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ont face="맑은 고딕">제 생각입니다만 도움이 될지 몰라서 적어봅니다. ^^</font></p> <p><font face="맑은 고딕"><br></font></p> <p><font face="맑은 고딕">응팔의 엔딩에서 사람들의 의견이 많이 갈리는 이유는 아무래도 작가 및 PD가 의도적으로 '화자'를 좀 다르게 사용해서라고 생각해요...(...라고 쓰지만 저는 남용 및 오용이라고 보는 편입니다. ^^;)</font></p> <p><font face="맑은 고딕"><br></font></p> <p><font face="맑은 고딕">1인칭 덕선의 나레이션이 가장 많고, 정환의 나레이션도 들어가 있죠. 그런데 대부분 화자는 그래도 덕선이, 그것도 과거의 덕선이입니다. (현재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이미연의 나레이션이 아님) 1인칭이라고 꼭 그 화자가 주인공일 필요는 없지만, 덕선이는 화자이자 주인공이 맞죠.</font></p> <p><font face="맑은 고딕"><br></font></p> <p><font face="맑은 고딕">그런데 문제는 택이와의 '꿈에' 키스신인데요... 꿈인지 아닌지 헷갈리게 연출했죠. 그리고 그 다음날 택이가 물어봤을 때 덕선이는 '금방 갔는데?'라고 말하고요. 마지막 즈음에 가서야 사실 덕선이의 말은 거짓말임을, 그 키스가 사실임을 시청자들은 알게 되죠. 단순히 그 사건을 반전으로 썼다기보다는, 1인칭인 화자의 심리 자체를 반전으로 쓴 게 문제랄까요. 화자가 청자(시청자)에게 거짓말을 한 셈이죠. 마치 1인칭으로 쓴 추리소설의 범인이 바로 그 화자였던 아무개 작가의 유명한 소설처럼요.(당시 추리소설계에서 난리가 났었다죠. 반칙이라고. ㅋㅋㅋ)</font></p> <p><font face="맑은 고딕"><br></font></p> <p><font face="맑은 고딕">사람들이 덕선이가 이해가 안 간다...라고 말하는 건 아마 이런 장치 때문이었을 거예요. 멜로나 로맨스에서 이야기의 기승전결은 사건뿐만 아니라 심리나 관계의 기승전결이기도 한데, 그 기승전결의 주체가 되는 1인칭 화자 덕선이의 심리를 의도적으로 반전으로 삼은 거라면 그건 좀 반칙;;이라고 생각해요. 의도한 게 아니라면 음... 역량부족?;; 나중에 정환이 첫사랑에 이별을 고할 때 정환의 나레이션이 나오는데, 이는 정환에게 이입하길 바라는 작가 및 연출의 의도일 수도 있겠지만, 제가 보기에는 이미 덕선이의 심리를 반전으로 썼기 때문에 덕선의 나레이션으로 할 수가 없었던 거라 봐요. 즉 그 사건을 덕선의 입장에서 보여주는 것 자체가 불가했던 거죠. 덕선의 마음은 이미 정해져 있었지만 그건 무려 비-_-밀이었으니까요. ㅋㅋ 그러다보니 오히려 정환을 더 부각시켜버리는 효과까지.... 시청자들은 더 헷갈.... 아 물론 시청자들 헷갈리라고 그런 거라면 대성공이죠. 근데 그런 의도는 작가나 연출자로서 바람직한 태도는 아니라고 봅니다. -_- </font></p> <p><font face="맑은 고딕"><br></font></p> <p><font face="맑은 고딕">뭐 할튼, 이게 뭐 별거라고, 그냥 새로운 시도 아니냐...라고 말할 수도 있겠죠. 근데 '오용'과 '남용'이라고 말하는 제 나름의 이유는 있어요. 덕선이가 그 키스씬 이후로 스토리의 주체가 되지 않고 관찰하고 추리해내야 할 대상이 되어버리는 것은 그럴 수 있다 쳐요. </font><span style="font-family:'맑은 고딕';font-size:9pt;line-height:1.5;">근데 러브라인의 주체임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그 관계의 주도권을 다른 주체인 두 남자의 몫으로 넘기는 게 되어버려요. 덕선이는 더 이상 사랑에서 주체로 느껴지는 게 아니라 두 남자가 성취해야 할 목적이나 트로피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거죠. 물론 끝까지 다 보면 덕선이가 그렇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지만, 어쨌거나 그 과정에서 덕선이가 주체적이지 않다고 느낀 시청자들이 많았죠. 저는, 사랑에 있어 충분히 주체적인 덕선이를 그렇게 보이도록 한 게 무쟈니 싫었어요. 결론적으로 </span><font face="맑은 고딕"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이성과 논리를 근간으로 하는 추리소설 방식을, </font><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font-family:'맑은 고딕';">그것도 화자 시점이라는 프레임을 걸어 속이면서까지</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font-family:'맑은 고딕';">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font-family:'맑은 고딕';">감정, 정서, 심리에, 이런 멜로 로맨스 라인에 써야 했나 싶어요. 시청자에게 반전을 선사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오히려 해가 된 느낌... 완성도 측면에서 망가졌달까요. 뭐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 </span></p> <p><font face="맑은 고딕"><br></font></p> <p><font face="맑은 고딕">그간 수많은 떡밥이 있었고, 제각각의 해석이 있었죠. 사실 그게 응답시리즈 보는 재미이기도 하지만 이번에 저는 좀 과했다고 느껴요. ‘이것저것 처음부터 행간을 유심히 보면 덕선이의 마음을 알 수 있다.’라고들 하지만, 이는 ‘행간을 잘 살펴보지 않으면 오독하게 된다.’라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봐요. 이게 바로 응답시리즈의 개성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굉장히 줄타기를 잘 해야 하는 부분이었어요. ‘거리두기’와 ‘공감’ 사이에서 말이죠.</font></p> <p><font face="맑은 고딕"><br></font></p> <p><font face="맑은 고딕">이런 이유로 개인적으로 이번 응팔은 반은 성공했지만, 반은 과욕으로 실패했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그간 응팔을 보면서 느낀 즐거움이나 감동, 그리움을 부정하는 건 절대 아닙니다. 좋았기에 마무리까지 완벽하길 바랐던 한 시청자의 욕심인 거죠. 일전에 개인적인 감상을 올린 적이 있었는데, 거기에도 이런 말을 썼었어요. 응팔처럼 암시, 복선, 떡밥이 풍성한 드라마는 어차피 개개인의 투사도구에 가깝다고요. 대작이건 졸작이건 망작이건 그 누구도 ‘잘못 본’ 사람은 없어요. 행복하게 본 사람들이 전 부러운 걸요. ㅋㅋ</font></p> <p><font face="맑은 고딕"><br></font></p> <p><font face="맑은 고딕"> </font></p> <p><font face="맑은 고딕"><br></font></p> <p><font face="맑은 고딕">여하튼 ‘시점’에 대한 제 생각이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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