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이바나시 (三題噺) 란?

세개의 제시어를 받고 즉석에서 그걸로 짧은 이야기를 쓰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몇 년쯤 늦은 기분이지만 문학소녀를 읽게 된 것입니다!

거기에서 코노하와 토오코가 하는 이 놀이가 참 재밌어보여서 해보려고요.

혼자요(또르르

우리 모두 토오코선배같은 사람은 없잖아요? 그냥 하는거지.

 

10월 4일자, 오늘의 산다이바나시의 주제는 '강', '콜라', '에어컨' 이었습니다!

 

 

 강, 콜라, 에어컨

 

 한 여름의 강가는, 습기가 굉장하다고 생각해.
 응? 어째서 생각이냐고? 그야 그렇잖아. 직접 습도같은 걸 재 본 적은 없으니까, 마냥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뿐인데.
 뭐, 중요한건 그게 아냐. 중요한 건, 내가 팔 월 초순의 더운 날에 강변에 세워진 오래된, 단순히 오래된 게 아니라 엄청나게 낡은 오 층 맨션의 한 집, 그 거실에 엎어져 있는 이유거든.
 그럼 이쯤에서 작년 여름에 설치한, 전혀 움직이지 않는 에어컨을 원망스럽게 바라봐볼까.
 아, 딱히 일 년 만에 고장이 났다거나 한 건 아냐. 다만 움직이지 않아서야 결국 아무 의미 없지 않나─ 하고 생각하고 있거든.
 고장나지 않았는데 움직이지 않는 이유도 아주 간단하지. 벌써 몇 십 년이나 된 이 맨션에서 수도·전기·난방같은게 때때로 끊어지는건 연례 행사라고 할 수 있을 테니까.
 말하자면 그런거지. 움직이지 않는건 에어컨 뿐만이 아니라, 전등도 선풍기도 컴퓨터도 냉장고도 안 움직인다.
 삼십도를 가볍게 뛰어넘는 날씨에, 어떤 시원한 요소도 없이 바닥에 배를 깔고 늘어져있는건 이렇게나 안타까운 기분이 될 수 있는거구나.
 어쩐지 굉장히 목이 말라, 몸이 이 이상 무거울수도 없을테지만 그래도 몸을 움직여 냉장고의 문을 열면 보이는건 페트 콜라 한 병. 병 목을 잡고 컵에 한 가득 채워넣고, 상자 이상의 의미는 없어진 냉장고에 다시 집어넣고.
 미지근하게 식어버린 콜라에선 단 맛과 빠져버린 탄산 향이 나, 갈증을 풀어주기는 커녕 입 안 조차도 차게 식혀줄 수 없어.
 어라, 냉각?
 에어컨의 냉매로 콜라를 쓰면 어떨까.
 구조같은건 모르지만, 차가운 콜라바람이 쏟아져 나오는거지. 어쩌면 에어컨에서 한 방울씩 떨어지는 물 대신 콜라가 나올지도 몰라.
 세상의 모든 에어컨에서 콜라를 똑, 똑 하며 흘리고, 그 콜라들은 강으로 흘러들어가 오래지 않아 강에는 콜라가 흐르게 되는거야.
 저수지가 콜라로 가득차고, 사람들은 수도꼭지를 돌리면 콜라가 콸콸. 그렇게 콜라를 쓰다보면 콜라도 조금씩 하늘로 올라가 콜라구름이,콜라구름은 콜라 비를 내려서 세상은 점차 콜라로─
 어, 왠지 천장에 불이 들어온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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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은근히 생각해보는 재미가 있네요!

오늘거는 아무 생각도 내용도 재미없는 것 같지만요!

글도 못 쓰지만 아무렴 뭐 어떻습니까!

 

저는 못쓰는 글쟁이, 못그리는 그림쟁이, 못부르는 노래쟁이의 취미본위 3종을 표방하거든요!

 

오늘 쓴 게 공백 포함 천 자 정도인데, 하루 한두개라면 이정도 분량이 괜찮을 것 같네요.

 

사실 저 세개의 제시어를 어떻게 써야되는지, 그냥 글에 들어가기만 하면 되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ㅋㅋㅋㅋ

거기에 사실 산다이바나시란건 세개의 주제어로 즉석에서 라쿠고를 만드는거라는데, 라쿠고라면 역시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해야되는걸까요!

뭐, 아는 바가 없으니까 야매 산다이바나시란걸로 합시다.

 

...수능이 34일정도 남은 것 같지만 그거야 아무래도 상관없습죠, 네.

그럼 댓글로 내일의 주제어 받아볼게요! 한 사람당 하나씩 말해주시면 거기에서 택3!

 

문학소녀에선 '전자동 세탁기' '딸기 찹쌀떡'  '국회 의사당' 같은 주제어도 쓰더라구요... 네...

어떻게 쓰는거지 그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