
그 이후로 사람들 얼굴을 자세히 보게 됐다.
학교 다니면서 엄청 예뻤던 친구들이 못생기게 된 친구들도 있고 못생겼는데 귀부인처럼 된 친구도 있다.
재벌 총수들 잘 생겼는가? 그 부인들 예쁜가?
난 그 성형 많이 한 나이 먹은 아줌마들 보면 그걸 예쁜 것이라고 해도 되는 것인지 고민되더라.
얼마나 좋은 것 먹고 잘 지내겠는가?
그런데 아름답지 않다.
여러분들도 많이 닦은 분들이나 고매한 종교인들 보면 어떤가?
아름답다. 맑고 빛난다.
그래서 제가 생각한 것이다.
왜 저 사람들은 아름다워지고 왜 저 사람들은 좋은 것을 먹고 온갖 좋은 것들을 했을 텐데
왜 아름답지 않을까.
그래서 앞으로 제 미모를 위해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결정한 것이다.
욕심 부리지 않는 것 자신을 위해서 노력하는 것 남들을 위해서 배려하는 것
이 세 가지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여러분들 미모는 내면에서 발화하는 것이 분명히 있다.
이것들을 붙잡고 여러분들 살아가야 한다.
뭐 성형이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친구들의 얼굴들이 점점 더 아름다워지고 빛나지는 것들을 캐치하고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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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를 고쳐서 컴플렉스를 극복하는 것도 좋지만...
내면의 미에 기준을 두고 남들의 시선에 좌우되지 않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자존감을 키우는데 더 좋을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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