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씨＠ 만복. 투고일:2000/08/02(수） 07:03
저는 꿈을 꾸고 있었습니다.
옛날부터, 제가 꿈을 꾸고 있을 때
가끔식은 제 자신이 지금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할 때가 있었습니다.
이때도 그랬습니다.
웬지 모르게 저는 어둑어둑하고
아무도 없는 역에 혼자 있는 것입니다.
[상당한 음기를 내뿜는 꿈이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역에서 생기가 없는 남자의 목소리로
안내방송이 흘러 나왔습니다.
그것은 [머지않아, 전철이 옵니다. 그 전철을 타면 당신은 무서운 경험을 당하게 됩니다∼] 라는
영문을 모를 안내방송이었습니다. 그리고 머지않아 역에 전철이 들어왔습니다.
그것은 전철이라고 하는 것 보다
유원지에나 있을 법한 원숭이 모양의 전철이었습니다.
안색이 나쁜 남녀 몇명이 일렬로 앉아 있었습니다.
저는 정말로 이상한 꿈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저의 꿈이 얼마만큼 자기 자신에게 공포심을 심어 주는 것인지
시험해 보고 싶어서, 그 전철을 타보기로 했습니다.
정말로 무서워서 참을 수 없으면
눈을 뜨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꿈을 꾸고 있으면, 꿈을 꾼다고 자각하고 있을 때에 한해서
자유롭게 꿈에서 께어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전철 뒤에서 3번째 자리에 앉았습니다.
제가 앉은 자리 근처에는 순하고 따뜻한 공기가 흐르고 있어서
정말로 이것이 꿈인가라고 의심할 정도로 리얼한 현장감이 있었습니다.
「출발합니다 ∼」안내방송이 흐르고, 전철은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부터 무엇이 일어나는 것일까?] 라며 저는 불안과 기대로 두근거리고 있었습니다.
전철이 홈을 출발하자, 곧 터널로 들어갔습니다.
보라색 밝은 빛이 터널 안을 기묘하게 비추고 있었습니다.
저는 생각했습니다.
[이 터널 풍경은 어렸을 때 유원지에 있었던 스릴러 카의 풍경이다. 이 전철 마저 원숭이 전철이기 때문에, 결국 과거의 내 기억속에 있었던 영상을 가져 왔을 뿐이니 조금도 무섭지 않구나.]
그때, 또 안내방송이 흘러 나왔습니다.
「다음은 이케츠쿠리 ∼ 이케츠쿠리입니다. 」
(이케츠쿠리: 생선같은 어류를 마지막까지 살려뒀다가, 칼로 회를 뜨는 것)
물고기?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요란스러운 비명이 들려왔습니다.
뒤돌아보니, 전철 제일 뒤에 앉아 있던 남자의 주변에
누더기 같은 것을 입고 있는 어린이 4명이 모여 있었습니다.
자세히 보니까, 남자의 몸을 칼로 쪼개더니
정말로 물고기를 회뜬것 처럼 만들어버렸습니다.
강렬한 악취가 주변을 감쌌고
남자는 계속해서 귀가 아플만큼
큰 소리로 고함을 쳤습니다.
남자의 몸에서 차례대로 내장이 꺼내졌고
피투성이가 된 내장은 흩어지고 있었습니다.
저의 바로 뒤에는 머리가 길고
안색이 나쁜 여자가 앉아 있었지만
그녀는 입을 다물고 앞을 본채로
이 일에 대해서 전혀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정말로, 상상을 뛰어넘는 꿈의 전개에 놀랐고
[정말로 이것은 꿈일까?] 라고 생각하면서
더 무서워지면 상황을 봐가면서 꿈에서 깨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제일 뒷자리에 있었던 남자는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그러나 검붉은 피와 사람의 몸 토막덩어리는 그대로 있었습니다.
저의 바로 뒤에 앉아 있던 여자는
여전히 무표정으로 한 곳만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다음은 도려내기 ∼ 도려내기 입니다. 」라는 안내방송이 흘렀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어린이 2명이 나타났고
톱날처럼 깔죽깔죽한 숟가락 모양의 물건으로
뒤에 앉아있던 여자의 눈을 파내기 시작했습니다.
