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 있어서는 안될 이 비극적인 사건에서
불행히도 어느새 가해자와 피해여성이 뒤로 밀려나고
여성혐오, 남성혐오라는 소모적인 논쟁이 전면에 나서는 모양새다.
슬프고 엄숙해야할 추모현장은 고성과 싸움으로 아비규환이고
이는 고인과 고인의 가족에 대한 예의에도 어긋나보인다.
그럼에도 왜 이런 지경에 이르는지 따져보고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할 이슈를 파악해야 하지 않을까
먼저 살해당한 여성은 지금까지 드러난 가해자의 범행사실로 볼때
여성혐오 범죄의 희생양이 맞다.
그리고 여성이 여성혐오 범죄에 대해 분개하고 들고 일어서는 일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다.
다만 개인적으로 여성혐오 범죄가 꾸준히 있어왔는데
강남역 사건에서 특별히 이슈화 되는 것에는 역시 강남인가?
라는 씁쓸함은 있지만 이건 논외의 이야기다.
여성혐오는 흔히 제도권에서 이탈, 아니 박탈된 남성이 그 분풀이
대상으로 자신보다 약한 존재로 여성을 특정해 혐오감을 드러내거나
가해하는 정신적 장애로 보인다.
주위에서 가끔 뚜렷한 이유없이 여성에게 적개심을 드러내는
남성들을 보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리고 이는
이번 혐오 논쟁을 눈쌀을 찌푸리고 바라보는 남성들이
모든 남자들이 다 그렇진 않아 하고 방관할만큼
소수의 문제가 아닌것도 직시해야 한다.
여성혐오가 이미 일베라는 대형 커뮤니티를 이룰만큼
바로 우리 곁의 문제로 커져있기 때문이다.
무한 경쟁에서 박탈자가 속출하는 사회 환경이
루저를 양산하고 여성혐오라는 병을 중증으로 키워가고있다.
남성혐오는 여성혐오에 따르는 2차적 부산물일 수 밖에 없다.
피해자가 될 수 밖에 없는 여성이 그 반발의 타깃으로 남성을
삼을 수 밖에 없기에.
피해자인 여성이 분노의 대상으로 고성이라도 지르기엔
정부정책과 사회는 너무 먼 대상이고 가까운 곳에서
찾자니 내 주변의 남성을 일반화시키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추모현장에서 그곳에 모인 분노한 여성들은
심리적으로 살해당한 여성의 입장에 동일시 되어있는 상태이고
그곳에 남성이 등장해 교조적인 이야기들을 늘어놓는 것은
여성의 입장에서 칼에 찔려죽은 사람에게 분노하지 말고
미워하지 말아 니들이 뭘 몰라서 그래 라고 자극하는 모양새가
될 수 밖에 없다.
물론 분노와 조롱만 있고 이성은 찾아보기 힘든 이런 광경을
일반의 남성들이 이해하기란 쉽지가 않다.
그리고 여성혐오에 일조한 사람도 아닌데 죄책감을 강요받고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되는 상황이 억울한 것도 맞다.
예를 든다면 세월호 분향소에 세월호와 관련이 없는 해경이
찾아와 유가족들에게 모든 해경이 나쁘지는 않아요 라고
해명을 하고 있다면 그 분향소는 어떤 모습이 될까.
그 모습을 상상한다면 작금의 강남역 추모현장의 이런
모습들이 조금은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영역이 될것이라고 본다.
한편으로 지금의 세월호 유가족이 정부 언론을 통해 어떤식으로
매도되었는지를 . 여론이 어떤 양날의 검을 가졌는지를
추모현장의 여성들이 또는 여성혐오의 잠정적 피해자인 여성들이
생각한다면
모든 남성에게로 돌리는 잠정적 가해자라는 비난은
여성혐오라는 병을 치유하기에 아무런 효과도 없으며
특히 현장에서의 집단 린치라며 업로드되는 영상들은
여성혐오 그룹, 집단을 더 공고하게 만드는 역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해야한다.
그 많은 여성 및 인권 단체들은 지금 무얼하는지.
여성혐오 범죄를 사회적 이슈로 부각시킨 이 시점에서
추모현장의 여성들이 광기의 집단으로 매도될 수 있는
상황이다. 왜 다들 손을 놓고 있는건가.
좀 더 이성적인 대응과 지혜와 리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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