아까까지 무표정이었던 그녀의 얼굴은
고통때문에 무서운 모습으로 변했고
저의 바로 뒤에서 고막이 터질 정도로 큰 소리를 질렀습니다.
눈에서 눈알이 튀어 나오고 있었습니다.
저는 피와 땀 냄새를 견딜 수 없었습니다.
저는 무서워서 몸이 떨렸고
앞 자리로 가려고 했습니다.
지금이 가장 적당한 타이밍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 이상 앞으로 갈 수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차례대로 가게된다면
다음은 3번째로 앉아 있던 저의 차례였습니다.
저는 꿈에서 깨려고 했습니다만
[내 차례에는 과연 어떤 안내방송이 흐르는 것일까?] 라고 생각했고
그것만 확인하고 이 곳에서 도망치기로 했습니다.
「다음은 만육∼ 만육입니다∼」 라는 안내방송이 흘렀습니다.
(만육: 히키니쿠. 기계등으로 갈거나 저민 고기.)
최악이었습니다. 어떻게 될지 쉽게 상상이 되었기 때문에
온 신경을 집중해서, 꿈에서 깨어나려고 했습니다.
(꿈깨라, 깨라, 깨라) 매번 이런식으로 강하게 생각하면 성공했습니다.
갑자기「위잉~」 거리는 기계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이번에는 어린 아이들이 저의 무릎에 올라타더니
이상한 기계같은 것을 가까이 가져왔습니다.
아마도 그 기계는, 저를 고기 저미듯이
저밀어버릴 도구로 쓸거라는 생각이 드니까
무서워서 (꿈깨라, 깨라, 깨라)라고 눈을 꼭 감고 열심히 생각했습니다.
[위잉~] 거리는 소리가 조금씩 조금씩 커져 왔고
얼굴에는 기계가 돌아가면서 만들어내는 풍압이 느껴졌습니다.
[아, 이제 늦었구나!] 그렇게 생각한 그 순간
갑자기 주변이 조용해졌습니다.
어떻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악몽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고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저는 침상에서 부엌으로 가서
물을 많이 마신 뒤에 방으로 되돌아 왔습니다.
[무섭고 현실적이었지만, 분명히 이것은 꿈이었어!] 라고 자신에게 스스로 타일렀습니다.
다음 날, 학교에서 만난 친구 모두에게 이 꿈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나 모두들 재미있어 할 뿐이었습니다.
분명히, 이것은 꿈이었기 때문이니까요.
그로부터 4년이 지났습니다.
대학생이 된 저는, 그때의 그 꿈을 완전히 잊었고
아르바이트 따위를 하면서 부지런히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밤, 갑자기 시작된 것입니다.
「다음은 도려내기∼ 도려내기입니다. 」
그때 그 장면부터였습니다.
저는 [아, 그 꿈이다!] 하고 바로 떠올렸습니다.
그러자 전번에 꾸었던 꿈과 완전히 똑같이
어린이 2명이 그 여자의 눈알을 파내고 있었습니다.
저는 위험하다고 생각했고
(꿈깨라, 깨라, 깨라) 라고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어지간히 꿈에서 깰 수 없었습니다.
(꿈 깨라, 깨라, 깨라!!)
「다음은 만육∼ 만육입니다 ∼」
드디어 위험이 닥쳐왔습니다.
[위잉~] 거리는 소리가 가까이 다가 왔습니다.
(꿈깨라, 깨라, 깨라, 깨달라고!)
그러자 갑자기 주위가 조용해졌습니다.
저는, 아무래도 어떻게든 도망쳤다고 생각했고
곧바로 눈을 뜨려는 그 순간
「또 도망치는 것입니까∼ 이 다음에 왔을 때는 끝이에요∼」라는
안내방송 소리가 확실하게 들려왔습니다.
눈을 떠보니 역시, 꿈에서는 완전히 벗어난 자신의 방이였습니다.
하지만 마지막에 들었던 목소리는 절대로 꿈이 아니었습니다.
확실히 현실에서 들렸습니다.
도대체 제가 무엇을 했다고 그러는 걸까요?
그후로, 지금까지 그 꿈을 꾼적은 없지만
다음에 그 꿈을 꿨을 때는 심장마비 같은걸로
죽을 꺼라고 각오하고 있습니다.
이쪽 세계에서는 심장마비겠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